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2. 21][한겨레] 러, 'MD 무력화' 새 탄두실험 성공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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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MD 무력화' 새 탄두실험 성공
[속보, 세계] 2004년 02월 20일 (금) 19:00
[한겨레] 러시아가 미국이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MD)체제를 뚫을 수 있는 새로운 탄두개발 실험에 성공했다고 <에이피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으로만 모두 102억달러를 책정하는 등 미사일방어체제 실전배치를 재촉하고 있는 조지 부시 미 행정부 안팎에서 그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은 유리 발루예프스키 러시아 합참 제1차장의 말을 따 “실험에 성공한 탄두는 음속 5배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대기권 바깥에서 비행고도와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며 “이번 실험으로 어떤 미사일방어망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무기개발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발루예프스키 차장은 이어 “이번 실험이 미국쪽에 미사일방어체제를 구축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으로 해석돼서는 안된다”며 “우리의 능력을 증명한 것 뿐이지, 이를 내일이라도 당장 만들어내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군 당국은 실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개발실험에 성공한 탄두는 기존 탄두처럼 자유낙하를 하는 게 아니라 자체 장착된 엔진으로 목표물에 접근하면서 방향을 제어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라고 전했다.
미사일방어체제는 적성국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지상·해상 및 위성배치 레이더 등을 통해 이를 감지해 미 본토나 우방국에 도달하기 전에 이를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더라도, 훨씬 값싼 비용과 간단한 기술로 이를 피해갈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책은 얼마든지 있다”며 이를 비판해왔다. 정인환 기자, 외신종합 inhwan@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