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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7] 한 선생님이 제자들에게 쓴 평택이야기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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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스승의 날이 가까왔다고 대학생인 제자들이 찾아왔어요.

요즘 젊은이들은 넘 바쁘잖아요.

제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제자들인데 오랜만에 (거의 일년만에) 만나다보니 이 친구들이 평택

문제에 대해 조중동이 말하고 있는대로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사실을 말해 주었더니 촛불집회에라도 참가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 제자들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

어요.

이렇게 몇 분만 이야기하면 이토록 잘 이해하는 사람들을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틀린 판단

을 하고 살아가게 하다니....

또한 우리도 홍보를 더 강력하게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집에 돌아와 이 내용을 제자의 싸이에 올리면 그의 많은 친구들이 읽게 되리라는 희망으로 편지를

썼어요.

나의 제자들처럼 생각하고 있는 우리 평통사 회원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설득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편지를 옮깁니다. ---물론 저보다 훨씬 더 잘 하고 계시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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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 집에 잘 들어갔겠지?

지금쯤은 아르바이트하는 회사로 가기 위해 졸린 눈을 억지로 떠야겠구나.

나는 오늘이 놀토라서 더 자도 되는데 학교갈 때 일어나던 시간이되니 저절로 눈이 떠졌단다.

어제 하던 이야기를 좀 정리해주는 것이 너의 이해를 도와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쓴단다.

너의 친구인 젊은이들도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기에 너에게 이미 말한 것도 다시 한번 정리하여

쓸께.

요즘 일어난 가슴아픈 대추리 사태의 본질은 땅의 소유 문제라기 보다는 한반도의 평화에 있단다.

주권이 있는 국가에 다른 나라의 군대가 50년 넘게 주둔하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백번 양보

해서 명분을 준다면 그건 미군이 북한의 남침을 방어한다는 구실 때문이었지.

그런 미군이 한강 이남으로 재배치되는 것은 단순한 지리적 이동이 아니라 주한 미군의 성격이 바

뀌는 즉, 미군의 전략이 바뀌는 변화란다.

"방어군"에서 "아태기동군화"로.

이것을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라고 하더구나.

"유연성"이란 낱말은 이미지가 좋은 말처럼 보이는데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고생하는 낱말의 대표격

이지.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라 하면 노동자를 아무 때나 마음대로 해고하는 것을 의미하고 "전략적 유

연성"은 방어군이 침략군(?)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고.문제는 우리 정부가 이미 이 "전략적 유연

성"에 미국과 합의를 해 놓고 이것이 의미하는 것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달리 표현하면

국민을 속이고) 평택을 밀어부치고 있는 거야.

미군이 전략을 바꾸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 북한은 군사적으로 사망선고(이것은 북한의 전투기등이 거의 고물 수준이고 게다가 기름이 없

어서 전투기 한 대의 일년 훈련 시간이 4시간 밖에 안되는 등 이미 이야기 했지?)를 받았기 때문

에 방어군으로서 할 일이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동북 아시아에서 어떤 분쟁이 발생할 때 즉

각 개입(이라크 침략을 생각해 봐) 하는 것을 뜻한단다.

옛날 식민 국가들은 직접 식민지에 들어가 통치를 했지만 지금은 중요 요지에 군대를 파견하여 석

유 등 자원을 확보하고 이익을 빨아들이는 수법으로 관리한단다.

이라크 침공만 해도 명분은 대량살상무기를 없앤다는 것이었지만 그 무기는 눈을 씻고 찾아 보아

도 없었고 석유를 빼앗기 위해서였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잖아.

우리의 경우에 예를 들어 중국과 대만 간에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이 대만을 편들어그 문제에 개입

하게 되고 중국은 미군의 베이스 기지인 우리나라를 공격하겠지.

그러면 우리나라는 청일 전쟁이 우리 땅에서 일어났을 때처럼 아무 잘못도 없이 전쟁에 휘말리겠

지.

