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08/7/19] 73차 촛불 - 물대포 무용지물, 폭우도 시민편(7/20 새벽 상황 기사 보충)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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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토요일 오후 9시.
시민들은 종로 3가에, 동대문 방향을 바라보고 연좌 중입니다.
서울 평통사 황윤미 사무국장과 신재훈 회원이 대열 중간에서 앞쪽으로 가운데쯤 앉아있습니다.
오늘은 카페 회원 등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촛불행사를 진행하는 날입니다.
참가대오는 종로3가 로타리에서 종로2가 로터리까지 꽉 메운 채 연좌하고 있습니다. 3-4천 명쯤 되어 보입니다.
오늘 촛불행사는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시작되어 네 사람의 자유발언과 노래공연을 마치고 일찌감치 행진에 들어갔습니다. 시민들은 청계천을 따라 행진하다가 종로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이곳에 이르렀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오늘은 전경들이 외치는 기합소리를 패러디하여 외칩니다.
이명박은 쪽바리~, 어청수는 쓰레기~ 조중동은 찌라시~ 뉴라이트 또라이~
빡씨게 빡씨게 빡씨게! 부끄런줄 알아야지!
이런 구호도 눈에 뜨입니다.
"긴 호흡 강한 걸음 5년 내내 촛불이다 (나눔문화)"
갑자기 대오가 일어서더니 대오 가운데로 전대협 동우회 깃발 아래 남자들이 대열을 지어 달려나옵니다. 뛸 수 있는 사람은 함께 뛰자고 누군가 외칩니다. 평통사도 뛸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뜁니다. 뛰어서 종로구청 입구까지 왔습니다.
오후 10시.
누군가 스크럼을 짜자고 합니다. 앳띤 얼굴의 청년들과 중늙은이들이 섞여 스크럼을 짭니다. 평통사도 대열 앞쪽에서 시민들과 함께 팔장을 걸었습니다.
종로 거리, 높게 선 가로등 빛 사이로 비가 흩뿌리기 시작합니다. 비안개에 섞여 거리로 흩어지는 가로등 불빛이 애잔합니다. 뿌연 불빛 저편에 경찰들의 살수차량에서 품어져나오는 헤트라이트에 눈이 부십니다.
누군가 전대협 진군가를 부릅니다.
전대협을 알지도 못할 것 같은 젊은이들도 따라 부릅니다.
오후 10시 30분.
10보 앞으로! 20보 앞으로!
스크럼을 짠 채 수 백명의 시위대가 괭과리와 구호를 신호로 경찰 앞으로 전진하는, 20년 전 가두시위에서 볼 수 있던 전술이 등장합니다.
"대열정비!", "대열정비!"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구령과 그것을 복창하는 소리도 자주 들립니다.
경찰들은 교보 앞에서 종로 쪽으로 20미터 전방 쯤에 병력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경찰병력이 늘어선 곳 10-20미터 앞까지 나아갔습니다.

[원광대 의대 학생들이 경찰 바로 앞에서 펼침막을 펴들었습니다.
"뿌리지 마세요. 때리지 마세요. 밟지 마세요. 마주하는 이들은 여러분의 부모, 형제, 친구들입니다.]
경찰은 드디어 해산 명령을 하고 살수 경고방송을 합니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폭죽을 터뜨립니다.
경찰은 "시민들을 위협하는 폭죽을 중단하라!"고 다시 경고합니다.
그렇게 대치를 계속하고 있는 사이, 11시가 되면서 폭우가 쏟아집니다.
폭우는 경찰의 살수위협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한 시민이 말합니다.
"폭우는 시민에게 유리할까, 경찰에게 유리할까?"
다른 시민이 답하죠.
"우리한테 유리하지. 경찰은 무거운 장비를 들었으니 비를 맞을수록 움직이기 어렵지. 우리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으니 불리할 게 없지."
다른 시민이 맞장구를 칩니다.
"맞아. 폭우가 물대포를 무용지물로 만들었잖아."

