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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7. 26]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3차회의 규탄 성명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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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한미관계를 고착·심화시키고 한반도 전쟁 위험 높이는
'미래 한·미 동맹 정책구상' 3차 회의 결과를 강력히 규탄한다!


한미양국은 지난 7월 22일∼23일 양일간 '미래 한·미 동맹 정책구상' 3차 회의를 미국 하와이에서 가졌다.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간 지난 6월의 한미국방장관회담 결과를 재확인하고 그 이행 계획을 더욱 구체화한 이번 회의는 한미동맹의 불평등성을 해소하는데서 조금이라도 진전을 기대했던 우리 국민의 뜻을 철저히 저버렸다.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 및 하위 협정들의 개폐와 전시작전통제권의 즉각 환수가 호혜평등한 한미관계 수립의 기본 전제임을 밝혀왔으나 이번 3차 회의에서도 이런 문제들은 논의조차 되지 않거나 연구과제로 미뤄졌다. 이는 한미양국이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청산을 바라는 우리 국민의 의사를 수렴할 의지가 전혀 없으며, 나아가 지금과 같은 예속적 한미관계를 영구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이에 우리는 호혜평등한 한미관계를 기대할 수 없는 미래 한미동맹 회의를 엄중히 규탄하며 한미 양 당국에 전시작전권의 환수와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 개폐 논의에 즉각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우리는 "한국군이 한반도 방위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주한미군은 한반도 및 지역 내 안보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그 동안 미국이 맡아온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를 비롯한 9 개의 임무를 2006년까지 한국군에 넘기기로 합의한 이번 3차 회의 결과에 대해서도 엄중히 규탄한다.
주한미군의 역할 재조정과 그에 따른 9개 특정임무의 한국군 이양은 미국이 향후 대북 전쟁을 지상군의 경우 한국군으로 치르겠다는 전략이자 주한미군을 동북아 신속배치군으로 전환시키려는 것일 뿐 국방부에서 말하는 이른바 '자주국방의 강화'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는 미국의 대북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높이고 동북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패권 강화로 이어져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더욱 위태롭게 할 뿐이다.
뿐만 아니라 9개 특정임무의 한국군 이양은 AH-64 아파치 헬기나 다연장로켓(MLRS), M109A6 팔라딘 자주포 등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의 구입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 막대한 국방비의 추가 부담만을 지울 따름이다.
그런가 하면 주한미군이 한국군에 이양하려고 하는 이른바 10개의 '특정임무'란 대부분 대북한 전쟁을 상정한 임무로서 남한 군사력이 이미 대북한 전쟁억지력을 넘어 방어에 충분한 군사력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애초에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임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국방부는 주한미군으로부터 '특정임무의 이양'을 받을 필요가 없다. 주한미군은 특정임무를 한국에 이양하려 하지 말고 거기에 소요되어 온 병력과 무기를 그대로 가지고 자국으로 철수하면 되는 것이다. 국방부는 북한에 대한 군사력 열세라는 허위의식과 주한미군 의존 심리에서 벗어나야 하며 미국이 자신의 군사전략적 요구에 따라 주한미군의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는 차제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주한미군의 병력과 무기 감축을 미국에 당당하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 이것만이 진정한 자주국방의 길이며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임을 다시 한번 국방부 당국자에 밝힌다.

또한 우리는 '한미연합전력 강화 약속을 재확인'하고 이의 추진상황을 확인한 이번 3차 회의 결과에 대해서도 엄중히 규탄한다. 이미 남한의 전력만으로도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건에서 주한미군이 북한의 한 해 국방비의 7∼8배에 이르는 전력증강을 꾀하고 한국에도 그에 상응한 국방비 증액을 강요하는 것은 북한을 군비경쟁으로 몰아넣어 붕괴시키거나 압도적 무력으로 북한을 일시에 궤멸시키려는 저의로밖에 볼 수 없다. 동시에 한미연합전략 강화는 미국이 이를 구실로 자국산 첨단무기를 우리 나라에 팔아먹으려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대결을 부추기며 우리 나라 경제와 국민에게 막대한 부담을 안겨주는 '한미연합전략 강화'를 규탄하며 그 철회를 촉구한다.

또한 우리는 '용산 미군기지를 2006년까지 이전하되 이를 위해 2004년 초부터 부지매입 및 시설설계를 시작하고, 미 2사단의 2단계 재배치와 한수 이북의 합동훈련장에서의 순환훈련 계획을 재확인하며, 그에 따른 미군기지 대체부지 제공과 이전 비용으로 15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한국 측이 부담하기로 한' 이번 3차 회의 결과에 대해서도 엄중히 규탄한다.
미국은 기동력과 정밀타격능력을 위주로 하는 신군사전략을 한반도에 적용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재배치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군사전략적 필요와 요구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주한미군의 재배치에 우리 정부가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합의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 관련 내용은 '대체부지와 이전비용을 최소화하고 기존 미군기지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90년 합의각서보다도 후퇴된 것으로 또 다시 한국민을 우롱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막대한 규모의 대체부지와 이전비용을 미국에 제공키로 했는데 이는 쓸개빠진 사대주의 행각으로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우리 국민에게 일방적인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고 우리 국민의 혈세를 낭비시키는 방식의 주한미군 재배치를 거부한다. 우리는 주한미군의 감축과 단계적 철수의 원칙 아래, 대체부지와 이전비용 한국 부담 없는 미군재배치를 국방부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

끝으로 우리는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리의 요구에 대하여 한미 양 당국이 진지하게 응답할 것을 촉구한다. 만약 한미양국이 일방적이고 수직적인 한미관계의 해소를 바라는 우리 국민의 염원을 저버린 채, 또 우리 국민의 의사와 여론 수렴을 거치지 않은 채 우리 국민의 희생과 부담을 볼모로 한 대북·대동북아 군사패권 강화 계획을 일방적으로 밀어 부친다면 우리 국민의 강력한 저항에 부닥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03년 7월 26일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상임의장 : 김흥현, 단병호, 문규현, 천영세,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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