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13] 효순미선 16주기 추모행사 ㅡ 평화공원 설계도 공개, #Sosorry2002 릴레이 운동 시작
평통사
view : 4025
일시: 2018.6.13(수), 장소: 효순미선평화공원 부지
효순미선 16주기 추모행사
전쟁연습을 하고 이동중인 미군들의 부교 궤도차량에 신효순 심미선 두 여중생이 목숨을 잃은 지 16년이 지났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2002년 6월 13일도 올해처럼 지방선거가 치러졌으며 월드컵도 열렸습니다.
시민들의 힘으로 추모비을 만들고, 추모비를 세울 평화공원 부지까지 사고현장에 마련한 가운데, 평화공원 조성사업은 이제 2단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추모관 등 설계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토지측량 결과 우리가 마련한 설계안대로 평화공원을 조성하려면 미 2사단이 세운 추모비를 이전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이에 우리는 미군추모비를 2사단 내로 이전해줄 것을 미 대사관과 미군 측에 여러차례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미 측은 4월 18일 보내온 공문에서 “이전 및 철거(removal)는 한국정부와 소유권자들(property owner)이 결정하라”는 요지의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이는 자신들의 책임을 한국에 떠넘기는 것으로서, 이 같은 사정으로 인해 올해 16주기 추모제에 맞추어 공원 조성을 완료하려는 계획은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올해도 예년처럼 충정로 기장총회선교교육원 앞뜰에 임시로 세워진 추모비를 이동하여 추모제를 진행했습니다. 또 15주기 추모그림을 제작한 작가들이 중심이 되어 두 여중생을 잊지 않고 기억할 뿐 아니라 진상을 반드시 규명하자는 다짐을 모아내고 평화공원 조성 기금도 마련하기 위해 "#SoSorry2002" 릴레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15주기 효순미선 추모웹툰 (왼쪽부터 이진석, 최정민, 조아진, 박비나 작가의 작품)
한편, 판문점선언에서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선포되고 남북간 적대행위 전면 중단, 전쟁 위험의 실질적 해소, 군사적 신뢰 구축과 단계적 군축이 합의되었습니다. 또한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판문점선언을 이어받아 이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합의가 도출되었습니다.
이에 참가자들은 휴전선 접경지역에서의 전쟁연습이 축소, 폐지되어 더 이상 대북군사훈련으로 인한 주민들의 희생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미군장갑차 압사 사건 진상규명은 물론 불평등한 한미소파 개정 등 한미관계를 평등한 관계로 전환시키는 일에 한미 양국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오전 10시 45분부터 마을입구에서 추모행진을 시작한 참가자들은 두 소녀의 영정, 만장과 흰 국화를 들었습니다. 중간에 흰 천을 가르는 상징의식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추모 춤은 양혜경 선생이 해주었습니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영정을 내려놓고 헌화를 하며 두 여중생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했습니다.
사고현장 헌화를 마친 참가자들은 시민모금으로 마련한 평화공원 부지 위에서 추모제 본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우성 인천평통사 청년부장의 사회로 추모의례를 했습니다.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 안김정애 대표의 인사와 추모말씀을 들었습니다. 안대표는 전날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주한미군에 의한 억울한 죽음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홍주 평통사 공동대표는 어제의 북미 정상회담은 실로 꿈같은 일인데 이런 역사적 합의에 따라 북미관계 정상화에 맞게 한미관계도 평등한 관계로 재정립되어야하고, 따라서 두 소녀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도 반드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수 방기순 선생이 "자신들의 아이도 15살이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추모 노래를 불렀습니다.
추모사를 하는 남재영 목사(오른쪽 아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남재영 목사는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과 불평등한 한미소파의 문제에서 비롯된 여중생 참사는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비극과 성주에 기습배치된 사드 문제와 본질적으로 같다고 하였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새 역사가 시작되고 있는만큼 평화의 미래에는 이 같은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할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북미수교와 주한미군 철수가 되도록 마음을 모으자고 하였습니다.
김천 율곡중학교 김민성 학생은 두 여중생에게 추모편지를 띄웠습니다. 16년전 효순이 미선이와 동갑내기인 민성 학생은 "16년 전 나의 친구 효순, 미선이에게"로 시작하는 편지글에서 소성리에 들어와 있는 사드와 미군에 대한 생각, 효순미선에 대한 안타까움 등을 적어 참가자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 편지글 전문 보기
신임공동대표인 4.16재단 이사장 김정헌 화백은 편지글 형식으로 추모사를 해주었습니다. 건축가 이윤하 선생이 자신이 설계한 구상을 소개했습니다. 이윤하 선생은 "하늘로 가는 집"이라는 주제를 담은 추모관과 평화공원이 속히 조성될 수 있도록 한미당국의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박석분 평화공원 조성위 집행위원장이 참가자 소개를 했습니다.
#SoSorry2002(소쏘리) 릴레이 운동에 대해서는 시민추모비 작가 김운성 선생이 설명했습니다. 작가들이 작품을 온라인상에 내놓아 판매를 하면서 홍보도 하는 운동입니다.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김작가는 16주기 추모제를 맞아 저금통도 4천개를 제작했으니 모금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촛불의 시작이 된 두 소녀를 기억하며 촛불 모양의 종이를 시민추모비에 거는 상징의식을 진행했습니다. 상징의식을 마친 후에는 양혜경 선생이 행진할 때 갈랐던 흰 천을 소지하는 의식을 진행했습니다. 이 날 추모제에는 15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SBS, 한겨레, 뉴시스 등이 취재, 보도 하였습니다.
효순미선 추모 평화공원 조감도
오늘 추모행사에는 예년보다 훨씬 많은 150여명이 참가하여 평화공원 조성과 진상규명 등 남은 과제 해결 의지를 높였습니다. 천주교 성가소비회 수녀님들, 멀리 거제에서 온 이상철님을 비롯한 평화공원 조성위원들,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온 평통사 회원들, 민주노총 엄미경 통일위원장 등 민주노총 간부와 노동자들, 평화재향군인회, 향린교회, 경기북부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을 비롯한 인근 지역 사회단체 회원들이 참가했습니다. 박진석 민변미군문제위원회 위원장도 참가했고 강제숙 선생은 일본에서 평화운동하시는 스님들을 모시고 참가했습니다. AWC 한국위원회 허영구 대표를 비롯한 회원들도 참여했습니다. 특히 이 날 은평구 마을공동체에서 학부모들이 아이들과 같이 참가하여 뜻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언론들의 관심도 높아 SBS, 한겨레, 뉴시스 등이 취재했습니다.
연합뉴스 보기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6/13/0200000000AKR20180613048300060.HTML?sns=co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