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2. 13] [기자회견문] 굴욕적인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정 가서명 중지 촉구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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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은 정녕 우리 국민을 미국의 채무노예로 전락시키려는가? ―굴욕적인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정 가서명 중지 촉구 기자회견문― 한미 양국은 오늘부터 이틀간 국방부에서 열리는 제7차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회의에서 용산 미군기지 이전에 관한 기본합의서와 이행합의서, 기술양해각서 등 의 문서에 가서명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번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정은 주권국가로서의 우리 나라 위상을 무참히 짓밟는, 세계 어디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굴욕적인 협정이다. 만약 한미양국이 우리 국민의 한결같은 반대 여론을 묵살하고 기어이 가서명을 강행한다면 역사는 오늘을 우리의 주권과 국익을 내준 국치일 기록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온 국민의 이름으로 굴욕적인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정의 가서명을 단호히 거부하면서 한미 양국에 전면 재협상을 강력히 촉구한다. 1. 미국에 백지수표를 주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 지금 논의되는 협정안은 정상적인 국가간의 조약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고 일방적인 미국 이익 위주로 되어 있다. 비용 항목의 범위가 무한정하고 또 비용 한도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 미국에 백지수표를 주는 것이나 다를 바 없게 되어 있다. 더욱이 미국은 현 용산 기지 수준대로의 이전이 아니라 자신의 호전적인 세계군사패권 강화 전략에 요구되는 미군기지 기능의 첨단화·기동화 그리고 자신들의 편의를 더욱 극대화하는데 드는 비용부담을 우리 나라에 전가시키고 있으며 이를 위해 우리 나라보다 2배나 비용이 더 드는 미국방부 기준의 대체시설을 강요하고 있다. 이처럼 비용 항목의 범위와 그 한도가 무제한적으로 되어 있는 이번 협정은 주권국가 사이의 조약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굴욕적인 협정이자, 우리 국민을 미국의 채무노예로 전락시키는 일방적인 채무문서이다. 우리 정부는 이전비용을 30∼50억 달러로 추산한다. 그러나 이는 그 자체로서도 천문학적인 비용이지만 실사 한번 거치지 않은 막연한 추산일 뿐으로 미국이 부르는대로 대도록 되어있는 협정의 굴욕성을 희석시키기 위한 짜맞추기에 불과하다. 지금 이전비용이 백억 달러 심지어 수백억 달러가 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나 미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는 이 같은 우리의 기우가 결코 근거 없는 것이 아님을 입증해 준다. 한미 당국은 즉각 우리 국민을 채무노예로 전락시키는 문서인 용산 기지 이전 협정에 대한 가서명을 중지하고 재협상하라! 2. 평택 주민을 두 번 죽이는 대규모 대체부지 제공을 백지화하라! 정부가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지난 해 11월 74만 평에 대한 토지수용을 공고한 이후 평택 주민들은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도 "이 땅은 우리의 목숨, 끝까지 지킨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세 달 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미군기지가 이미 457만평에 이르는 평택지역은 미군기지 포화상태다. 평택주민들은 반세기 이상이나 미군기지로 인해 생계터의 박탈, 소음, 농토와 수질 오염, 도시개발 제한, 문화적 황폐화 등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피해와 고통을 겪어왔다. LPP에 따른 74만평 그리고 여기에 더해 용산 및 미2사단의 재배치를 위해 320만평이 미군기지로 새로 제공된다면 평택지역은 미군기지 천지로 변할 것이다. 미군기지로 인한 피해와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기를 바라는 평택 주민들에게 또 다시 엄청난 고통과 좌절감을 안겨주는 평택지역 대체부지 제공은 즉각 백지화되어야 한다. 특히 평택 미군기지의 대규모 신설확장은 기동력과 정밀타격력을 앞세운 대북한 선제공격전략을 현실화시키고 대중국 봉쇄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한반도 평화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그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3. 한미 양국은 더 이상 우리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가서명을 중지하라! 현재 한미 양국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설자재를 한국 제품으로 사용하고 예산집행 결과를 한국이 일일이 검증하는 문제 등에 관해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지만 이전비용의 현물 지급이나 집행 통제 따위는 지엽말단적인 문제로 이전비용 전액부담과 대규모 대체부지 제공이라고 하는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용산 미군기지 협상의 굴욕성은 결코 해소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전비용의 현물 지급도 이미 미국 측 초안에 있던 것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며 예산 집행 통제도 단순한 확인점검을 벗어날 수 없다. 또 우리 정부가 영업 손실 보상과 청구권 등 90년 합의서의 불평등 조항을 삭제했다고 주장하나 미국 측 협정 안을 보면 표현만 바뀐 채 그대로 살아있다. 또 90년에 합의각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어 이를 어길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주장도 책임 회피를 위한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90년 합의각서와 양해각서는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협정으로서 원천 무효임은 이미 정부 내에서조차 제기되어 온 문제다. 백보를 양보해 90년 합의를 인정하더라도 합의각서 제6조수정 조항이나 제9조 유효일시 조항에 따라 우리 나라는 언제든지 수정을 요구하거나 무효를 선언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따라서 90년 합의를 이유로 현 굴욕적인 협정을 기정사실화하는 정부의 태도는 책임회피를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상이 굴욕적으로 되고 있는데 대해서 우리 주권을 무시하고 강압을 휘두른 미국을 엄중히 규탄하며 아울러 스스로 굴욕을 자청한 우리 정부에도 그 책임을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정부는 외교부 내 관련 부서에서 협상의 굴욕성을 지적하며 협정의 백지화 또는 전면 재검토를 제기한 정당한 주장들을 묵살하고 오히려 징계하였는가 하면 지난 해 11월 청와대에서 특별조사를 실시하여 용산 이전 협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작성하고서도 이를 은폐한 채 굴욕적인 협상을 강행했다. 우리는 한미 양국에 더 이상 우리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굴욕적인 90년 합의보다 더욱 후퇴한 이번 협정 안을 백지화시키고 재협상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만약 한미 양국이 우리 국민의 요구를 끝내 거부하고 현대판 노예문서를 우리 국민에게 강요한다면 우리는 온 국민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여 이를 반드시 저지, 파탄시킬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2004. 2. 13. 평화와 통일을여는 사람들, 자통협, 민주노동당, 평택대책위, 주미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