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2. 4] 덕수궁 터 미대사관 신축 불법 강행 정부 규탄 기자회견 자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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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회견 일시 및 장소 장소 :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 일시 : 2003년 12월 4일(목) 오전 11시 기자회견 순서 1. 경과보고 2. 기자회견문 낭독 3. 향후 계획 발표 및 질의 응답 [별첨]1. 기자회견문 문의 : 천준호 (019-328-4616) 덕수궁 터 미대사관·아파트 신축 반대 시민모임 미국 압력에 '덕수궁 터' 유린하는 정부당국 규탄한다. 정부의 신축허용 방침은 초법적 행위이며 문화재위원회를 향한 부당한 압력이다. 우리는 최근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의 입을 빌어 잇달아 터져 나오는 '덕수궁 터 미대사관 신축 허용'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왜냐하면 '덕수궁 터 미대사관 신축 문제'는 문화재보호법 절차에 따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보존여부를 판단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엄연한 법 절차를 앞둔 시점에서 총리가 대통령에게 '대사관 신축의 불가피성'을 보고해 대통령으로부터 '총리가 잘 알아서 하시오'라는 재가 얻어 냈고, 그리고 이어 정부당국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허용 방침'을 흘리면서 급기야 3일에는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통해 대통령 지시에 따른 구체적 실행방안을 논의하기에 이른 것이다. 시민모임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정부당국은 '신축 허용 방침'을 정하고 이의 관철을 위해 역할 분담과 내부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는 곧 '문화재위원회에 대한 압력'을 의미하는 것이고, 정부 주도로 신축 찬성 여론을 조성하겠다는 의미 인 것이다. 이에 항의하는 시민모임에 대해 "시민모임이 문화재위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하는 것처럼, 정부도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것이다."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노골적으로 압력행사 의지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정부가 미측에 '덕수궁 터 보존'을 위해 이해를 구한적은 있는지 묻고 싶다. 문화유산 보존 정책을 스스로 포기하는 청와대와 정부를 규탄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관계 부처장들의 실사 결과 신축 부지 주변에 고층 건물이 많이 들어서 있는 등 (대사관을) 짓지 못하게 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한 것으로 판단됐다"며 덕수궁 터에 미대사관 직원용 아파트를 제외한 대사관청사만을 짓도록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발언을 접하며 청와대 당국자의 상황인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는 문화재보호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발상이며, "7~80년대 개발 과정에서 어느 정도 훼손된 문화재는 보존을 포기 하겠다"는 사실상의 '문화유산 보존 포기선언'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껏 미국 측이 일관되게 강변해온 논리를 그대로 따라간 것이며, 스스로도 궁색한 어불성설에 불과하다. 만약 이번처럼 미국 측이 강변해온 결정을 따른다면, 향후 여타의 이유로 진행되는 개발행위를 막을 근거도 없으며, 문화유산을 지켜낼 수도 없다. 이렇다할 보존방안 없이 하루가 다르게 파괴되는 문화유산의 현실을 직시할 때, 더구나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정부와 청와대의 무책임한 발언과 결정은 엄중히 규탄 받아 마땅하다.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에 기초한 이런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덕수궁 터가 불편한 한미관계 개선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인가! 미국 측은 그간 "덕수궁 터 미대사관 신축을 반대하는 것은 다른 나라 대사관의 선례에 비추어도 부당하며, 이미 덕수궁 터의 대부분이 파괴된 상황에서 미대사관만 못 짓게 한다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요지의 논리를 강변해 왔다. 아울러 덕수궁 터 미대사관 문제를 각종 민감한 한미간의 현안과 연계시켜 대한민국 정부에 부당한 압력을 가해오기도 했다. 정부와 청와대 내부에서도 "불편한 한미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덕수궁 터를 선물하자."는 요지의 발언들이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덕수궁 터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문화유산이며,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역사자산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미국과 정부의 언행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 규탄 받아 마땅하다. 미대사관 신축 문제와 관련해 합리적인 대안이란 대체부지를 마련하는 길 뿐이다. 덕수궁 터가 불편한 한미관계 개선을 위한 희생양이자, 더구나 미국 측에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의 논리를 따른다면 미대사관을 신축하고 향후 미대사관 아파트를 다시 신축한다 하더라도 막을 명분도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덕수궁 터 일부에만 대사관을 짓고 나머지는 보존하겠다는 논리 또한 문화재를 사람에 비유할 때 '총을 쏴 죽이지 않는 대신, 칼로 찔러 죽이겠다'는 말과 같은 것으로 검토할 가치가 없는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문화재 보존의 문제'를 '문화재 보존의 시각'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부당한 정치논리와 외교논리의 개입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문화재보호법을 무시하는 초법적인 신축 허용 방침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또한 문화재위원회를 향한 부당한 압력 행사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시민모임은 정부가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대체부지라도 검토해 미측과 협의하기를 기대한다. 그럴 수 없다면 공정한 법절차가 진행되도록 그냥 입을 다물고 있기를 바란다. 2003. 12. 4 덕수궁 터 미대사관·아파트 신축 반대 시민모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