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무기와 힘으로 평화를 이루겠다는 정책은 결국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미선효순 24주기 추모제 인사말 / 효순미선평화공원사업위원회 대표 김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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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순미선평화공원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로 스물네 번째,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우리는 두 소녀의 이름을 다시 부릅니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잊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기억하겠다는 다짐입니다. 기억하고 다짐하는 것은 오늘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지를 묻는 일입니다. 24년 전, 효순과 미선은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꽃처럼 피어난 두 소녀가 생일잔치 가는 길에 거대한 군사체제의 희생자가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우리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인간의 생명보다 더 중요할 수 있을까?어떤 국가도, 어떤 군사력도, 어떤 이념도 사람의 생명 위에 설 수는 없습니다. 효순과 미선의 죽음은 그 사실을 가르쳐 주었습니다.오늘 우리는 또 다른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24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과연 더 평화로워졌는가? 안타깝게도 우크라이나에서, 가자지구와 중동에서, 그 밖의 많은 전쟁터에서 시민들과 어린 생명이 쓰러지고 있습니다. 힘 있는 나라는 더 강한 무기를 만들고,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며, 대결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한반도 역시 평화보다는 적대의 길이 커지는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미육군전쟁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시진핑이 아침에 일어나 동쪽을 바라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 중 하나가 오산공군기지와 평택미군기지라고 상상해 보라.”라고 말했습니다.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을 자신들의 패권에 동원하는 현실을 잘 보여주는 말이었습니다. 효순과 미선의 죽음을 불러온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지난 6월 1일 대전의 한 무기제작(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폭발이 일어나 7명이 죽고 다쳤습니다.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이요 성장 동력으로 여기는 현 정부에 대한 경고는 아닐까요? 무기와 힘으로 평화를 이루겠다는 정책은 결국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입니다. 전쟁과 분단의 고통을 안고 있는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세계의 평화를 선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효순과 미선이 남긴 교훈을 따라 평화의 길을 함께 열어가려는 것입니다. 죽음이 마지막이 될 수 없도록 기억하고, 대결이 마지막 선택이 되지 않도록 평화를 열어가자는 것입니다. 효순과 미선은 우리에게 그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두 사람을 기억한 수많은 촛불 속에서, 평화를 꿈꾸는 청소년의 마음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시민의 양심에서, 그리고 이 공원을 찾는 우리의 염원에서 효순과 미선은 평화의 불꽃으로 살아 있습니다.24주기 추모제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평화공원은 슬픔을 기억하는 장소를 넘어서, 평화를 배우고 희망을 키우는 공간이 되게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이 평화공원과 내년에 지을 기록관을 찾을 미래의 사람들이 훗날 이렇게 말하기를 바랍니다. “효순과 미선을 기억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게 되었다.”라고. 여기 모인 우리가 함께 걷는 발걸음이 전쟁이 없는 자주 평화의 세상을 여는 축복의 발걸음이 되기를 바라며, 말씀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