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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2. 20] [성명서] 맥팔랜드 재판에 대한 우리의 입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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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맥팔랜드에 대한 500만원 벌금형 구형을 즉각 철회하라!!
이중적 태도로 국민과 사법부 우롱하는 주한미군 규탄한다!!
재판부는 맥팔랜드의 재판출석과 구속 처벌을 관철하라!!


지난 19일 한강 독극물 방류범인 주한 미8군 영안실 소장 맥팔랜드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이 서울지법 형사 15단독(김재환 판사) 주재로 열렸다.
재판부는 주한미군이 여전히 맥팔랜드를 출석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였고, 검찰은 약식재판 때와 같은 벌금 500만원을 구형하였다. 재판부는 또 내년 1월 9일에 선고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맥팔랜드의 재판 출석과 구속처벌을 요구해왔던 우리 국민의 바램과는 배치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재판에 대하여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이번 재판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히는 바이다.

우리는 우선, 검찰의 맥팔랜드에 대한 형식적 벌금 구형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의 즉각 철회를 촉구한다.

검찰은 지난 2001년 맥팔랜드를 벌금 500백만 원에 약식기소하여 우리 국민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하지만 다행히 한국 법원에서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검찰의 태도에 일침을 가하였고, 이러한 법원의 태도에 많은 국민들은 찬사를 보냈다.
그런데 검찰은 이번 재판에서도 약식재판 때와 똑같은 벌금 500만원을 구형하였다. 이는 사법부의 정식 재판 회부 취지를 완전히 무시하고 우롱하는 것이자, 엄중 처벌을 바랐던 우리 국민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이는 또한 검찰이 사법주권을 스스로 내팽개치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이다.
우리는 검찰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 우리의 환경을 보호할 의지가 전혀 없고, 오로지 미국 눈치보기에 급급해 하고 있다고 간주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사법주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검찰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지금이라도 검찰이 맥팔랜드에 대한 엄중 처벌을 강구하여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이번 재판에서 보여준 미군당국의 이중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맥팔랜드의 재판 출석과 구속처벌에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

주한미군 당국은 이번 재판에 변호인을 출석시켜 '한국측에 재판권이 없으므로 검찰과 재판부가 공소취하 또는 공소기각 결정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화과정을 거치면 독극물이 유해하지 않다'든가, '맥팔랜드가 규정을 몰랐다'든가 하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검찰의 구형량에 대하여는 '의견이 없다'는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우리는 주한미군이 변호인을 대리로 출석시켜 한국의 재판절차를 존중하는 모양새를 취하여 전면적 재판 거부로 인한 국민적 분노를 회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무중'이라는 카드를 계속 꺼내들어 사법당국을 압박함으로써 약식 재판 결과를 그대로 관철하려는 가증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주한미군 당국이 구차한 변명과 '공무중'이라는 '면죄부'를 흔들어 댈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 환경에 중대한 해를 끼친 책임을 흔쾌히 인정하고 그에 따른 처벌을 달게 받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그것만이 우리 국민의 분노를 줄이는 길임을 주한미군 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재판부가 졸속으로 재판을 마무리지을 것이 아니라 사법주권 최후의 보루로서 맥팔랜드의 재판 출석과 구속처벌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

우리는 재판부가 2차 재판에서 2001년 3월 검찰이 약식기소를 했을 때 맥팔랜드가 벌금을 예납한 것은 한국 법원의 재판권을 인정한 것이 아니냐며 검찰과 맥팔랜드 측에 벌금을 낸 경위 등에 대한 입장을 문서로 제출할 것을 명하여 재판권 소재를 명확히 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을 주목한다.
하지만 우리는 재판부가 1월 9일 맥팔랜드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점에 대하여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주한미군 당국이 한국의 재판관할권을 부정하고 그에 따라 맥팔랜드가 재판 출석을 거부하는 조건에서 재판부가 궐석 재판을 진행하여 그에게 형을 선고한다 하더라도 그런 재판 결과는 실질적인 형벌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재판부가 주한미군이나 정부의 유무형의 압력을 단호히 거부하고 먼저 재판관할권의 소재가 한국에 있다는 점을 주한미군이 인정하도록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맥팔랜드를 출석시켜 공명정대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이것이 사법주권 최후의 보루로서 법원의 권위를 살리는 길이며, 주한미군 범죄 근절의 계기를 마련하는 길이기도 하다.

2003년 12월 20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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