그때 돈많고 힘있는 사람들은 전부 해외로 도망가겠지만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미사일이 우리

머리 위로 떨어지지 않기만 기도할 수 밖에 없겠지.

만약 미군이 평택으로 기지를 확장이전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정말 경작

권만이 문제라면 농민들이 이기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농민들이 그 무서운 경찰과 군대를 상대로도 저항을 계속 하는 것은 그 땅이 지켜지는 것

이 자신의 경작권을 지키는 동시에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란다.

비장하게 표현하자면 우리 민족의 운명이 걸린 너무나 큰 짐이 늙으신 농민들의 어깨에 지워져 있

는 형국이야.

이게 너무 가슴아프고 죄송하게 느껴지는구나.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주한 미군 스스로도 2008년까지 12,50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이미 평택에는 400만평의 미군기
지가 들어서 있기 때문에 394만평이나 더 확장할 필요 없이 있는 기지로 들어가면 되지 않겠니?
---이건 우리의 희망이고, 확장 면적을 줄이거나 확장하지 않도록 미군과 정부는 재협상에 들어가
야 한단다.


오늘 한겨레 신문을 읽어 봐.

대추리와 같은 처지에 놓인 일본의 마을에서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지.
그리고 조중동 신문들은 사람들의 정확한 판단을 돕기는 커녕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하기 때문에.

*윤아, 내가 요즈음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었어.
내용도 감동적이었지만, 후기를 읽다가 눈에 확 뜨이는 글을 발견했어.
한비야는 원래 오지 여행을 7년간 하고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중국 언어연수(너처
럼)를 거쳐 지금은 긴급구호 단체인 월드비젼의 팀장으로 일하고 있단다.

전쟁이나 기아로 죽기 직전인 사람들만 만나고 다니다보니 항상 상황이 급박하고 자신이 죽을 뻔
한 적도 여러 번이고 하여 "힘들어 죽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대.

그러면 "누가 너더러 그런 일을 억지로 하라고 시켰느냐, 하기 힘들면 당장 그만 두어라"라는 소리
가 머리 속에서 들려 온대. 그 즉시 내면에서 솟아나는 생각은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만 둘 수 없다"는 거야.

내 눈을 확 뜨이게 한 건 이게 아니란다.

이토록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며 일하는 한비야가 그 다음에 이렇게 쓰고 있어.
긴급구호가 정말 꼭 필요하고 보람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어찌 보면
이 일은 남이 휘질러놓은 일의 뒤처리가 아닐까 생각이 든대.

예를 들어 복도에 물이 넘쳐 흘러 곧 방 안까지 물바다가 될 상황이라 급히 복도의 물을 치운다고
생각해 봐.

수도꼭지가 잠겨 있으면 복도 청소는 힘들어도 한번만 하면 되잖아.
그런데 만약에 힘센 놈이 수도꼭지를 콸콸 틀어 놓고 절대로 잠그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면 복도
청소는 해도해도 끝이 없는 일이 되는 거지.

바로 현실이 그런 거야.

그래서 자기는 지금은 복도 청소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수도꼭지를 잠그게 하는 일을 하게 될 지
도 모른다고 쓰고 있어.

----이 지점에서 나는 눈이 확 뜨이면서 정말 기뻤단다.

그래, 사심 없이 진실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 곳에서 만나게 되어 있는 거야!!!
*유나, 대추리의 저항은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이란다.
우리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난 후 불행해진 많은 사람을 보살피는 일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
록 , 미국의 패권 전략에 희생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한 일 아니겠니?

평택 미군지기 확장 결정 이후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640여 일째 촛불집회를 해 온 대추리 이장님
이 이번 군경의 행정대집행 후에 노무편 대통령과 윤광웅 국방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를 소개하면
서 이글을 마칠께.

쫌 길었지? ㅎㅎㅎ
시험 공부 마니마니 해서 꼭 합격해~

너를 아끼고 사랑하는 선생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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