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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6] 서울_노동분회 회원들의 강정 지킴이 활동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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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제주 강정마을에 노동분회원들 다섯 명이 다녀왔습니다.
    짧게는 1박 2일, 길게는 3박 4일동안 제주 강정 지킴이 활동을 했는데요.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참여한 분회원들은 여러 가지 느낌과 생각과 다짐을 하게된 것 같습니다.
     
     

     
    요즘 강정 해군기지 공사를 조금이라도 막아보려고 공사장 정문과 해군기지 사업단 정문앞에서 지킴이들이 앉아 있지요. 그러면 경찰병력이 보통 1시간이나 1시간 30분에 한 번씩 들이닥쳐 지킴이들을 끌어내고 길 가장자리에 고착시킵니다. 그 사이에 포크레인이나 공사차량이 드나들도록 하는 것이죠.
     
    한 차례 끌어냄과 고착을 당하고 나면 온 몸의 기운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지만, 조금 지나면 괜찮아집니다. 다음 고착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그 때는 강정천에 나가보기도 하고요. 강정마을에 처음 온 분회원도 있으니 당연히 한 차례 고착이 끝난 후 강정천에 가보았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운 강정 앞바다... 오탁수 방지막이 끊어져있고, 멀리 케이슨 제작장도 보이고, 굴착기가 땅을 파내고 매립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이 없다면 더 없이 아름다울 강정 앞바다...
     
     
     
     
     

     
    27일(토), 오전 7시, 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100배을 올립니다. 노동분회원들도 모두 함께 했지요. 나중에 서로 100배를 올릴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처음에는 정말 각자가 다양한 다른 생각을 했는데, 나중으로 갈수록 정신이 집중되면서 무언가를 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강정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나 자신의 평화.... 이런 것이었지요..
     
    백배를 드리는데도 경찰병력이 왔습니다. 기지사업단 정문을 막지 않고 공사장 정문으로 가서 고착시키고 공사차량을 통행시켰습니다. 어젠 백배를 드리는 사람들을 한쪽으로 몰아대는 우스운 장면을 경찰이 연출했는데, 아마도 절 하는 사람을 몰아대는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기라도 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까 두려웠나봅니다.  
     
     
     

     
    노동분회원 한 회원이 서로의 몸을 밧줄로 묶으면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지 않겠냐는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잠시 뒤, 경찰병력이 몰려옵니다. 재빨리 서로의 몸을 밧줄로 묶습니다. 노동분회원 5명, 그리고 지킴이 두 명.
    우린 서로의 몸을 묶고 '누가 나에게 이길을' 노래를 불렀습니다.
    간간히 내려던 비는 어느새 폭우가 되어 내립니다.
     

     
    경찰들은 우리를 에워싸고 상황을 보더니 결국 공사장 정문 쪽으로 차량을 통행시키기로 작전을 바꿉니다.
    공사장 정문은 여유공간이 없어 도로를 전부 막아야 하고, 차량이 드나들기 위해서 큰 차량이 90도로 꺾어져야 해서 대부분 기지사업단 정문을 통해 차량을 통행시키는데, 우리의 저항이 어쩔 수 없이 공사장 정문을 선택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불법체증입니다. 경찰관은 이름표를 단 복장을 해야하고, 체증을 할 때도 소속과 이름을 밝혀야 합니다 .
    그러나 강정에선 이런 것을 절대로 지키지 않는 경찰입니다.
    지금 체증하는 경찰에게 항의했는데, 묵묵부답.. 계속 체증을 합니다.
     
    이렇게 항의할 때, 카메라를 내리고 슬그머지 뒤로 빠지는 경찰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미동도 않고 계속 체증을 합니다.
     
    공사차량이 지나가면서 이 친구를 거의 칠 듯이 지나갑니다. 주변에 있던 경찰들이
    '인혁아~' 하며 조심하라는 제스츄어를 합니다.
     
    '당신의 성은 무엇입니까? 인혁씨.'
     
    그렇게 물어도 아무 대답 없이 계속 체증만 합니다. 
     
     
     

     
    일요일에는 고착하는 시간이 두세 시간 간격입니다. 조금 더 여유가 생겼으니 강정포구를 지나 문을 열었다는 달팽이 카페에 가보았습니다. 차량을 개조해서 카페를 열었는데, 여기서 맛본 더치커피와 이브릭 커피의 맛이 좋습니다. 달팽이 카페에서 바라보는 강정 앞바다는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구럼비가 갇히기 전, 할망물 식당 세프 종환삼촌이 기지사업단 정문에 중덕이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낮에 함께 기지사업단 정문을 지키려고 나오는데, 이 날은 중덕이도 함께입니다.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여전히 제주 강정에서 고생하시는 김종일 팀장님과 김영재 회원, 구속된 박석진 회원, 그리고 지킴이들....
     
    그들과 함께한 며칠... 고맙고 뿌듯하고 미안하고...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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