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기자회견문] 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2021.4.27~7.27)을 시작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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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철도 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2021.4.27~7.27)을 시작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3년 전 바로 오늘은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두 손 맞잡아 추켜올리며 온 겨레 앞에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날입니다. 양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를 구가했을 때 우리 모두 감격에 목이 메었습니다.     

 

바로 이 판문점 선언과 뒤이은 평양 선언의 한가운데 끊어진 민족의 혈맥, 남북철도를 하나로 잇자는 민족의 염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연결된 남북철도를 타고 유라시아를 향해 비상하자는 민족의 이상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80년 가까운 민족분단과 남북철도의 단절 속에서도 우리가 단 한 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는 민족 웅비의 꿈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판문점/평양 선언이 사장될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제재와 압박에 치이고 문재인 정부의 무소신과 무능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분단이 우리 민족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외세에 의한 것이었듯이, 남북철도의 단절도 외세에 의한 것입니다. 1945년 9월 11일, 남북철도의 최초 운행 중단은 8월 24일 소련군 평양 진주와 9월 8일 미군 인천 상륙 및 군정 실시와 때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냉전체제가 와해되고 남북관계가 발전하여 2000년대 이후 간헐적, 부분적으로 남북철도가 연결되었으나 국내외 분단과 대결 세력의 방해로 번번이 다시 단절되고 말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초고강도 대북제재로 남북철도 잇기라는 민족의 숙원 사업은 질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외세의 호의에 기대어 남북철도를 연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외세가 남북철도의 연결을 가로막는다면 우리 민족이 직접 나서서 연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미국의 간섭과 방해를 어쩔 수 없는 것이라거나 숙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맙시다. 우리가 주인이 되어 우리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행동에 나섭시다. 미국이 남북철도 연결을 좌지우지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9월 19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 운집한 15만여 명의 북녘 동포들에게 다음과 같이 천명했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했습니다. …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민족의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기자고 굳게 약속했습니다”라고.

 

금과옥조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겨레 앞에 천명한 대로 남북철도 잇기는 민족이 자주적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말뿐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쳐놓은 울타리 안에서만 움직이려고 합니다.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이러한 수동적이고 소신 없는 자세로는 남북철도 잇기는 백년하청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나섰습니다. 남북 분단의 최대 희생자인 노동자가 앞장서겠습니다. 농민, 종교인, 여성, 청년도 함께합니다. 오늘 이곳을 출발해 휴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까지, 남북철도가 끊긴 곳 임진각까지 장장 90일, 550km에 걸쳐 남북철도 잇기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끌고 밀며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국민 한 분 한 분의 마음속에 평화·번영·통일열차의 노반을 깔겠습니다.  

 

이를 통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제재를 해제시키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 당장 미국에 맞서 남북철도 잇기에 나서도록 촉구하겠습니다. 나아가 평화·통일열차가 남북을 오가고 유라시아로 달려나가도록 하겠습니다. 8,000만 겨레의 힘줄과 핏줄이 되고 평화와 통일의 생명줄, 번영의 젖줄이 되게 하겠습니다. 이로써 남북 정상이 민족 앞에 엄숙히 선언한 지난 76년간의 남북 적대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고, 우리 민족이 함께 손잡고 살아가는 역동의 자주통일 조국이 성큼 다가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훗날 역사가, 민족이, 우리의 자녀들이 판문점/평양 선언이 사장될 위기에 처했을 때, 남북철도 연결이 무산될 고빗길에 놓였을 때 무엇을 했느냐고 물으면 자랑스럽게 말해 줍시다. 벅차오르는 가슴을 안고 남북철도잇기 대행진에 나섰다고. 온 국민의 마음속에 평화·번영·통일의 철길을 깔았다고.

 

2021년 4월 27일 

남북철도잇기 한반도 평화 대행진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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