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6/29] 밴쿠버에서 열린 세계평화포럼에서의 아가타 호운 선생의 활약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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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캐나다 밴쿠버 국제 평화 포럼에서 반 한미 FTA 외쳐
“나는 이 자리에 양심적 선언을 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나, 아가사 헨은 미국인으로서 조국의 횡포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습니다. 그들은 FTA라는 조약 아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그들의 경제적 노리개 및 태평양 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뿐입니다.”
국내 ‘평화와 통일을 사랑하는 사람들’ (SPARK; Solidarity for peace and reunification of Korea)의 유일한 미국인 일원인 아가사 헨 씨는 지난 25일(한국 시간으로 26일) 캐나다 밴쿠버의 한 주립대에서 열린 국제 평화 포럼에서 캐나다 지인 들 앞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대에서의 미국의 영향’그리고 ‘한미 FTA의 악영향’이라는 부 주제 아래 강연을 가졌다.
30여 명의 현지 대학생 및 지인들이 참관한 가운데, 밴쿠버 국제 평화 포럼에서는 한 시간 반에 걸친 열띤 강연 및 토론이 펼쳐졌다.
정의 실현에는 국적 상관없어.. 양국 서민들의 안정적 삶을 먼저 고려해야
아가사 헨 씨는 2년 전만 해도 미국 고등학교의 평범한 영어 교사였다. 당시 국내에서는 효순, 미선 양의 장갑차 압사 사건 이후 대대적으로 행해진 한국민들의 광화문 촛불 시위가 이슈였는데, 이같은 상황을 지켜 본 그녀는 ‘얼마나 미군의 횡포가 심하기에 저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당시 한국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바로 알고자 그녀는 교사 일을 중단하고 무작정 한국 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었다. 이후 그녀는 국내 평화 자치 단체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녀는 해외 특히 영어권 나라들을 주루 방문하며 각종 포럼에서 이러한 강연을 갖는 것일까. 더군다나 한국인도 아닌 미국인이 우리 나라 협정에 관심을 갖고 전세계의 국제평화포럼에 참여, 직접 초빙 강사로 나선다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
강연 도중에 한 일본인 참관자가 그녀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아가사 씨. 당신은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미국인입니다. 아시아 변방의 나라, 대한민국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자국 FTA에 관련,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에 대한 아가사 씨의 답변이 오는 데는 단 2초도 걸리지 않았다.
“물론, 나는 한국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내가 한국인이 아니라서 한국을 도울 자격이 없는 건가요? 또한, 내가 이렇게 반 한미 FTA를 외치며 조국(미국)과 맞서는 것은 특정한 대상에 대한 원한성 행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는 조국에 대한 애국심이 무척 강한 사람입니다. 허나, 불공정한 FTA 조약으로 인한 조국의 국가적 경제 이익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부익부 빈익빈을 창출해내는 미국의 상술적 조약은 사실상 수정(modify)되어야 합니다. 현재 한국민들에게 우려되는 비 정규직 직장, 영화 산업 축소, 고가 서비스업 확장과 같은 요소들은 마치 12년 전 NAFTA 이후 멕시코의 경제적 난항을 일으킨 요소들과 너무나 비슷합니다. 나는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이지만 조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이와 같은 횡포에 대해 양심적인 가책을 느끼며 이에 무척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미국인인 내가 나서 조국의 횡포를 조금이나마 방지하고자 이렇게 나서는 것입니다. 이 것은 나의 조국인 미국과 대한민국, 두 나라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올바르고 공정한 FTA 체결에 앞서서 무엇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가. 그녀는 이렇게 답변을 이어간다.
“올바른 협정을 위해선 무엇보다 공정하고 합당하며 무엇보다 양국의 서민층이 먼저 안정된 가운데FTA가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서민들이 원하는, 서민들을 위한, 더 나아가 서민들의 안정적 직장을 보장해줄 수 있는 ‘서민층 위주’의 경제 조약이 우리에게 급선무입니다. 나라의 기둥을 이루는 서민들 없이 국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우선 영어를 공부해야
강연이 막바지에 이르자 청중들의 질의 시간이 이어졌다. 한 한인 학생의 ‘어떻게 불공정한 FTA를 방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가사 씨는 이렇게 답변한다.
“영어를 공부하셔야 합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인 관계자들은 이 질문에 난색을 보이며 어리둥절했다. 미국과의 반 외교를 외치는 상황에 당 나라의 언어를 배우라고? 무언가 모순적인 발언이 아닌가. 그녀는 이렇게 이어간다.
“영어는 미국에 국한된 언어가 아닙니다. 미국 이외 캐나다, 호주, 영국 등 많은 선진국 사이에서 영어는 주요 언어이며 한국 내에도 중고등학교에서의 영어 교육 또한 이미 보편적으로 널려있습니다. 영어 보편화를 적극 활용, 국민이 FTA의 불공정한 부분에 대해 직접 미 정부에 따지고 물을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모두가 힘을 모으고 자치 단체와 협력해 그 나라의 언어를 사용해 개개인이 ‘직접’ 따지는 힘을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그녀는 이렇게 덧붙인다.
“물론, 개개인은 작습니다. 그렇지만 개개인이 모이면 그 힘은 위대합니다. 나는 2년 전 두 학생의 장갑차 압사 사건 이후 광화문의 촛불 시위를 먼 미 대륙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나는 당신들의 연합심 및 단결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여기,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도 하는데 여러분이 하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 것은 당신들의 조국의 안녕과 번영이 달린 일입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냅시다.”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옴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