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7]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중단 촉구 전국 동시다발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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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핵전쟁위기 불러오고 동북아 대결 격화시키는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중단하라!
북한 핵실험과 인공위성 발사를 빌미로 한 한미 당국의 대북 군사적 압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대북 선제공격과 체제 붕괴까지를 상정한 ‘작전계획 5015’에 따른 한미 양국군의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이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되고 이에 맞서 북한도 선제공격을 공언하는 등 한반도에서 극한 대결 구도가 조성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의 북-미, 남-북 간 극한 대결은 동북아에서 미일-중러 간 대결도 한층 격화시키고 일본군의 한반도 개입과 침탈의 길을 더욱 활짝 열어주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민족의 생명과 한반도, 동북아 평화를 담보로 한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의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번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은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징후만 보여도 선제공격한다는 초공세적 ‘4D’(억제→교란→파괴→방어) 작전개념이 처음 적용된다. 이에 올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에 동원되는 한미 양국군의 전력과 훈련도 대북 선제공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표적인 선제공격 전력인 핵항모와 핵잠수함, B-2, F-22 등 스텔스 전폭기와 전투기 등이 동원되며, 이러한 선제타격 전력의 한반도 배치 소요 시간을 최대로 단축하기 위한 훈련도 병행된다.
한미 양국군은 이러한 선제공격전력으로 북한 핵미사일 시설 등에 대한 ‘족집게식’ 타격, 해병대의 북한 상륙작전과 내륙 진격작전, 특수부대의 핵과 WMD 제거 작전을 전개하며, 북한 지도부에 대한 참수작전 연습까지 실시한다. 나아가 북중, 북러 접경 지역을 포함한 북한 최후방 지역까지 점령하고 안정화(?) 작전 연습도 실시된다. 한 마디로 올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은 북한 체제 전복과 점령, 흡수통일을 노리고 있는 군사연습이라고 할 것이다. 선제공격이 헌법 등 국내법과 유엔헌장을 비롯한 국제법 위반이라는 사실은 새삼 지적할 필요조차 없다.
이에 북한도 “ … 군사적 대응 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 것” 이라며 한미 양국군의 대북 선제공격전력과 장비 등에 대한 선제타격과 청와대와 아태 지역 미군과 미군기지, 미 본토에 대한 보복전을 공언함으로써 전례 없이 초공세적인 대남, 대미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같은 북미, 남북 간 극한 대결과 위기관리 체계 부재는 사소한 군사적 충돌조차 걷잡을 수 없게 확전되어 2013년 봄의 한반도 핵전쟁위기를 능가하는 위기를 불러오거나 실제 핵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은 일본군의 한반도 침탈 명분과 기회를 확대해 주게 된다. 미일 신방위협력지침 개정과 안보법(전쟁법) 제․개정 과정에서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해 온 아베 정권은 미일 공동의 대북 선제공격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호시탐탐 대 한반도 군사적 개입을 노리고 있다. 초공세적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의 실시에 따른 한반도의 전쟁위기 고조는 한반도 재침탈을 노리고 개헌으로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아베 정권에게 좋은 구실을 제공해 줄 것이다. 한미일 합참의장이 지난 달 가진 화상회의에서 일본 합참의장이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공세적 한미연합연습에 따라 조성될 한반도 위기 속에서 일본이 기대(?)하는 숨은 야욕을 함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특히 이번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에서 수행될 한미 탄도미사일 방어 훈련은 기존 한미일 탄도미사일 방어 훈련(‘태평양 드래곤’)과 함께 사드 한국 배치와 한미일 3각 MD 및 동맹 구축을 위한 고리가 될 것이다. 일본군의 집단자위권 행사의 주된 의도 중 하나가 미군 함정과 미군기지를 겨냥한 북중 탄도미사일을 일본군이 요격해 주는 것으로,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에 대한 일본(군)의 개입은 사드 한국 배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및 한일물품용역상호제공협정 체결에 대한 미일의 요구가 한층 드세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북미, 남북 간 한반도 대결 격화는 미일-중러 간 동북아 대결도 함께 격화시킨다. 중러는 한미일 동맹 강화와 군사연습 강화에 맞서 서해와 블라디보스토크 연안 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해 오고 있으며, 중국은 산둥성에 한반도를 겨냥한 고성능 지상 레이더를 배치한 데 이어 최근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 최신예 주력 전투기 젠-10과 홍류-H 폭격기를 배치하는 등 한미(일) 군사연습 강화에 대응하고 있다.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의 “질량적 강화”(한민구 국방장관)가 북핵 폐기는커녕 2차, 3차 수소폭탄 실험을 통한 북한 핵전력 강화로 귀결될 뿐이라는 것은 북한 핵전력 강화 과정이 잘 보여주고 있다. 이에 한반도 비핵화 길은 대북 군사적 압박보다는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중단하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공세적 성격을 방어적 성격으로 전환해 북한에 대한 안보 위협을 해소시켜 주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술핵 철수,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남북 기본합의서 체결,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남북미가 한반도 비핵화와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선순환적으로 해결한 좋은 전례라고 할 것이다. 이에 북핵을 둘러싼 현 시기 한반도 대결 국면도 북한의 제안대로 핵실험과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동시에 중단하는 데로부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제안은 중러는 물론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이나 뉴욕 타임즈 등 미 언론들도 공감하고 있다. 나아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제안하고 케리 미 국무장관이 인정한 것처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동시에 달성해 간다면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불법적 키 리졸브/독수리연습을 즉각 중단하고 양자, 다자회담을 재개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함께 실현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나설 것을 한미 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2016년 3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