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피해자] 1970-1980년대 합천지역 원폭피해자 실태 자료 등 자료집 발간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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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집을 엮으며」
1970-1980년대 합천지역 원폭 피해자들의 실태 파악과
한국 원폭 피해자들의 활동 역사를 복원하다
『1970-1980년대 합천지역 한국원폭피해자 조사 자료집』을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 전달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이규열 협회장(왼), 평통사 고영대 공동대표(오)
현재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 등록된 피폭 1세는 1,992명(2021년 12월 31일 기준)만 남아 있습니다. 일제의 불법적 식민지배와 강제 동원, 미국의 원폭 투하로 인한 핵의 참상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이들의 평균나이는 86세로 몇 년 후면 피폭의 산 증거가 모두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피폭 2, 3세 후손들은 일부 암·만성질환과 희귀 중증 질환 유병률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데도 지금까지 부모의 피폭과 후손의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가 2019년부터 수집한 피폭자 증언서를 분석한 국제신문에 따르면 피폭 1~2세가 동시에 아픈 경우는 63%로, 피폭의 고통은 대물림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일본에 이어 제2의 피폭 국가인 한국이 피폭 76년이 다 되도록 단 한번도 한국원폭피해자 규모와 피해정도, 피해 구제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이루어진 적이 없어 한국원폭피해자에 대한 기록과 자료들이 흩어져 있거나 유실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2020년 10월,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심진태 합천지부장은 <원폭 민간법정> 준비 세미나에서 1970년대 합천지역 원폭피해자 실태조사 관련 기록을 자료화했으면 한다는 소망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에 제기했습니다.
1970년대 합천지역 원폭피해자 실태조사 관련 기록들은 심진태 지부장이 “이게 다 역사고, 훗날엔 분명 필요한 일이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한 장 한 장 서류철로 만들어 보관해왔던 것인데 작성된 지 50여년이 지난 것이라 종이가 낡고 부스러진 부분이 꽤 되어 보존이 시급했습니다.
원폭피해자 구술 채록 활동을 벌이는 평통사 청년들이 2020년~2021년까지 여러 차례 합천원폭자료관을 오가며 스캔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오래되고 낡은 종이가 부스러질까 걱정되어 총 11권, 4,000여 쪽에 달하는 기록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스캔했습니다.
자료의 생산 목적과 경위, 배경 등에 대한 명시적인 기록은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자료설명은 심진태 지부장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언론보도와 인터넷을 뒤져 보완했습니다. 또 자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된 사항을 중심으로 한국원폭피해자 활동역사를 일지형식으로 정리하여 첨부했습니다.
심진태 지부장의 증언과 관련 일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은 한일협정 체결을 계기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한국원폭피해자들과 일본 핵금회의가 파견한 <속죄의 의료단> 활동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후 전문가들의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 및 풍부한 자료 해설을 기대합니다.
「1972년 합천 원폭 피해자 조사서」, 『1972년 회원 신상기록부 (총 3권)』, 「원폭 피해자 실태조사 1975년」, 『1970-80년대 회원 신상 카드 (총 6권)』은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창립 초기인 1970-80년대 합천지역 원폭 피해자의 실태 파악과 한국 원폭피해자들의 활동 역사를 복원하는 데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자료입니다.
이들 기록은 피폭 27년~35년이 지난 1970~80년대, 피폭 1세들의 청·장년기의 기억을 바탕으로 피해 지점에 간 사유, 근무지 및 당시 직업, 피폭 당시 위치 등에 대한 생생한 기록을 담고 있어 일제의 강제 동원, 미국의 원폭투하로 인한 피해 실태를 조사·추적하는 데서도 가치가 있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가 유실된 한국원폭피해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연구와 피폭의 참상을 알리고 원폭 투하의 불법성을 입증함으로써 한국원폭피해자의 인권과 정의를 실현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이 자료를 엮는데 지원해주신 4.9 통일평화재단에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자료집을 발간하여 기증/ 납본하였습니다.
본 자료집은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원폭자료관, 합천군청, 49통일평화재단,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국가인권위원회, 국사편찬위원회, 국회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강제동원역사관, 대한적십자사 등에 기증/납본 하였습니다.
기증/납본을 받은 기관에서는 귀중한 자료를 보내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는 자료집을 받고 "처음엔 어떤 취지로 온 건지 잘 몰랐는데 내용을 보니까 굉장히 소중한 자료라고 생각했습니다. 잘 비치해두고 열람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또한 대한적십자사에서는 올해 원폭피해자백서를 발간 예정중인데 귀중한 자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 만드는 백서에 활용하고 업무에도 참고하겠다."고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 밖의 기관에서도 소중한 자료를 잘 비치해두고 연구에 쓰겠다는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자료집은 위 기관에서 찾아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원폭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기증/납본한 자료집에 관한 후속 조치(2023.6.19 현재)
자료집에 실린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기증·납본했던 자료 일체를 수거 또는 폐기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에 본 자료의 회람을 원하시는 분들은 합천원폭자료관에 문의하시거나 연람확인서를 작성하고 연람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