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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평화누리통일누리 :::제62호::: <현장_전략적유연성과 미군기지탐방>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 --- 탐방단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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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_전략적 유연성과 미군기지 탐방|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

-몸으로 느끼고 배운 탐방단의 목소리-

 

●박석진

솔직히 말하면 미군기지 탐방을 떠나면서 약간은 소풍가는 듯한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운전을 계속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긴 했지만, 오랜만에 전국을 한바퀴 돌며 좋은 경치도 보고, 바람도 쐬고….

하지만 이런 나의 안일한 생각은 첫 번째 방문지인 파주 무건리 훈련장에서부터 여지없이 깨져나가기 시작했다. 훈련장 곳곳에 시체처럼 널려있는 포탄더미들, 마을의 좁은 길을 가득 메운 전차의 행렬, 그 전차에 깔려 죽은 아이 아버지의 절규 등을 담은 사진들과 주민들의 증언은 미군이 이 땅에 주둔하면서 얼마나 많은 고통과 눈물을 우리에게 강요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시작이었다. 다음날 찾았던 영월의 필승사격장. 고통은 역시 그곳에서도 진행되고 있었다. 사진기를 갖다대는 곳마다 그림 같은 절경이 찍혀지는 그 곳, 태백산맥의 한 자락에도 그 징그러운 포탄은 이 땅의 등줄기를 동강내고 있었다. “미군이 가는 곳마다 그 곳은 폐허가 되었다. 우린 우리의 고향을 폐허로 만들도록 놔 둘 수는 없다”는 한 마을주민의 절규를 가슴에 새겼다. 셋째 날 경북 왜관의 캠프 캐롤, 우리가 가는 곳마다 마치 마중이라도 나온 듯이 기다리고 있는 지역 정보과 형사와 경찰들의 모습을 보며 그런 의문이 들었다. 저들은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부담스럽고, 무서운 것인가? 채 스무 명도 안되는 우리가? 아니면 이 땅의 지배 권력이 상전처럼 떠받치는 미국이? 대구로 가는 길에 들른 구미의 <오리온 전기>에서 우리는 미국이 우리에게 주는 고통이 군사적 부분에 한정되지 않고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나라의 경제를 위한 것인 양 들어와서 단물만 다 빨아먹고는 제나라로 돌아가 버리는 미국의 투기자본. 그들이 휩쓸고 간 뒤에 이 땅에 남는 것은 삶의 터전을 빼앗긴 채 한순간에 실직자가 되어버린 노동자들의 고통만이 아우성치고 있었다. 그것은 미국이 이 땅에 남긴 또 하나의 경제적 폐허였다.

대구 일정까지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정말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비는 지난 50여 년의 세월동안 미국에게 고통받아 온 이 땅의 민중들이 흘리는 눈물 같았다. 탐방과정에서 확인한 이 고통과 눈물들을 치유하고, 닦아내는 시작으로서 우리의 탐방은 또 새로운 싸움의 시작이 될 것이다.

 

●이주은

미군기지 탐방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에는 ‘더운 땡볕아래에서 걸어 다니며 미군기지의 환경문제에 관해 조사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또 미군기지들은 보통 평택미군기지와 비슷하겠거니하는 안이한 생각에 설렘이나 기대는 없었다.

그러나 그런 내 생각을 뒤통수라도 치듯 그동안 몰랐던 놀라운 사실들을 많이 배우게 되었다. 집 앞에 탱크가 다니는 미군훈련이 계속되는 파주 주민들의 고통, 농사짓는 땅과 식수가 미군기지로 인해 오염되고 있다며 보상요구를 준비하는 주민들, 기지 앞 도로가 온통 영어 간판으로 가득해 외국에 와있는 듯한 우리 땅의 모습 등을 보면서 화가 나고 열이 받았다. 너무나 안이하게 생각했던 내 모습이 새내기 후배들 앞에서 부끄럽게만 느껴졌다. 여러 선배님들로부터 미군기지의 문제점을 배우면서 궁금한 게 많이 생겼다.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우리 땅을 뺏기지 않도록,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막아내도록 더욱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권오승

