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평화홀씨마당] 주제 연설 "평화협정 체결로 핵동맹과 확장억제를 끝내고 자주, 평화, 통일로 나갑시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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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 체결로 핵동맹과 확장억제를 끝내고 자주, 평화, 통일로 나갑시다!

-휴전 70년, 제16차 평화홀씨마당 주제연설-

 

고영대 공동대표

 

올해로 휴전협정과 한미동맹 체결 70주년을 맞습니다. 두 세대 넘게 지속된 휴전협정과 한미동맹 하에서 분단과 대결로 자주, 평화, 통일은 설자리를 잃었으며, 이제는 첨예한 핵대결로 국가와 민족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일제하, 이 땅의 친일지배세력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강제징용과 지원/징병제를 통해 당시 조선인의 10분의 1을 넘는 240만 명의 생명과 막대한 자산을 일제가 추진한 소위 ‘고도국방국가’ 건설에 바쳤습니다.

당시 매국매족에 앞장섰던 조선일보는 대동아전쟁에 나가는 것은 “천황과 일본의 신하이자 백성인 조선의 민중으로서 감격하고 감사해야 할 일”이라며 조선 청년들을 일제의 침략전쟁과 일본 방어를 위한 총알받이로 내몰았습니다.

일제와 친일지배세력은 동아시아에서 미국, 프랑스, 영국 등을 몰아내고 대동아공영권을 건설해야 항구적인 평화와 공영을 누릴 수 있다는 새빨간 거짓말로 조선인을 현혹했습니다.

 

그러나 일제와 친일지배세력이 우리 민족에게 가져다준 것은 전쟁과 죽음과 파탄난 삶뿐이었습니다.

강제징용 등으로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 중 수만 명이 히로시마, 나가사키에서 한순간에 몰살을 당해야 했으며, 일본 대신 한반도의 허리가 잘리고 동족상잔의 전쟁까지 치러야 했으며 지금도 휴전의 멍에를 쓰고 끝모를 대결과 핵전쟁의 위협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민족이 남북으로 갈라져 80년 가까이 무력대결을, 그것도 이제 미증유의 핵대결까지 벌여야만 하는 것은 일제의 식민 지배와 친일지배세력의 매국매족 행위와 깊숙이 맞닿아 있습니다.

 

오늘의 이 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6·25 전쟁 후 미국과 친일세력에서 변신에 성공한 친미지배세력은 자신들의 패권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힘으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억제해야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현혹하며 분열과 핵대결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과 친미지배세력은 평화협정 체결과 통일을 위한 정치회담 개최를 지연시켰으며, 어렵게 성사된 1954년의 제네바 회담은 그들의 방해로 후속 회의 날짜조차 잡지 못한 채 끝나야 했습니다.

 

오히려 미국은 이보다 앞서 평화협정 체결과는 결코 양립할 수 없는 한미동맹을 체결했으며, 1957년 전술핵 배치를 시작으로 핵우산(1978)과 확장억제를 차례로 제공(2006)하며 대북·중·러 핵대결을 추구해 오고 있습니다.

 

그 사이 자주, 평화, 통일을 향한 애국애족세력의 노력은 단 한순간의 숨쉴 여유와 단 한 치의 공간조차 허용되지 않고 반공 이념과 국가보안법의 칼날에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그 결과 한미동맹 체결 70년이 지난 이 사회는 정치, 경제, 군사, 문화, 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한미동맹세력들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자주 대신 대미 종속을, 평화 대신 대북 대결과 전쟁을, 통일 대신 영구 분단과 체제 통일을 꾀하며 국가와 민족의 숨통과 미래를 옥죄고 있습니다.

 

그러나 핵위협과 선제공격을 앞세운 미국의 확장억제정책은 유엔헌장 2조 4항 위반입니다. 미국이 원인을 제공했지만 북한의 핵법령도 같은 이유로 불법입니다. 북미 양국의 초공세적 핵전략과 전력이 언제 어느 순간에 이 한반도를 생명이 살아갈 수 없는 지역으로 초토화할지 알 수 없습니다. 민족 전체가 다름 아닌 멸종위기종이 된 셈입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은 한반도 핵대결 완화를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대화를 가짜 평화로 매도하며 핵대결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더구나 윤석열 정권은 한국을 미국의 대중 전진기지로, 한국군을 대중 대결의 첨병으로 내세우며 한반도 핵대결에 동북아 핵대결까지 가중시킴으로써 국가와 민족의 존립을 한층 더 극단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미국의 핵잠수함 켄터키함에 올라타서 호가호위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에 분노보다는 차라리 처연한 생각마저 드는 것은 미국의 힘에 기대 대중 대결의 첨병이 되겠다는 그의 치기가 가져올 국가적, 민족적 위기의 무게를 가늠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한미핵동맹과 대북, 대중 핵대결은 민족 공멸의 길입니다. 인류 파멸의 길입니다.

미국의 확장억제는 전쟁의 도화선입니다. 켄터키 핵잠수함은 지구상에서 가장 공세적인 무기입니다. 북한은 켄터키 핵잠수함 등 미국 전략자산에 핵을 사용할 수 있다며 맞대응하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 눈앞에서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핵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번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가 “미국의 핵작전에 대한 한국의 비핵 지원”을 논의한 것은 한국군이 향후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 의무도 떠맡을 수 있다는 것을 함의합니다.

8월 개최될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 핵협의그룹이 한미일 핵협의그룹으로 확대된다면 한일관계는 사실상 군사동맹 단계로 접어들게 되며,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 지원을 위해 일본과의 대북·대중 공세작전 연습도 피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한미핵동맹과 확장억제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준다는 미국과 친미지배세력의 주장은 일제와 친일지배세력이 대동아공영권이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준다는 주장과 마찬가지로 완전한 거짓말입니다.

핵동맹과 확장억제에 매달릴수록 자주는 멀어집니다. 평화가 들어설 조그마한 틈조차 없습니다. 분단은 더욱 고착되고 통일은 더 멀어집니다.

다시 한 번 한미핵동맹과 확장억제는 민족 공멸의 길이고 자주, 평화, 통일만이 민족의 상생과 번영의 확고한 길임을 외칩시다. 이 땅의 자주, 평화, 통일이 실현되는 그날까지 쉼없이 외칩시다.

 

올해로 평통사 1세대를 마감하고 내년부터 2세대 평통사를 맞습니다.

비대해져 가는 동맹과 격화되는 핵대결 속에서 2세대 평통사 앞에 수많은 시련과 도전이 예상됩니다. 특히 정권과 대다수 정당, 언론, 시민단체들이 핵동맹과 확장억제에 매달리는 이때, 평통사가 우뚝서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로 핵동맹과 확장억제를 폐기하고 자주, 평화, 통일과 인류 공존의 길을 열어 나가도록 우리 모두의 몸과 마음을 바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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