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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9] 백두대간 주능선이 폭격에 신음한다[연합]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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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주능선이 폭격에 신음한다> 2004/05/18 13:50 송고


(영월=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백두대간 대표적 주봉인 해발 1천560m 태백산 장군봉.

이 봉우리에 올라 남서쪽을 바라보면 시뻘건 속살을 드러낸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맑은 물, 넓은 들로 인해 '냇들'로 불리던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천평리에 있는 공군 필승사격장이다.

태백산 초입인 유일사 근처에만 가도 폭격을 위해 급강하하는 폭격기 굉음이 들려온다.


중심은 영월군 상동읍 천평리이지만 태백시 혈동, 경북 봉화군 춘양면 우구치리등 3개 지역에 걸쳐있다.

면적은 서울 여의도 면적(89만여평)의 20배에 달한다.

최근 주한미군 폭격장인 매향리 쿠니사격장 폐쇄 방침을 계기로 이 필승사격장 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상동읍번영회를 중심으로 태백시 현안대책위원회 등 인근 지역 사회단체들이 필승사격장의 폐쇄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태백산 미군폭격장 설치반대 투쟁위원회(미폭격장반투위)를 구성한 주민들은 지난 3일부터 필승사격장 공군부대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당초 쿠니사격장 폐쇄 이후 필승사격장이 미군의 사격장으로 대체사용될 것을 우려했던 미폭격장반투위는 미군의 필승사격장 사용은 이미 2년전부터 시작됐으며
그 계획은 쿠니사격장 반대운동이 범사회적 문제로 확산된 지난 2000년께부터라고 지적했다.

당시 쿠니사격장을 관리하던 미국 군수산업체 록히드마틴사 기술진들이 필승사격장에서 공사를 실시했고 이때 미군의 주력 폭격기인 A-10 사격용 타깃과 콘트롤타워가 건설됐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난 81년 한국이 부지를 제공하고 미국이 장비와 기술을 공급해 건설한 필승사격장은 폭격기의 전자전 훈련장으로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어 양국 모두 이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필승사격장은 단순히 목표물에 폭격을 하는 쿠니사격장과 달리 임무를 부여받은 폭격기들이 인근 산봉우리 곳곳에 설치된 레이더를 피해 폭격연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방부가 필승사격장을 쿠니사격장을 대신해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해도 미군과 한국군이 모두 동일한 기종의 폭격기를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비전문가인 주민들이 이를 확인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미폭격장반투위는 백두대간 심장부를 폭격하고 소음공해와 토양.수질오염을 일으키는 필승사격장의 완전폐쇄를 외치고 있다.

태백생명의 숲 홍진표 사무국장은 "백두대간 심장부에 대한 폭격은 일제의 쇠말뚝보다 더한 일"이라며 "20년 넘게 계속된 폭격과 비행 소음으로 태백산 일대는 포유류가 살지 못하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b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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