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01. 5. 21] [펌]랜드 연구소, 아시아 전략 보고서 발표-동아시아 한반도에 새로운 냉전예고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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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연구소, 아시아 전략 보고서 발표
- 동아시아·한반도에 새로운 냉전 예고 -

김 승 국


미국의 보수 연구단체인 랜드 연구소가 14일 중국 경계론에 바탕한 전략보고서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일본과 한국에 집중 배치된 미국의 전력을 대만 쪽으로 남하시켜 중국의 위협에 대비하자는 게 이 보고서의 골자이다.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에 대비하여 류큐제도를 전초기지로 괌을 아시아의 중추기지로 활용하자는 내용이다. 중국의 북부지방과 북한을 에워싸기 위해 아시아 주둔 미군 10만 명을 배치했던 틀에서 탈피하여 중국 남부의 해안선을 따라 포위망을 새롭게 형성하자는 구상이다. 
이런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주한미군 일부의 철수와 오키나와 기지의 축소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반도의 통일 등 안보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미 제2사단의 철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단하고 있다. 그런데 한반도 통일 뒤에도 주한미군이 계속주둔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논리를 납득하기 어렵다. 한반도 유사보다 대만 유사에 중점을 둔 보고서라면 한반도 통일 이후 주한미군의 전면철수를 제의했어야 마땅하다. 
1989년 소련해체 이후 주한미군의 존재이유가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6·15 공동선언 이후의 남북한 화해를 측면지원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있었다면 주한미군 철수조치를 강구했어야한다. 6·15공동선언의 제1항의‘자주’는 외세의 힘을 빌리지 않고 통일을 모색한다는 뜻이므로 주한미군의 철수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 ‘자주’조항과 주한미군은 상치된다. 주한미군이 있기 때문에 6·15 공동선언의 제1항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는 현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통일이후에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한다면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의 통일 전후에 주한미군중 육군부대의 일부의 철수가 이루어지는 대신 공군·해군력이 증강할 가능성이 있다. 괌-오키나와-주일미군 기지에서 발진할 신속대응군의 한반도 배치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무장력이 강화될 것이므로 주한미군의 전체전력은 오히려 증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얼마전 방한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밝힌 '대량파괴무기 반확산(counter proliferation)’구상에 따라 북한 포위망이 더욱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비록 미국이 아시아의 주전선을 대만으로 옮긴다 하더라도 한반도의 전쟁구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맹점을 해소할 길이 없다면 랜드 연구소 보고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보고서는 대만·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권고하고 있다. 집단자위권 행사를 통한 일본 평화헌법의 붕괴를 미국이 선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일 군사동맹을 미·영 군사동맹의 수준으로 격상시키려는 미국 정부의 의지가 이 보고서에 담겨져 있다.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미·일 군사동맹이 한반도를 겨냥하면서 북한을 견제하고, 대만을 겨냥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는 사이에 중국·북한·러시아의 준군사동맹이 결성될 수도 있다. 러시아·중국·북한의 반미동맹과 미·일 군사동맹의 대결구도가 강화되면 그 사이에 낀 한반도에 새로운 냉전의 찬바람이 몰아닥칠 것으로 우려된다. 
부시 정부의 아시아 중시 전략이 동아시아와 한반도의 신냉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신냉전의 격발장치인 아시아 주둔 10만명 체제·주한미군 체제의 획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 없이 아시아·한반도의 평화는 꿈같은 이야기이다.
([디지털 말]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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