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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6] 9·26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범국민추모대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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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6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범국민추모대회
2009-09-26, 서울역 광장

△ 26일 오후 4시, 서울역 광장에서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범국민추모대회가 열렸습니다.

△ 용산참사 해결하라! 이날 집회에는 전주 평통사 이석영 대표, 이재호 사무국장을 비롯한 전주회원들과 군산평통사 김판태 사무국장, 배종열 상임대표, 변연식 공동대표님과 서울, 부천회원들이 참석했습니다.
 풍물 길놀이 사전마당과 엄광현, 김정은 씨의 노래공연으로 시작된 집회의 첫 순서는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 민주당 김희철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원내부대표, 창조한국당 김서진 최고위원, 진보신당 박김영희 부대표 등 야 4당을 대표한 인사들의 발언이었습니다. 박김영희 부대표는 "겨울에 일어난 일이 봄을 지나 여름을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유가족들의 마음은 계속 겨울이었을 것이다.유가족들 마음 속의 추운 겨울을 끝내기 위해서도 용산참사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용산 범대위 조희주 전국순회투쟁단장이 전국 순회 촛불문화제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류금신 씨의 노래공연에 이어 지난 14일부터 전국을 순회했다는 조희주 용산범대위 전국 순회 단장은 “잊혀져 가는 용산문제가 정말 잊혀져 가고 있는가? 전국을 돌아보니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다만 힘을 모아내지 못하고 있을뿐이며 보복이 두려워 한번도 서명을 한 적이 없다던 시민이 유가족을 보니 차마 그냥 갈 수 없어서 내게 어떤 불이익이 돌아오더라도 이번 만큼은 서명을 하겠다고 말한 분도 있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어린이책 작가 모임 김해원 씨는 추모사를 통해 "정부는 우리가 당신들을 잊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바로 우리 자신인 것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당신들을 통해 우리는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다시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하기에 당신들이 스러져간 그 자리는 더 이상 통곡의 벽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우리가 높이 쌓아만 왔던 세상을 허물고 더 넓게 나누는 세상을 만들도록 깨우쳐 주는 성지여야 합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 정영신 씨가 유가족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장성진 씨의 진혼무에 이어 정영신 씨가 유가족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정영신 씨는 “망루 농성으로 기소된 아홉 분의 재판에 다녀왔다. 이날 재판에는 지난 1월 20일 무자비한 진압작전을 펼친 경찰특공대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정말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검사들은 계속해서 그날 화재의 원인이 저희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 아니냐고 유도 심문을 했지만, 놀랍게도 경찰특공대원 중 그 누구도 화염병에 의해 불이 난 것을 본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철거민에 대한)분노와 적개심 때문에 거짓으로 진술을 했다고 증언한 사람도 있었다.게다가 경찰들은 처음부터 철거민들의 안전과 생명은 안중에도 없었고 철거민들이 죽든 말든 오직 상부의 명령에 따라 진압과 검거에만 힘을 쏟았다. 철거민들은 이 나라 국민이 아니라 테러리스트고 적군이었던 것이다. 저희 아버지를 포함한 다섯 분의 철거민을 돌아가시게 만든 것은, 화염병이 아니라 경찰이고, 바로 이 나라 정부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강실 진보연대 대표는 "이제는 정말 끝내야 하지 않겠냐면서 용산참사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일인시위도 삼보일배도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가 유가족이라고 생각하고 기필코 진실을 밝히자”라고 제안했습니다.

△ 몸짓 선언이 몸짓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몸짓 선언의 몸짓공연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몸짓 선언은 공연 중 발언을 통해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용산 참사 해결을 위한 위한 지난 겨울 추모대회에서 공연을 마친 저희들의 손을 용산 참사 유가족들이 잡아주며 춥지 않냐고 위로해 주었습니다”라며, “그 순간 ‘역시 민중은 누가 어디를 아파하는지를 아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영상 상영과 풍등을 날리는 상징 의식을 끝으로 참가자들은 범국민대회를 마쳤습니다.
 
