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논평] 문재인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결정 관련 평통사 논평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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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결정 관련 평통사 논평>

미국의 강요에 따른 위험천만하고 위헌적인 호르무즈 파병 결정 철회하라!

 

 

 

  1. 미국의 강압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미국의 세계패권전략에 본격 편입되는 길을 여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해적 퇴치 목적으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견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오만만과 아라비아(페르시아)만까지 확대하는 기만적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결정하였다.

문재인 정부는 중동지역 긴장 고조,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파병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동지역 긴장 고조’의 원인은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정치‧외교, 군사, 경제적 압박을 강화해온 미국의 패권적 행태에 있다. 미국은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봉쇄하기 위해 국제해양안보구상(IMSC·호르무즈호위연합)을 만들고 여기에 한국군 파병을 요구해왔다. 문재인 정부가 우호적 관계이던 이란을 겨냥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결정한 것은 방위비분담금과 남북관계 문제까지 동원한 미국의 전방위적 압력에 굴복한 결과다.

미국의 강압에 따른 아무런 정당성도 없는 파병 강행과 미국의 대이란 봉쇄 전선 가담은 한국군이 미국의 세계패권전략에 동원되는 문을 여는 것이다. 정부가 파병을 정당화하는 논리의 하나로 미국이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포위 전략의 일환으로 내세우는 ‘항행의 자유’를 든 것은 우리가 미국의 세계패권전략에 스스로 끌려들어가는 족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항행의 자유를 내세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이후에도 미국이 남중국해 등 세계 곳곳에서 벌이는 분쟁에 한국군을 동원하고, 여기에 국민 생명과 막대한 자산이 희생물로 바쳐지는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권과 국익, 평화를 크게 해치는 일이다.

 

 

 

2. 이란을 적대하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자산을 희생시키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미국의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솔레이마니 암살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동맹국을 향해 “미국의 반격에 가담하면 그들의 영토가 우리의 공격 목표가 될 것”(매일경제, 2020. 1. 8)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사전에 통보했으나 '미국의 모험주의에 동조하는 것은 오랜 양국 관계에 맞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다'라고 답했다"(연합뉴스, 2020. 1. 21).

이를 우려해서인지 문재인 정부는 ‘독자 파병’이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파병 자체가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려는 미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 스스로 “필요한 경우에는 IMSC(국제해양안보구상, International Maritime Security Construct) 와 협력할 예정이며, 정보 공유 등 제반 협조를 위해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데서 보듯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되는 청해부대가 이란에 대해 적대적 성격을 띄는 것은 명확하다. 문재인 정부가 이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적대성을 갖는 전력을 파병하는 것은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이란에 대한 적대적 성격의, 베트남전 이래 최초의 전투병 파병으로 정부가 내세운 파병 근거인 '국민과 선박의 안전'은 오히려 위태롭게 되었다. 현지의 긴장된 정세와 협소한 지형을 고려할 때 언제 어떤 불행할 사태가 벌어질지 알 수 없으며, 그 위험은 파병부대 뿐만 아니라 중동지역 등지의 교민에게까지 확대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으로 김선일 씨와 샘물교회 교인들이 끔찍하게 희생된 사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문재인 정부의 파병 결정은 섶을 지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라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

 

 

3. 국회의 파병 동의권을 짓밟는 파병 결정은 위헌 불법이다.

 

문재인 정부는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의 파병 동의는 필요없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파병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작전지역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그 임무가 ‘해적 퇴치’와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봉쇄’라는 점에서 다르고, 요구 주체도 ‘유엔안보리’와 ‘미국’이라는 점에서 명확히 다르다.

2019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파견연장 동의안” 어디에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허용하는 내용은 없다. 정부가 주장하는 작전 범위의 호르무즈 해협 확장의 근거인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 포함”이라는 문구는 동의안 자체가 아니라 그에 대한 설명의 일부일 뿐이다. 실제 그에 따른 아덴만 해역 밖의 작전의 경우 모두 납치 선원이나 재외국민 철수 작전 등 그야말로 긴급한 경우에 한정되어 있다(연합뉴스, 2020. 1. 21). 따라서 이를 근거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국회의 비준동의를 부정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지금의 정부 주장과는 달리 국회 국방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백승주 의원은 "지난해 7월 국방부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청해부대의 정원 및 임무를 변경할 때 반드시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국회의 비준동의가 불필요하다는 정부의 억지는 자신의 입장마저 스스로 뒤집는 명백한 위헌이다.

한편, 국방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공식 결정하기 훨씬 전인 2019년 7월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의 사전조치로서 청해부대의 주된 기항지를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무스카트로 이동하고(한국공보뉴스, 2020. 1. 21), 2019년 8월 13일에 출항한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에 대잠무기, 센서, 대공능력을 보강했다. 국방부가 한편으로는 호르무즈 파병에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실질적으로 파병을 추진하고 있던 것은 국회에 대한 기만이자 국회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4. 미국의 강요에 따른 위험천만하고 위헌적인 호르무즈 파병 결정 철회하라.

 

우리는 호르무즈 파병 결정이 미국의 강요에 따라 세계패권전략에 본격적으로 끌려들어가는 일이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일 뿐만 아니라 국회의 비준동의권을 짓밟는 위헌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에 우리는 그 어떤 정당성도 없고 우리의 주권과 국익, 평화를 해치는 위헌적인 호르무즈 파병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2020. 1. 21.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상임대표 : 문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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