[폭우 속에 시민들이 살수차를 마주한 채 대치하고 있습니다.]
자정이 지나 12시 30분.
폭우에 시민들이 빠져나가고, 투쟁은 소강상태인 채 시간이 흘러갑니다.
한 네티즌은 분개하며 말합니다.
"너무 오래 서있었어. 그냥 치고나갔으면 경찰이 차벽을 치기 전에 세종로를 차지할 수 있었는데!"
새벽 1시가 넘은 시각. 깃발을 든 네티즌들과 사회단체 회원 등 500여 명이 종로구청 입구에서 경찰과 대치하다가 서울역, 시청앞 등을 돌며 게릴라시위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 관련 기사와 이후 소식
폭우속 '밤샘 게릴라 시위' 계속
<현장> 2천여명, 서울 도심 일대 곳곳 가두행진

부스앤뉴스 08/07/20/08:12:10
폭우속에서도 촛불집회는 계속됐다. 19일 73차 촛불문화제를 이끈 것은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아니라 전대협 동우회였다.
전대협 동우회는 이날 오후 5시부터 과거 80년대 가두투쟁 방식을 이용해 시민들의 서울 도심 일대 밤샘 가두시위를 주도했다.
전대협 동우회 회원들은 가두행진의 선두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전대협 진군가' 등을 부르고 8박자 구호를 외치며 집회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들은 '속보', '정지' 등의 구령으로 조직적인 가두시위를 이끌었다.
1천여명을 조금 넘었던 가두행렬은 오후 7시 40분께 대책회의가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마무리짓고 합류하면서 5천여명으로 불어났다.
시민들은 오후 8시께 종로 3가 전 차선을 점거하고 행진을 벌이기 시작했으며 경찰의 봉쇄에 막혀 합류하지 못하던 시민들은 을지로 방향으로 우회해 가두에 나섰다.

5천여명의 시민들이 19일 폭우속에도 가두시위에 나섰다.ⓒ연합뉴스
오후 8시 50분께는 종로 3가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며 각 단체 대표들이 집회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시민들은 다시 밤 9시 20분께 광화문을 향해 행진을 시작, 경찰의 저지선이 구축된 종로 1가 앞에서 장시간 대치를 시작했다.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해산 및 살수 경고방송을 계속했지만 빗방울이 굵어져 해산 작전이 여의치 않자 일부 병력을 철수시키는 등 무리한 작전을 시도하지 않았다.
밤 10시 20분께는 시민들이 경찰을 향해 폭죽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폭죽 사용으로 화재 위험이 있다. 사용을 중단하지 않으면 물대포를 사용하겠다"고 경고하고 한 차례 살수를 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다시 20일 새벽 1시께 서울광장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서울광장에서 경찰 차벽에 막히자 한국은행과 숭례문을 거쳐 YTN 본사 앞과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약식 집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이어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사직터널 앞을 거쳐 다시 청계광장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지만 경찰은 경향신문 앞부터 이들을 막아서고 새벽 3시 30분께 강제해산 작전에 돌입했다.
경찰은 순식간에 시민들을 향해 뛰어나왔고 시민들은 서대문역 앞까지 밀렸다. 이 과정에서 선두에서 스크럼을 짜고 진압을 막던 시민 11명이 연행됐으며 경찰의 방패 사용으로 부상자도 속출했다.
시민들은 경찰의 강제해산 작전을 피해 다시 서대문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시작, 현재까지 밤샘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도 1천여명의 시민들이 남아있다.

촛불집회 참가자 16명 연행‥집회 강제 해산
MBC뉴스 뉴스투데이
서울경찰청은 어젯밤 촛불 집회에 참가했던 시위대 가운데 16명을 도로 점거 등의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위대 천여 명은 오늘 새벽 3시 반까지 서울 신문로 구세군회관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해산됐습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어제 저녁 경찰 추산 천 3백여 명이 모인 가운데 청계광장에서 촛불 집회를 열었고, 행진을 벌이던 밤 11시쯤 종로구청 사거리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쏘자 전경들에게 폭죽을 터뜨리며 맞서기도 했습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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