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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3] [노동과 세계520] 노동자들이 나서야 빨리 해결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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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평택에서 만난 '평화유랑단' 문정현 신부

노동과세계 제290호 김영재





자동차 한 대로 전국 돌며 '반전평화' 바람 몰이
"평택은 부안군민 반핵폐기장 투쟁에서 배워야"

"약장수가 아니라 평화를 전하는 유랑단이랍니다."
언뜻 보기엔 유치찬란해 보이는 자동차 앞에서 기타와 탬버린을 든 사람들이 노래를 부른다. 지난해 11월14일부터 여섯 달 동안 전국을 누볐던 평화유랑단 '평화바람'이 5.29평택 반전평화 문화축제를 앞두고 평택에 도착해 5월18일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공연을 펼쳤다.
'평화바람'은 전국을 유랑하면서 안산 금창공업노조 파업농성장, 아산 광혜병원노조 천막농성장, 한국에바라정밀기계지회 등 투쟁사업장에도 빠지지 않고 들렀다.
12시30분, 점심시간이 되자 식당이 있는 복지동 앞으로 노동자들이 몰려든다. 금강산도 식후경. 노동자들은 5.29 반전평화 문화축제 안내문을 받아들면서 공연을 힐끗 쳐다본 뒤 식당 안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잠시 후 식사를 마친 노동자들이 만족스런 표정으로 삼삼오오 그늘에 앉아 담배를 피우거나 음료수를 마시며 공연을 지켜본다. 노래가 끝나자 지켜보던 노동자들이 박수를 친다.
'평화바람'은 19일에도 쌍용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공연을 펼쳤고, 유랑단 단장인 문정현 신부는 노조의 임단투 조합원 설명회에 참석해 5.29 반전평화 문화축제에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평화유랑단을 조직하고 5.29 반전평화 문화축제를 미군기지확장반대평택대책위에 제안한 문정현 신부를 평택 민주노동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문 신부는 반전평화, 미군기지 반대 투쟁에서 노동자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97년 군산 미군기지 활주로 사용료 인상반대 투쟁에서 기아특수강 해고노동자들이 주동력이었고, 민주노총 전북본부에서 적극 결합해 큰 힘이 됐지. 해고노동자들이 미군기지 관련 투쟁을 펼치니까 부담스러웠던지 복직시켜주더라고. 매향리 공군사격장 폐쇄 투쟁에도 민주노총이 열심히 했지. 고통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이 의식이 빨리 변하는 것 같아."
문 신부는 "평화바람이 투쟁사업장을 방문하면 호응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평화바람'에는 20대에서 60대까지 10명의 유랑객들이 모여 있다. 세대의 다양성만큼이나 사상도 다양하다. 생태주의자, 평화주의자, 아나키스트, 반미투사들이 반전평화의 마음으로 뭉쳤다.
"유명한 가수도 없고, 탤런트도 없이 길거리 공연을 펼치면 자동차를 신기한 듯이 쳐다보면서 약장수로 착각했다가 유심히 살펴본 뒤 '반미투쟁이구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 바카스를 건네며 '파이팅'을 외치는 사람들도 있었고."
문 신부는 반전평화와 미군기지 반대 투쟁도 부안 핵폐기장 반대 투쟁에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안군민들이 한마음으로 2만개가 넘는 촛불을 들고 싸우니까 공권력도 어찌할 바를 모르잖아. 군민들이 감옥에 가고 병원에 실려갔지만 끈질기게 싸웠지. 보기 드문 싸움이었어. 5.29평택 반전평화 문화축제도 이런 싸움을 위한 준비라고 할 수 있지."
"미국 무기상과 곡물상, 금융가들이 모두 하나이듯이, 파병반대, 미군기지 반대, 노동자, 농민투쟁의 근원은 같다"면서 "이중 하나를 해결하면 나머지도 차례로 풀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문 신부는 그래서 "5.29 반전평화 문화축제에 모여 우리도 단결된 힘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동자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영재 momo1917 @ 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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