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06/11/26] 잊지마!기억해! 대추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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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마! 기억해!
 

대추 초등학교 운동회


대추초등학교

-2006/11/26-


▲ 개막식을 끝내고 즐겁게 몸풀기 춤을 추는 모습.
사진 뒤쪽 무너진 대추초등학교 잔해가 보인다.

지난 5월 4일 대추초등학교가 공권력에 의해 무너진 날 주민들도 울었고, 평화를 사랑하는 이 땅의 민중들도 함께 울었다.

이 날 국방부는 볍씨를 뿌린 황새울 농토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곳곳에 초소를 만들고 대추리, 도두리 입구에는 24시간 상시 병력을 주둔시켜 검문검색을 강화하여 두 마을을 고립무원의 섬으로 만듦으로 ‘평택미군기지 확장은 본 궤도에 올랐다’고 자평하기도 하였다.

이것도 모자라 주택강제철거를 강행하였고, 마을 주변 자투리 땅에 마저 추가철조망을 설치하여 이제는 주민들을 말려서 죽이려는 야만적인 폭거를 또다시 자행하였다.

이런 정부의 야만적인 폭력에 주민들이 눈물을 머금고 고향을 하나 둘 떠나가야만 했고, 200여가구의 주민 중 이제 남아있는 가구는 100여 가구 정도다.

남은 주민들은 죽으면 죽었지 고향을 버릴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누가 황새울을 지킬 것인가

누가 대추리, 도두리를 지킬 것인가

누가 그 어느 때보다도 혹독한 겨울을 지낼 주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겠는가


우리는 5월 4일 대추초등학교를 지키지 못해 눈물을 흘렸지만 마냥 슬퍼하지만은 않고 이후 끊임없이 투쟁해왔고 계속해서 투쟁할 것이다.

주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결코 외롭게 두지 않을 것이다.

이 땅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평택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추리를 지켜나갈 것이다.

‘우리’라는 단어에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포함되겠죠.^^


‘잊지마’ ‘기억해’ ‘함께해’ ‘승리해’


주민들과 함께 하는 운동회였다.

주민들은 김장을 마치고 운동장에 함께 모여 춤도 추고, 공도 차고, 연도 날리고, 힘껏 달리고, 지킴이들과 짝을 이루어 집단게임도 하고 그리고 함께 술도 한잔씩 하며 지금까지의 슬픔을 털어버렸다.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아주 어렸을 적에나 했던 자치기를 하며 동심으로 돌아갔고, 한쪽에서는 손주같은 지킴이들에게 널뛰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하였다.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빠질 수 없던 보물찾기도 함께 하였다.

원래 보물찾기는 점심시간에 하기로 했으나 참가자들은 오자마자 하나둘 찾기도 해서 한때 작은 혼란(?)을 겪기도 하였다.

사회자는 마이크로 “어느 절(?)에서 오신 분들은 이성을 찾으시고 보물찾기 시간에 보물을 찾아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하였다.(여기서 질문1. 절에서 왔다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참고로 평통사 참가자들은 그 얘기에 찔끔했지요)


▲ 주민들과 지킴이들이 한조가 되어 발 묶고 장애물 통과하여 돌아오기 경기.

 

오늘 운동회의 백미는 단연코 주민들과 지킴이들이 짝을 이루어 ‘발 묶고 장애물 통과하여 돌아오기’였다.

두 명이 발을 묶고 달려나가 공중에 떠 있는 과자를 손 안대고 입으로만 먹고 밀가루 속에 있는 사탕을 마찬가지로 입으로만 먹고 풍선을 터뜨리고 마지막으로 지킴이가 주민분을 업고 결승점까지 오는 경기였다. 평통사는 그 뛰어난 체격(?)으로 당당히 우승했다.



▲ 박터뜨리는 모습. 박 뒤쪽에 있는 사람은 누구?


오 재미로 박터뜨리기는 도저히 박이 안터져 사람이 올라가 직접 터뜨렸지만 참가자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였다. 박을 터뜨리니 안에서 오색의 종이들, 사탕들과 함께 “계속 살자” “같이 살자”란 내용의 플랭카드가 펼쳐지며 참가자들의 환호성은 고조되기도 하였다.

(여기서 질문2. 박이 안터져 무거운 몸으로 직접 올라가 터뜨린 평통사 회원은 누구일까요? 참고로 젊은 사람 부럽지 않은 출중한 축구실력을 가져 이날 골까지 넣은 사람임)

 

운동회 마지막 순서는 풍선으로 탱크 모양을 만들어 이것을 주민들과 지킴이들이 함께 터뜨리는 상징의식이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위한 전쟁기지 확장을 위해 농민들의 생명의 땅을 강제로 빼앗는 미군의 행태를 탱크모형에 담았고, 온갖 탄압을 뚫고 이땅을 지켜 평화를 지키겠다는 뜻이 담긴 상징의식이었다.


이날의 행사는 농협창고에서 열린 817번째 우리땅 지키기 촛불행사로 마감되었다.

촛불행사를 마치고 주민들이 준비한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이날의 행사는 모두 마쳤다.

돌아오는 길에 피곤한 몸이었지만 다들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혹독한 겨울을 외롭게 나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겨울 내내 먹는 김장처럼 우리가 그런 존재가 되겠다고 다짐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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