9·26 범국민 추모대회 유가족 호소문
안녕하세요. 저는 고 이상림 열사의 며느리이자 지금 구속되어 있는 이충연씨의 처 정영신입니다.
다섯 유가족들을 대표해서, 여기 모여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지난 2주간 저희 유가족들을 따뜻이 맞이해주신 전국 방방곳곳의 시민 여러분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엊그제 저희 남편을 비롯하여 망루 농성으로 기소된 아홉 분의 재판에 다녀왔습니다. 이날 재판에는 지난 1월 20일 무자비한 진압작전을 펼친 경찰특공대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저도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 검사들은 계속해서 그날 화재의 원인이 저희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 아니냐고 유도 심문을 했지만, 놀랍게도 경찰특공대원 중 그 누구도 화염병에 의해 불이 난 것을 본 사람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분노와 적개심 때문에 거짓으로 진술을 했다고 증언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경찰과 검찰이 자신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로 철거민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것입니다. 이런 억울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여러분...
게다가 경찰들은 처음부터 철거민들의 안전과 생명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철거민들이야 죽든 말든 오직 상부의 명령에 따라 진압과 검거에만 힘을 쏟았다고 말했습니다. 철거민들은 이 나라 국민이 아니라 테러리스트고 적군이었던 것입니다. 저희 아버지를 포함한 다섯 분의 철거민을 돌아가시게 만든 것은, 화염병이 아니라 경찰이고, 바로 이 나라 정부입니다.
언젠가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구속된 저희 철거민들의 무죄가 입증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사기록 3천쪽이 필요합니다.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 죄없는 철거민들을 괴롭히지 말고 어서 수사기록 3천쪽을 공개하십시오.
돌아가신 분들의 소원은 아주 소박한 것이었습니다. 누구처럼 일확천금을 바란 것도 아니고, 한 가족이 오손도손 살 수 있게 장사를 계속해서 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고 앉아서 수조원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눈꼽만한 보상을 해 주기가 싫어서 용역깡패를 동원하고 경찰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죽였습니다.
사람의 목숨보다 돈이 중요하다는 재개발 정책이 바뀌어야 합니다. ‘용산 참사’는 서울시 용산구만의 일이 아닙니다. 뉴타운이다, 재개발이다 하면서 전국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는 살인 재개발은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서민들을 내쫓고 가진 사람들의 배만 불리는 정부와 서울시 정책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이라도 저희 철거민들의 절박한 호소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돌아가신 분들이 생전에 바라셨던 대로, 저희 철거민들이 계속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주십시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며칠 전 국회 청문회에서 ‘총리가 되면 용산을 방문해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참사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쁨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운찬 후보자님,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고인들과 저희 유가족들을 위로해 주십시오. 정부의 책임을 시인하고 철거민들의 생계대책을 마련해 주십시오. 학자로서 평생 쌓아오신 양심을 믿겠습니다.
저희 유가족들은 지난 8개월 동안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저희 유가족들을 국민 여러분들이 보살펴 주셨습니다. 이 나라 정부가 버린 우리를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도와 주셨습니다. 전철연-범대위 식구들, 국회의원들, 문화예술인들, 그리고 저희를 위해 매일 기도를 해 주시는 여러 종교인들. 저희는 여러분 덕분에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면 추석입니다. 추석 전에는 돌아가신 분들의 장례를 치르고 싶습니다. 그리고 추석에는 온 가족이 집에 모여서 차례상이라도 올려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설날에 이어 추석마저도 상복을 입고 지낼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런 희망조차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유가족들의 피맺힌 절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들릴 수 있게끔 목소리를 모아 주십시오. 추석 전에는 용산 참사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들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저희는 여러분을 믿고, 또 여러분의 힘으로, 쓰러지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09년 9월 26일
용산 참사 유가족을 대표해서 정영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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