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6] 서울_노동분회 회원들의 강정 지킴이 활동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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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제주 강정마을에 노동분회원들 다섯 명이 다녀왔습니다.
짧게는 1박 2일, 길게는 3박 4일동안 제주 강정 지킴이 활동을 했는데요.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참여한 분회원들은 여러 가지 느낌과 생각과 다짐을 하게된 것 같습니다.
![](http://www.spark946.org/renew/prog/data/cheditor4/1211/a5d55944218b75ca5d297d963518a53c_7wrdrc5fcabF3WqjGyeoLLU2.jpg)
요즘 강정 해군기지 공사를 조금이라도 막아보려고 공사장 정문과 해군기지 사업단 정문앞에서 지킴이들이 앉아 있지요. 그러면 경찰병력이 보통 1시간이나 1시간 30분에 한 번씩 들이닥쳐 지킴이들을 끌어내고 길 가장자리에 고착시킵니다. 그 사이에 포크레인이나 공사차량이 드나들도록 하는 것이죠.
한 차례 끌어냄과 고착을 당하고 나면 온 몸의 기운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지만, 조금 지나면 괜찮아집니다. 다음 고착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그 때는 강정천에 나가보기도 하고요. 강정마을에 처음 온 분회원도 있으니 당연히 한 차례 고착이 끝난 후 강정천에 가보았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운 강정 앞바다... 오탁수 방지막이 끊어져있고, 멀리 케이슨 제작장도 보이고, 굴착기가 땅을 파내고 매립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이 없다면 더 없이 아름다울 강정 앞바다...
![](http://www.spark946.org/renew/prog/data/cheditor4/1211/a5d55944218b75ca5d297d963518a53c_Unygm1NaKEFeydakPND8DqPSMpYf.jpg)
27일(토), 오전 7시, 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100배을 올립니다. 노동분회원들도 모두 함께 했지요. 나중에 서로 100배를 올릴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처음에는 정말 각자가 다양한 다른 생각을 했는데, 나중으로 갈수록 정신이 집중되면서 무언가를 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강정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나 자신의 평화.... 이런 것이었지요..
백배를 드리는데도 경찰병력이 왔습니다. 기지사업단 정문을 막지 않고 공사장 정문으로 가서 고착시키고 공사차량을 통행시켰습니다. 어젠 백배를 드리는 사람들을 한쪽으로 몰아대는 우스운 장면을 경찰이 연출했는데, 아마도 절 하는 사람을 몰아대는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기라도 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까 두려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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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분회원 한 회원이 서로의 몸을 밧줄로 묶으면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지 않겠냐는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잠시 뒤, 경찰병력이 몰려옵니다. 재빨리 서로의 몸을 밧줄로 묶습니다. 노동분회원 5명, 그리고 지킴이 두 명.
우린 서로의 몸을 묶고 '누가 나에게 이길을' 노래를 불렀습니다.
간간히 내려던 비는 어느새 폭우가 되어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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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들은 우리를 에워싸고 상황을 보더니 결국 공사장 정문 쪽으로 차량을 통행시키기로 작전을 바꿉니다.
공사장 정문은 여유공간이 없어 도로를 전부 막아야 하고, 차량이 드나들기 위해서 큰 차량이 90도로 꺾어져야 해서 대부분 기지사업단 정문을 통해 차량을 통행시키는데, 우리의 저항이 어쩔 수 없이 공사장 정문을 선택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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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증입니다. 경찰관은 이름표를 단 복장을 해야하고, 체증을 할 때도 소속과 이름을 밝혀야 합니다 .
그러나 강정에선 이런 것을 절대로 지키지 않는 경찰입니다.
지금 체증하는 경찰에게 항의했는데, 묵묵부답.. 계속 체증을 합니다.
이렇게 항의할 때, 카메라를 내리고 슬그머지 뒤로 빠지는 경찰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미동도 않고 계속 체증을 합니다.
공사차량이 지나가면서 이 친구를 거의 칠 듯이 지나갑니다. 주변에 있던 경찰들이
'인혁아~' 하며 조심하라는 제스츄어를 합니다.
'당신의 성은 무엇입니까? 인혁씨.'
그렇게 물어도 아무 대답 없이 계속 체증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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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는 고착하는 시간이 두세 시간 간격입니다. 조금 더 여유가 생겼으니 강정포구를 지나 문을 열었다는 달팽이 카페에 가보았습니다. 차량을 개조해서 카페를 열었는데, 여기서 맛본 더치커피와 이브릭 커피의 맛이 좋습니다. 달팽이 카페에서 바라보는 강정 앞바다는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http://www.spark946.org/renew/prog/data/cheditor4/1211/a5d55944218b75ca5d297d963518a53c_tSAg5lnqaAu2Qr5g.jpg)
구럼비가 갇히기 전, 할망물 식당 세프 종환삼촌이 기지사업단 정문에 중덕이와 함께 나타났습니다. 낮에 함께 기지사업단 정문을 지키려고 나오는데, 이 날은 중덕이도 함께입니다.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여전히 제주 강정에서 고생하시는 김종일 팀장님과 김영재 회원, 구속된 박석진 회원, 그리고 지킴이들....
그들과 함께한 며칠... 고맙고 뿌듯하고 미안하고...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