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보고서

[피해증언] TPNW 3차 당사국회의 부대행사 - 민중법정 원고 이태재 선생 증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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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일~7일, 핵무기금지조약(TPNW) 제3차 당사국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회의 기간에는 당사국 정부 대표단이 참가하는 회의 외에도 각국의 반핵평화 단체가 주최하는 많은 부대행사가 개최됩니다.

 

지난 4일(화), 평통사가 공동 코디네이터로 참여하는 원폭국제민중법정 국제조직위원회도 유엔본부 인근에서 민중법정을 주제로 부대행사를 개최했습니다. 60여 명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는 민중법정 원고로 참여하는 피해자분들의 증언을 듣고, 2026년 민중법정에 대한 홍보와 참가자 조직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습니다.

 

아래는 민중법정 원고 중 한 명인 이태재 선생의 증언입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원폭피해자 2세이자 한국원폭피해자 후손회 회장인 이태재입니다. 

 

저의 아버지는 1927년 일본 고쿠라에서 태어나 나가사키 미쓰비시 공장에 강제 징용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원폭 투하 이후 나가사키 시내 정리작업에 동원되면서 잔류 방사선에 피폭되었습니다.

 

귀국 후 평생 피부질환과 천식, 기침을 달고 살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원폭피해자는 어디에 있어도 원폭피해자다.”라고 호소하며 한국원폭피해자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셨습니다. 아버지는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일본 밖에 있는 피해자들도 일본의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정 소송을 했습니다. 2006년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승소하였으나 아버지는 승소한 뒤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폐질환으로 운명을 하셨습니다.

 

저는 유년 시절부터 유달리 병약해 자극적인 음식은 먹을 수 없었습니다. 세수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코피를 자주 쏟아 빈혈이 심했습니다. 제가 결혼해 자식들을 낳자, 그때 서야 아버지는 자신이 원폭 피해자라는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당시 한국 사회에서 원폭 피해자들은 사회적 편견, 유전성 등의 이유로 피폭 사실 공개를 꺼렸습니다. 이는 지금도 똑같습니다.

 

저는 2005년에 위암이 발견되어 위 3/4의 절제 수술을 받고, 3년 여의 고생 끝에 회복되었지만, 면역력이 떨어져 잦은 피로와 소화장애, 관절 쪽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가해자는 사과나 배상은커녕 말 한마디가 없습니다. 그렇게 올해 원폭 투하 80년을 맞게 됩니다. 

 

지금이라도 원폭투하의 책임이 있는 미국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배상하도록 해야합니다. 그리고 핵무기가 더이상 사용되지않도록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가입해야 합니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원폭국제민중법정은 피해자는 살아 있는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가해자인 미국에 책임 인정, 사죄, 배상을 묻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원폭피해자와 대를 이어 고통 속에 살고 있는 2세, 3세, 4세들의 심각한 문제를 직시하고 가해자의 책임을 다해야만 합니다. 미국은 원자폭탄 투하의 가해자로서 배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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