논평/성명

[2018. 5. 21]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평화촛불의 호소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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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에 바란다. 평화 촛불의 호소 기자회견문
ㅡ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동시병행에 합의하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미간 입장 차이 해소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실현을 주요 의제로 하는 한미정상회담이 5월 22일 워싱턴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이 북미정상회담을 둘러싼 정세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4.27 판문점 선언’을 전면 이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 동북아 평화협력체제 구축의 전망을 여는 회담이 되기를 바라면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과 김정은 위원장 면담, 북미정상회담 일정 발표 등으로 순항하던 한반도 정세가 한미 군당국의 맥스선더 훈련 강행과 미국의 일방적 대북 압박 등을 계기로 난기류에 휩싸였다. 북이 16일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하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이면에 한반도 비핵화 방법 등에 대한 북미간 이견이 작용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북미정상회담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최악의 경우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연기되거나 성과 없는 회담으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우리는 ‘선 비핵화,  후 보상’방식을 앞세워 마치 패전국 다루듯 북에 대한 일방적 양보를 강요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를 생화학무기, 중단거리 미사일 문제, 인권문제, 심지어 일본인 납치문제 등으로까지 무차별적으로 확대하여 난관을 조성하는 고압적 행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미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특히 존 볼턴으로 대표되는 대북 강강파들의 파상공세는 단순히 북미정상회담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수준을 넘어서서 회담이 파탄 날 경우 대북 군사적 공격을 위한 명분쌓기용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한미정상회담의 성패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에 대한 군사적 위협 해소, 체제안전 보장 방안에 대한 북미간 이견을 얼마나, 어떻게 좁혀내느냐에 달려 있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 체제안전보장’ 교환이라는 큰 틀에 북미가 대체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핵화 방법과 시한 및 속도, 특히 비핵화 전 과정의 어느 단계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의 완전 해소와 체제안전보장 방안(평화협정,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북미수교 등)을 조응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북미 사이의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리비아 모델’과 선을 그으며 완전한 비핵화 시 체제안전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공약한 점에 주목한다. 북미정상회담을 고대하며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빈말이 아니라면 미국은 북의 비핵화 단계에 상응하는 체제안전보장 방안을 제시하고, 이의 실현을 위한 로드맵과 일정을 전향적으로 제시해야 마땅하다. 

북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중단 선언(4.20),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치(5.23~25)는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에 대한 굴복이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한 전향적 조치이자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구축, 북미수교를 향한 주동적 조치로 평가된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의 조치에 상응하는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보장 조치를 이끌어내는 데 최선을 다해야한다. 요컨대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대북 군사적 적대정책 해소를 담보해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구축과 미국의 대북 정치․외교적 적대정책 해소를 담보해줄 북미수교 과정과 동시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난관이 조성된 현 정세에서 한반도 비핵화 조치와 연동된 연내 종전선언의 이행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향적 입장을 확실히 이끌어낸다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정세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완전한 비핵화와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위해 사드를 포함한 미국 핵전략자산의 한국 철수와 한반도에 전개된 미국 군사력 축소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 사드 배치의 구실로 삼았던 북한 핵 위협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사드 철거는 당연한 것이다. 주한미군의 규모 역시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이 진행되는 데 발맞추어 감축되어야 마땅하다. 위와 같은 조치들은 한반도의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을 포함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물리적으로 뒷받침하고, 격화되는 미중 군사적 대결 태세와 동북아에서의 진영 간 대결구도를 완화시킴으로써 동북아 평화협력체제 구축의 전망을 열어주게 된다는 점에서 마땅히 한미정상회담에서 다뤄져야 할 의제이다.  

한반도 평화 실현에 대한 간절한 염원으로 평화촛불을 추진해온 우리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6월 9일 광화문에서 다시 평화의 촛불을 높이 들고자 한다. 민주의 주인으로 나섰던 촛불이 평화의 주인으로 나서, 앞으로 닥칠 수많은 난관을 넘어서서 평화가 뿌리 내리고 통일을 이루는 그날까지 변함없이 다시 타오를 것을 간절하게 호소한다.

2018년 5월 21일 / 평화촛불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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