내가 탐방에 참여하게 된 목적은 요즘 관심을 가지게 된 미군의 전략성 유연성에 대해 좀 더 많은 사실을 알고 싶어서였다. 비록 전체 일정에 다 결합하지는 못했지만 미군기지에 대한 많은 경험을 가질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내가 참여한 몇 가지 장소들 중 무건리에서는 미군의 행패에 대한 사진들이 기억에 남고, 영월 필승공군기지에서는 공군이 실직적인 해결책을 내세우지 않은 게 안타까웠지만 주민들과 대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는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탐방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내가 아는 것이 너무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아는 것이 없어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느끼는 안타까움이 탐방하는 족족 있었던 것이다.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또 참여하고 싶고 그때에는 좀더 많은 것을 알아 와서 더욱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박상훈

평소 미군기지 확장 반대로 문제가 되고 있는 대추리에만 관심을 가졌던 나에게 이번 미군기지 탐방은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물론, 정기 구독하는 모 잡지에서도 미군기지와 관련된 많은 것들에 대해서 읽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거란 생각은 탐방 전에는 좁쌀만큼이라도 해본 적이 없었다.

매향리처럼 해방 아닌 해방을 맞이한 곳, 오산기지처럼 귀를 막지 않으면 괴로운 활주로 옆에 사는 사람들…, 우리나라 땅이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위한 발판이 되는 것은 절대로 두고 볼 수 없다. 내가 아직 어린 나이이긴 하지만 좋은 것, 나쁜 것은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아는 한 우리나라에서 미군기지를 몰아내기 위해 끝까지 싸워 보고 싶다 (대추리에서도 더욱더 열심히 일하고…ㅎㅎ).

나 또한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 미군이 가져다 주겠다고 하는 평화는 ‘거짓 평화’이다. 미군에 의해 생기는 그 많은 분노할 일들을 미군이 주는 ‘거짓 평화’를 위해 감당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나마 얇디 얇은 ‘거짓 평화’마저 깨져버리는 경우는 대한민국 땅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후일 테니,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 막지 않을 수 없다는 건 당연한 이치다. 부족한 나를 데리고 다니며 값진 것들을 알려주신 평통사 분들, 같이 다니신 범민련 분들께 정말 정말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오혜란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 소중하다는 (영월 필승) 대책위 임원분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하고 역시 가장 많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주민분들이라는 것을 깨닫는 탐방이었다.

 

●이근용

평소 평택에 관심이 있어 이번 기회에 미군기지의 횡포와 전략적 유연성을 알아보기 위해 비록 2박 3일뿐이지만 탐방에 참가하게 되었다. 첫날 무건리에서 미군의 횡포에 관한 사진을 보고, 둘째 날 상동(영월)에서 주민 분들과 간담회를 갖고 공군기지에 직접 가서 브리핑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3일간 많은 것을 배웠지만 아직도 배울게 많다는 것을 느꼈고, 주민 분들께서 너무 좋아해주시는 데에 기쁘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안타깝기도 했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또 참여하여 많은 것들을 배우고 주민 분들께 힘이 되어 드려야겠다.

●윤현

처음 탐방에 참여하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선뜻 결심하기가 어려웠지만 1학년 후배들이 흔쾌하게 참가 하겠다는 것을 보고 참가를 결심하게 되었다. 어렵게 결심한 만큼 남는 것도 많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우선 미군기지가 있음으로 해서 겪는 주민들의 피해와 고통을 직접 듣고 같이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른 사람에게 100번 듣는 것보다 직접 지역 주민들에게 듣는 것이 나에게나 후배들에게나 훨씬 느껴지는 바가 컸다. 또 보통 미군기지 싸움이 지속적이고 긴 싸움인 만큼 지치고 힘든 지역 주민들에게 작지만 힘이 될 수 있었던 것 같고 그런 마음으로 앞으로의 평택미군기지 투쟁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정동석

영월 필승 공군기지에서 브리핑 하던 대대장이 ‘평양 공격’이라는 표현을 아무 생각없이 쓰는 것을 보고 충격이었다. 적이 누구인가 하는…

 

●최성훈

‘현장에서 느끼는 것이 정말 살아있는 공부구나’하고 느꼈다. 미군이 세계와 한반도에서 벌이고 있는 음모를 파헤쳐야 하는 임무와 책임감을 갖게 되었다. 먼저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종양

파주 무건리는 몇 차례 가봤는데, 갈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미군훈련으로 목숨을 잃은 아들의 보상금으로 산 얼마 안 되는 땅마저 이번에 훈련장이 확장되면서 빼앗길 처지에 있는 할아버지 이야기가 가슴에 남는다.

