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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3. 23] [성명서] 정부는 미국의 주한미군 주택 무상제공 요구를 거부하고 용산 기지 이전 협상을 다시 하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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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미국의 주한미군 주택 무상제공 요구를 거부하고 용산 기지 이전 협상을 다시 하라!


1. 미국은 강도적인 주한미군 주택 1200채 무상제공 요구를 즉각 철회하라!

오늘 언론 보도를 통해 미국이 용산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하여 주한미군용 주택 1200채를 새 미군기지에 무상으로 지어줄 것을 우리 나라에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모든 이전비용을 한국이 부담하기로 한 지금까지의 협상 안에 따라 이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고 한다.
먼저 우리는 우리 국민에게 끝없이 부담을 강요하는 미국의 일방적이고 오만한 태도를 엄중히 규탄하며 즉각 주택 무상제공 요구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주한미군용 주택 1200채 무상제공 요구는 현재 800여채에 대한 임대료 지불조차도 결국 우리 국민의 혈세로 충당시킴으로써 일체의 주거비용을 우리 나라에 전가하려는 파렴치한 태도이다. 또한 그것은 우리 나라에 수 천억 원의 돈이 소요되는 새로운 주택을 지어바치도록 강요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부담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과 편리만을 앞세우는 자국 이기주의의 소산이다.
수천억원이 소요될 주한미군용 주택 제공은 곧 2003년 한 해 주한미군에 대한 직접 지원비 5,910억원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돈을 오로지 미군을 위해 쓴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산 기지 안의 400여채의 주택을 대한주택 공사가 지어준 것 자체도 굴욕적인 한미관계를 반영한 것인데 여기서 더 나아가 이전하는 용산 주한미군의 주택비용으로 한해 주한미군 지원비에 맞먹는 돈을 내라는 것은 우리 나라를 한낱 봉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날강도적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주한미군용 1200채의 주택무상 제공 요구는 또한 "시설과 구역의 제공과 반환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고 그 밖의 미군기지 운용에 따른 모든 비용은 미국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는" 한미소파 제5조에 따르더라도 부당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나라에 미군 및 그 가족에 대해 주택을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한미소파에도 어긋나는 횡포로서 미국은 즉각 이 같은 부당한 요구를 중단해야 한다.

2. 우리 정부는 미국 쪽의 천부당 만부당한 주택 무상제공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라!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부 무상·일부 임대 방식을 제안하는 한편, 이 비용을 주한미군 주둔 지원비에서 전용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는데 미국이 이를 거부하였다고 한다.
1200채 주택 무상제공이 미국의 부당한 요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320채 무상 제공과 나머지 880채의 임대 제공 안을 제시한 것은 비록 미국에 의해 거부되긴 했으나 명백히 미국의 강압에 굴복한 것이다.
한미소파 규정으로 보나 우리 국민이 져야할 부담으로 보나 미국의 무리하고 부당한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할 정부가 320채의 무상제공과 나머지 880채의 임대 제공 안을 낸 것은 미국의 눈치를 살피기에 급급한 사대주의적 태도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 설사 정부의 안이 받아들여진다 하더라도 수천억원의 국민 혈세가 지출되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택건설비를 주한미군 주둔 지원비에서 전용하려다가 미국의 반대에 부닥친 사실은 정부가 천문학적 이전비용에 대한 국민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서 우리는 이 같은 국민 기만행위를 엄중히 규탄한다.
이에 우리는 주한미군 주택 일부 무상·일부 임대 제공 제안을 즉각 철회하고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단호히 거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3. 용산 기지 이전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하라!

이번 미국의 주한미군용 주택의 무상제공 요구는 용산 기지 이전협상이 얼마나 미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끌려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생생한 실례이다.
용산 기지 이전협상이 밀실에서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협상의 굴욕성을 줄기차게 제기해 온 우리는 미국의 이 같은 부당한 요구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그 가운데서도 모든 이전비용을 한국이 부담한다는 잘못된 합의는 미국으로 하여금 끝없는 횡포와 전횡, 오만을 휘두르게 하는 근거로 되고 있다. 이전비용 한국 부담의 원칙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없이는 용산 협상의 굴욕성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그렇지 않는 한 1200채 주택무상 제공 요구에 대해서도 이를 완전히 거부하기가 어려울 것임은 물론이다.
이에 우리는 정부에 대해서 4월 20일 예정된 8차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회의를 연기하고 재협상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를 위해서도 그 동안 굴욕적인 협상을 이끈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 등 협상대표단을 모두 교체하고 아울러 협상 내용의 전면 공개와 그에 관한 국민 여론 수렴을 통해 처음부터 다시 협상을 시작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2004. 3. 23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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