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2014. 5. 19] <논평> 세월호 대통령 담화에 대한 각계 원탁회의 입장

평통사

view : 1501



[논평] 세월호 대통령 담화에 대한 각계 원탁회의 입장


‘최종 책임’이라는 말은 있으나 책임의 내용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부쳐


1. 세월호 참사가 34일째 진행 중인 오늘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신속한 구조는 없고 철저한 통제만 있었던 한 달 여의 시간 후 나온 담화에는 철저한 원인진단이나 반성은 없고 신속한 출구전략만 있었다. 세월호 참사는 진행 중이다. 진도 팽목항에는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다. 18명의 사랑하는 이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신속한 구조를 위한 약속은 없었다. 해경을 독려하여 마지막 한 명이라도 수색하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2. 박근혜 대통령은 “최종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언급했지만, 담화문 어디에도 대통령과 청와대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해경, 해수부, 안전행정부의 문제점을 비교적 상세히 지적했지만 사고 당일 대통령 자신과 청와대의 무관심, 무책임, 무능에 대해서는 함구 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컨트롤 타워의 문제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를 일으킨 컨트롤 타워에는 여전히 자신과 청와대가 빠져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는 반성과 사과는 없는 담화로서 대국민 담화의 기본 요건을 결여하고 있다.

3.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또 다른 구조적인 원인인 무분별한 규제완화 정책에 대해 평가도 반성도 하지 않았다. 오늘 담화에서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경제혁신 3개 년 계획’과 ‘공직사회 개혁’ 등 박근혜 정부의 핵심정책은 각종 규제완화책으로 점철돼있다. 경제혁신 3개 년 계획은 공공부문 민영화 규제 총량제를 두어 하나의 규제를 넣으려면 다른 규제를 폐기하도록 하고 있다. 부처 업무 보고에서 박 대통령은 국토 해양 분야 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를 특별히 당부하기도 했다. 사회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처할 수 있으려면 공공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각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노동자들이 위험에 대처하고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에서부터 비정규직 단시간 근로의 확산을 억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어야 한다.

4. 박근혜 대통령은 해경 해체, 국가안전처 신설과 안전행정부 권한 축소, 퇴직공직자 취업제한과 청탁금지 제도 강화, 국민을 위험하게 하는 탐욕적 사익추구 행위에 대한 배상책임 강화 등의 대책을 열거했다. 몇몇 반부패 대안들은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어온 것이라 할 수 있으나, 해경 해체니 국가안전처 신설이니 하는 대책들은 지금 당장 대통령에 의해 일방적으로 선포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이 참사의 직접적 구조적 원인을 범국가적으로 성찰하는 과정에서 신중하게 검토되고 토론되어야 마땅한 것들이다. 이는 '땜질식 처방'은 하지 않겠다던 지난 국무회의에서의 다짐과도 상반되는 것이다.

5. 박근혜 대통령은 피해자보상특별법, 민간참여 진상조사위원회 특별법, 특검 등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유가족들의 주장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선장, 일부승무원, 업체’ 등에 있다고 대통령 스스로 정죄한 후에, 각종 재발방지대책들마저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장황하게 발표하는 것과 국민참여형 진상조사기구를 만들어 국민과 유가족의 참여 아래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되는 것이 양립할 수 있는 지 의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심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땜질식 처방’은 내놓지 않겠다던 스스로의 다짐을 이행할 의사가 있었다면, 이번 담화에서 설익은 대안을 장황하게 늘어놓기에 앞서 국민참여형 진상조사활동을 어떻게 진행할 지 구체적인 제안을 내놨어야 했다.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 이미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판관이나 된 것처럼 행세한 이번 담화문 자체가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과 반성의 결핍을 드러내 보여준다.

6. 참사 이래로 피해자 가족들을 울렸던 언론의 왜곡보도에 청와대가 개입되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이번 담화에는 언론에 관한 언급은 제외되었다. 또한 대통령 자신과 정부 책임자들, 여당 정치인들의 막말로 인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상처주기가 그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언급이 없었다. 아울러 5월 17일과 18일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던 시민들 220여 명을 연행하고 강력한 사법처리를 공언하는 검경의 행태에 대해서도 언급을 회피했다. 이런 태도는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며, 강경 대응을 통한 국민의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을 억제하겠다는 얘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7. 박근혜 정권 스스로에게 과적된 권한이 참사를 불러왔다. 그러나 대통령과 정부가 스스로 무엇을 책임지려는 지는 아무 것도 드러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담화로 책임론을 무마하고 지방선거를 향해 탈출하고 싶었겠지만 국민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모든 아픔을 끝까지 함께 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5월 22일 열릴 원탁회의에서 각계각층의 논의를 모아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어떻게 책임져야 할지 구체적 내용을 밝힐 것이다. 끝.

2014. 5. 19.

세월호 대통령 담화에 대한 각계 원탁회의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