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9] 청년,청소년 모임 제주 평화기행 5탄 - 제주를 두고 떠나며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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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청소년 모임 - 제주 평화기행 3탄]
제주를 두고 떠나며
평통사 청년, 청소년 모임은 처음으로 2박 3일간 제주 평화기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기행에서 청년, 청소년 모임은 해군기지 건설로 주민들이 투쟁을 하고 있는 강정마을과 4,3 항쟁 유적지를 둘러보았습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도 갖고, 재미교포 청년들의 한국 체험단 프로그램인 KEEP 참가자들과 교류회도 가졌습니다.
보고는 조를 셋으로 나누어 강정마을, 4·3 항쟁 유적지, KEEP 참가자들과의 만남, 이렇게 주제별로 맡았고, 보고 양식도 다양하게 감상문이나 기행문 형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원래, 당일 일정이 끝나고 보고를 올릴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많아 새벽 1시 이후에 공식(?) 일정이 끝나는 바람에 청년, 청소년들이 글과 사진을 정리해서 올리기에 어려웠습니다.
빡빡한 일정 중에도 청년, 청소년들이 열심히 정리한 글을 중심으로 우선 보고하고, 추후에 좀 더 보완하겠습니다. |
어느새 마지막 날이다.
흔들리던 갑판에서 어두운 바다 한 가운데의 제주를 확인하고, 환호했던 순간이 아직 생생하기만 하다. 그렇게 시작된 제주평화기행이었다. 입이 굳어버렸던 KEEP 참가단과의 만남, 심장을 찔러대는 듯 아픔속의 평화박물관, 곳곳의 유적들, 그리고 어느 해변에서의 즐거웠던 시간, 아쉽기만 한 헤어짐의 순간, 진솔한 뒷풀이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마지막 밤은 서귀포 면형의 집에서 숙식을 했다. 주로 종교인들이 머물다 가는 곳인지라 정갈함이 묻어나는 곳이었다. 전 날 뒷풀이의 피곤함에도 모두들 부지런을 떨며 아침을 맞았다. 직접 준비한 김치찌개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협재해수욕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검은 현무암과 새하얀 모래와 조개껍질로 이뤄진 해변, 에머랄드빛 물빛까지 모두가 탄성을 지를 만큼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소감 이야기 후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부르는 오늘의 기자(붉은 티셔츠)
잠시 발을 담그고, 제주평화기행에 함께 한 모든 분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소나무 숲 그늘 아래에서 2박 3일, 3박 4일의 일정동안 서로 배우고 느낀 것들을 허심하게 이야기하였다. 청소년, 청년, 실무진까지 폭넓은 연령대와 다양한 지역의 차이를 넘어 오직,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한 마음으로 모인 우리들이었다. 마지막 소감을 이야기하는 그 자리에서 그러한 마음들이 더욱더 빛을 발했다.
첫째 날부터 일일보고하며 글을 썼던 수진이. 진로에 고민 많은 소녀에게 그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KEEP 청년들과의 만남, 그리고 나눴던 통일이야기, 해군기지 건설 반대의 이야기까지 세상과 더욱 가까워진 것이 뿌듯하다고 했다.
아빠의 제안과 비행기를 탄다는 설렘에 시작했다는 지윤이. KEEP 청년들과의 게임이 가장 즐거웠다고 한다. 그 외의 많은 즐거움 속에서도 평화박물관에서 느낀 슬픔들을 지울 수 없다한다.
해수욕장에서 유난히 신나하던 승하. 오직 관광의 섬 제주가 아닌, 근현대사의 모진 역사를 지닌 제주임을 새로 알게 되어서 좋았다고 한다. 더불어 꽤 오래 걸어야 했던 올레길과 바쁜 일정들이 조금은 힘들었다고 솔직히 이야기하였다.
KEEP 청년들과 대화하는 재미에 푹 빠졌던 민하. 승하와 달리 올레길의 풍경이 너무 멋있었다고 한다. 걸으면서도 쉼없이 셔터를 눌러대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KEEP 청년들과의 교류활동 속에서 서로를 알아며, 게임도 함께 하고 매우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뒷풀이 때, 수능 D-100일 기념 이벤트까지. 민하 역시 많은 것을 느끼고 즐겼던 시간들었으리라.
이번 행사에서 스스로가 적극적이 못해서 아쉬웠다는 정민이. 고등학교 때는 관광만 했었지만 어느새 청년이 되어버린 지금에 제주 4.3항쟁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문제 관련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KEEP 청년들과의 교류활동은 새로운 이들 속에서 즐거웠다고 하였다.
평통사 청년/청소년 제주평화기행 팀장 서진이. 팀장이라는 책임감과 함께 신경 못써서 아쉬워하는 부분이 많았나 보다. 실무적인 일들, 바쁜 일정 속에서 서로 얘기를 많이 나누지 못한 것이 더욱 아쉬웠다한다. 그럼에도 어린 청소년들이 열심히 해줘서 또 무척이나 고마워했다. KEEP 청년들과의 만남에서 느낀 감동들을 후에도 꾸준히 이어가자고 마무리를 해주었다.
푸르른 바다가 마냥 좋았다는 종현이. 제주도에 있다, 라는 것과 더불어 제주4.3항쟁 유적지도 둘러보고하는 것이 좋았다 한다. 첫째 날부터 인터넷 때문에 애먹었던 일일보고와 바쁜 일정들이 부담스러웠다고도 이야기하였다.
향후에도 평통사 청년/청소년 기행프로그램이 잘 되길 바란다는 주은이. 3일 동안 많은 일들 속에서 많이 배우고 공부했다고 운을 뗐다. 제주의 세세한 역사를 알게 돼서 좋았다한다. 또한, 조별활동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임하던 청소년이 너무 예뻤다고 한다. 그리고 KEEP 청년들과 나눈 많은 이야기, 우리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해서 뿌듯하였다고 하였다. 더불어, 보다 더 서로를 알아갈 수 있었던 뒷풀이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역시나 부담스러웠던 일일보고와 바쁜 일정은 조율이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실무진에서는 아직 어린 우리들에게 제주에서의 기억이 오래갔으면 한다는 바램과, 처음이라 불안했지만 무사히 사업을 마쳐서 다행이다는 안도감, 바쁜 일정에서도 서로 도와가며 함께 잘 해서 고맙고, 예뻤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특히, 이번에 청소년들도 함께한 만큼 많은 관계들이 보다 발전해서- 이후에 평통사 청소년/청년 모임이 더욱 잘 되길 바란다는 격려와 기대감까지 비춰주셨다.
이렇게 서로의 생각을 다시 확인하고, 점심 식사 후 각각 항구와 공항으로 이동하였다. 떠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듯 하늘엔 잔뜩 먹구름이 끼어 있었다. 필자의 소감과 같은 하늘이었다. 제주 4.3항쟁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죄스러움,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의 경우에는 이제야 알게 된 것에 더더욱 죄스러운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순수한 열정을 지닌 청소년들, KEEP 청년들과 함께 해서 무척이나 행복하고 편안했던 시간이었다. 그들과 우리 청년들이 있기에 밝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5시간여 동안 쇳덩이에 의지해서 바다에 떠 있으면서도 불안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제주도를 떠나며
글 / 서종환(청년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