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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4/21] 민족민주노동열사 허세욱 동지 삼우제 - 허세욱 동지에게 바치는 제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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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차

허세욱 동지여!
오늘 우리는 당신의 영정을 모시고 생전에 당신이 아끼고 사랑했던 황새울 들녘에 섰습니다.
너른 저 들녘의 한 가운데 노랑 깃발을 든 당신의 모습이 보입니다.
지난 해 5월 4일 저들이 이 들녘에 철조망을 치려할 때 헬리콥터를 향해 뛰어가던 당신의 모습이 보입니다.

전태일 열사를 닮았던 허세욱 동지여!
버스비로 여공에게 풀빵을 사주고 십리를 걸어갔던 전태일.
근로기준법을 공부하며 근로기준법을 지켜라고 외치며 분신했던 전태일.
장시간 운전과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활동가들의 식사를 챙겨주던 당신.
미군기지, FTA를 공부하며 망국적인 FTA 폐기하라며 분신했던 당신.
당신은 정말 우리시대 전태일입니다.

지금 황새울 들녘은 초록은 간데없고 시커먼 흙먼지만 날리고 있습니다.
쟁기소리는 간데없고 파괴의 굉음만 귀를 가릅니다.
차마 당신에게 이 들녘을 보여줄 수 없습니다.
당신이 구천을 떠돌며 미군을 괴롭히도록 할 수는 없습니다.

이승에서의 당신의 원한과 바램은 여기 있는 자에게 맡겨두시고
당신은 구천을 벗어나 하늘나라로 가셔야 합니다.
거기서 당신과 동년배인 전태일 동지와 술 한잔을 나누며 우리를 지켜보아야지요.
당신의 옆자리엔 당신의 딸과 같은 효순이와 미선이도 있겠지요.

오늘 당신의 유언대로 당신의 혼을 당신이 사랑했던 황새울에 뿌립니다.
우리는 오늘 당신에게 약속합니다.
당신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게 빼앗긴 땅을 되찾겠다고.
FTA를 무효화시키겠다고.

상향. 

[2007년 4월 21일 삼우제에서 허세욱 동지에게 바치는 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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