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대

[2004. 3. 18] [성명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평통사의 입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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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

수구보수야당의 반국민적 탄핵 엄중 규탄 및 정권 찬탈 음모 중단 촉구!
탄핵의 조건과 빌미 제공한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촉구!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결의안이 3월 12일,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우리는 먼저 수구보수 3야당이 야합하여 벌인 대통령 탄핵을 국민의 이름으로 엄중히 규탄하면서 정권 찬탈 음모를 즉각 중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냉전수구세력의 집합체이자 후안무치한 도적의 소굴인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탄핵을 논할 자격이 아예 없다. 선거 승리를 위해 이른바 '북풍' 조작을 기도하고 국세청을 동원하여 국고를 횡령하는가 하면, 기업들로부터 상상을 초월한 거액의 불법자금을 강탈하고도 사법적 단죄를 면하기 위해 16대 내내 방탄국회를 소집해 왔던 한나라당이 어찌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단 말인가? 그들은 미국의 비위를 맞춰 정권을 되찾기 위해 북핵문제, 이라크 파병문제, 용산 미군기지 이전문제 등에서 미국의 요구를 앞장서 대변해왔을 뿐만 아니라 남북교류와 협력에 대해서도 대북 송금 특검법을 강행 통과시키는 등 상호주의를 내세워 사사건건 남북화해와 통일을 가로막아 왔다.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선거법 위반이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된다면 한나라당은 의원 전원이 '중형'을 당한다 한들 그 죄 값을 다 갚을 수 없을 것이다.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 역시 추락하는 지지도를 만회하고 정치적 기득권을 지키려는 총선전략 속에서 탄핵을 추진했을 뿐이다. 대선 과정에서 기회주의적 태도를 보인 세력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오늘날의 민주당은 자신들이 유지해왔던 최소한의 원칙마저 벗어 던진 채 수구기득권세력의 힘을 빌어 오로지 자신들의 경쟁자인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제압하는데 혈안이 되어왔다. 대통령 탄핵안의 가결은 수구기득권세력과의 야합과 지역주의로의 급속한 경도가 빚은 파괴적 결과인 것이다.

군부독재의 원조로서 냉전수구적 입장과 지역주의로 연명해온 자민련이 막판까지 눈치를 보다가 탄핵안 가결에 동참한 것은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을 위험한 도박을 통해 연장해 보려는 추악한 계산에서 나온 기회주의적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야3당이 대통령 탄핵을 공동으로 모의하고 강행한 것은 총선전략의 차원을 넘어서 정권을 찬탈하려는 음모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대표가 탄핵을 전후로 하여 '개헌'을 입에 담는가 하면 내각제를 소신으로 하는 자민련이 막판에 탄핵 입장으로 돌변한 것, 또 탄핵 직후 '총선연기론'이 나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3야당의 결탁 배경에 추악한 권력재편 음모가 있음을 말해준다.

우리는 한나라당 등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국민의 분노를 직시하여 터무니없는 사유에 의한 탄핵 결의를 즉각 철회하고 더 이상의 정권 찬탈 기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만약 수구보수야당들이 자신들에게 닥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끝내 총선 연기나 개헌 기도를 강행하려 한다면 그들은 민주주의를 향한 거대한 민중의 파도에 휩쓸려 되돌이킬 수 없는 파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우리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대 사태의 조건과 빌미를 제공한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 또한 막중하다는 점을 엄중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수구보수집단이 탄핵이라는 칼날을 거침없이 휘두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 배신에 따른 광범위한 민심 이반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자주적인 한미관계, 남북관계의 진전과 개혁을 염원했던 국민들의 지지로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이후 1년 동안 이라크 파병 결정과 굴욕적인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상 추진,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 추종, 대북송금 특검 수용 등으로 국민들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려 왔다. 또한 반노동정책, 자유무역협정 추진, 일방적인 핵폐기장과 새만금 방조제 건설 추진, 집시법 개악과 테러방지법 제정 기도 등으로 도탄에 빠진 노동자·농민의 생존권과 국민의 민주적 요구를 철저히 짓밟아 왔다. 이와 같은 반민족적·반민중적 정책의 결과로 인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줄곧 고작 30%라는 낮은 지지도에 머물러 왔다.

바로 이러한 광범위한 민심 이반이 수구보수세력의 폭거를 허용하는 객관적 조건을 제공한 것이다. 만약 비록 소수라 하더라도 개혁적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더라면 수구보수집단이 과연 이처럼 극단적인 다수의 횡포를 부릴 생각을 감히 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는 또한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의 사태를 총선 전략으로 활용하려 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탄핵 사태에 대하여 일정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본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와 정부의 가능한 주요인사를 총동원하여 총선에 투입하고 공개적으로 열린우리당 지지를 선언하는 등 이른바 '총선 올인' 전략을 구사하였다. 또한 중앙선관위의 대통령의 선거 개입에 대한 정당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등 대응 여하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탄핵사태를 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수구보수집단의 행태에 맞불을 놓은 측면이 있고, 기자회견에서 재신임 문제를 총선과 연계시키는 등 일련의 사태를 총선에 활용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재신임 문제를 수시로 들먹이는 등의 파행적인 방식이나 지금의 상황을 '친노' 대 '반노'의 구도로 몰아가 돌아선 민심을 돌려세우려 할 것이 아니라 자주와 개혁을 일관되게 추구하는 정당한 방법으로 지지를 확보했어야 했다.

따라서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이라크 파병, 굴욕적 대미외교, 자신의 공약을 손바닥 뒤집듯 뒤엎어 버린 반노동, 반환경정책 등 민중의 삶을 외면한 반개혁적 자세를 버리고 대통령에 출마하던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일관되게 개혁을 추진할 의지를 분명히 천명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진정한 변화와 개혁을 염원하여 분연히 떨쳐 일어나고 있는 국민들의 지향과 요구를 받들어 이 땅의 자주·평화·통일을 실현하는 일에 흔들림 없이 한 발 한 발 매진해 나아갈 것이다.

2004년 3월 16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
공동대표 : 김흥수, 변연식, 임종철, 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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