 

●조영신

파주, 영월, 왜관, 대구, 부산, 광양, 군산, 매향리, 오산,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 미군기지 앞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반대하는 집회와 기자회견을 진행하였고, 주민대책위 분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피해사실을 더욱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전략적 유연성은 미군기지를 대북선제공격과 동북아 분쟁을 위한 전초기지, 병참기지화하여 주한미군이 신속기동군으로 한반도를 거점삼아 해외분쟁개입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동북아 분쟁에 휘말리고 국가안보(국민의 안전과 평화보장)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아내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탐방하면서 느낀점은 미군기지에 의한 피해 때문에 고향을 떠나야 할지도 모르는 불안감과 주민생존권의 위협과 환경오염, 수질오염, 폭격으로 인한 소음공해에 의한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문제는 자주국방과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이다. 미군기지로 인한 피해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는 미군기지를 폐쇄하고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을 철폐시키기 위해 각 지역에서 주민대책위가 꾸려지고 투쟁하고 있는데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지속적이고 꾸준한 투쟁을 전개하여 오염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평화롭던 마을을 파헤쳐 평택주민들이 마을에서 쫓겨나고 농민들이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미군기지 확장 저지 투쟁을 중심으로 투쟁을 확대하고 재협상을 실시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평화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

 

●최문희

현장을 보고 충격과 분노를 많이 느꼈다. 미리 많이 공부하고 왔어야 했는데, 아쉽다. 광양에서 집집마다 방문하면서 주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는 실천 사례를 듣고 인상 깊었다. 또 광양 분들이 왜관까지 가서 식당 등에서 현지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왔다는 얘기 듣고 관성적으로 임했던 모습을 반성했다.

 

●오미정

태백에서 안동으로 이동하는 길이 너무나 아름다웠는데, 그 속에 사격장이 숨어 있다니…. 우리가 알지 못하는 금수강산 곳곳에 무수히 많은 사격장과 기지 실태를 국민들에게 알려내고 폐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의 모범적인 사례들을 다른 지역에서도 배울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김훈식

평택에 확장되는 땅 285만평도 너무 넓어서 감이 안 오는데, 그보다 훨씬 더 넓은 땅이 미군기지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게다가 한국군은 그런 사실을 숨기려고 하거나 어쩔 수 없다며 아무 소리도 못하고 있다. 전략적 유연성 저지나 평택기지 확장 저지투쟁이나 갈 길이 멀다고 느꼈다. 이제 곧 군대를 가는데, 전쟁이 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유득선

‘평화야, 걷자’에 참가했을 때 제주도에서 오신 분한테 화순항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중국과 최단거리라는 화순항에는 항공모함이 배치된다고 한다. 공군기지도 만들어진다고 하고…, 전략적 유연성을 통해 미국이 겨냥하는 나라가 어느 나라인지 짐작하게 한다. 탐방 다니면서 많이 고민하게 된다.

 

●유영빈

전국을 돌며 미군기지에 대해 알아본다는 설레임과, 기지조사를 위해서는 많이 걷고 산도 타야하지 않을까하는 걱정 속에 탐방은 시작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첫 연대사업이어서 긴장되기도 했다. 하지만, 함께한 평통사 분들이 잘 챙겨주셔서 긴장도 잠시였고 찾아간 지역마다 환대를 받아 6박 7일이 짧게 느껴 질 정도였다. 찾아가는 지역마다 기지 탐방을 하고 지역 활동가분들과의 간담회, 주민들과의 만남, 기자회견·집회 등을 진행하였다.

현장방문과 지역간담회를 통해 새삼 느낀 것은 ‘전략적 유연성에 의한 전력강화와 미군의 재배치, 한미동맹의 일체화가 이미 많이 진척되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여 병력이 줄고 기지가 줄어든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전력은 강화되고 한국군기지 간판 밑에 미군기지의 경계를 허물며 미군이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기지를 늘려가고 있음을 탐방을 통해 목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국의 상황을 종합하고 연구하는 사업의 필요성과 함께 현재 진행되는 평택투쟁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처럼 역시 책상 앞의 문서나 인터넷보다 현장의 광경과 목소리가 생동감 있고 구체적이며 쉽게 다가왔다. 많은 분들이 활동보고나 기사를 통해 탐방단의 활동을 간접체험 하셨겠지만 두 번째 탐방이 준비되면 꼭 한번 참가하시길 권하고 싶다.

 

그 외, 최선희 황윤미 정명진 유한경 박도신 정효민 김상협 김은영 유정섭 진재환 김강연 최복렬 이종일 김현희 강인옥 님이 탐방에 참여하였습니다.   

 

사진 ┃ 최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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