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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8] 민족민주열사 허세욱님 용산미군기지 노제 추도사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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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미군기지 앞 노제 추도사

 
                                     변연식(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공동대표)
 

민중과 평화를 사랑한 허세욱 동지여!
제국주의 미국의 야욕에 맞서 불꽃으로 일어선 허세욱 동지여!


고된 노동과 박봉의 일상을 실천의 장으로 삼으셨고,
잠을 쪼개어 실천하고 공부하며
동지들 사이에선 자신을 낮추고, 투쟁의 현장에선 최전선을 지켰던,
하여 우리를 한 없이 부끄럽게 만드시는
허세욱 동지!
당신의 깊은 한이 서린 미군기지 앞입니다.

보십시오. 동지여!
제발 일어나지 않았으면, 그래서 몰랐다면 좋았을
효순이 미선이를 깔아 죽인, 미군들의 우두머리가 있는 곳입니다.
윤금이를 처참하게 죽이고, 칼부림 난동을 부리고, 할머니를 강간했던 범인들,
미군들이 득시글대는 대한민국 안의 미국 땅입니다.  

전 세계 패권을 거머쥐고 유지하기 위해
아버지 부시가, 클린턴이, 아들 부시가 벌여온 추악한 전쟁의 최전선 병사들, 미군을 
이 땅에서 몰아내지 않고서는
노동자 민중의 행복도, 평화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철거투쟁과 시민운동, 노동조합운동을 경유한 당신은 마침내 깨달았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어느새 반미투쟁의 최전선으로 내달렸던 것입니다.

허세욱 동지여, 당신은
공장이나 도로로도 쓰지 못할 만큼 오염된 미군 기지를
치유도 안 한 채 돌려주는 미군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미국의 패권을 위한 이라크 전쟁터에 우리 아들들을 내몬 노무현을
당신은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들의 고향, 평택 황새울 들녘을 빼앗아가는 부시를
허세욱 당신은 결코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두달 전 당신은 이곳, 한미안보회의가 열리던 이곳에
굽실거리며 내어주고, 당연한 듯 빼앗아가는 저들, 노무현과 부시에
맞서 결연한 모습으로 바로 이 자리에 서 계셨습니다.

이젠 넋으로 함께하신 동지여!
우리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동지의 뜻이기에 용서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우리에게 저질러온 악을
우리가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깨달은 이 땅 민중의 생존과 평화의 길,
노예와 주인 같은 한미관계를 끝내고자 했던 동지의 간절한 염원을
우리가 이어가겠습니다.
당신이 겪어온 분노와 절망, 온몸을 불살랐던 처절한 고통을
우리가 잊지 않겠습니다. 

전국의 미군기지에 유골을 뿌려달라던
당신의 뼈저린 한을 가슴에 새겨
우리가 저들에게 되돌려 주겠습니다.
살아있는 수천, 수만의 허세욱이 되어
반드시 저들에게 되갚아 주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당신의 뜻대로
재로 남은 당신을
이곳에 뿌립니다.

동지여!
바람이 되고 하늘이 되어
미국의 악행을 멈추게 하는 우리들의 투쟁에
함께 하소서

우리 가슴속에 살아 함께 투쟁할 동지여!
미군 없는 세상에서
그리하여 자주의 꽃이 천지에 흐드러지고
평화의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그곳에서
편안히 잠드소서!

 
                     2007년 4월 18일 용산미군기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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