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3. 19] [연합뉴스-2003.2.24] 용산기지 이전 향후 절차와 쟁점-최초종합계획(IMP) 관련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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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24 (월) 15:41 연합뉴스
<용산기지이전 향후 절차와 쟁점>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용산 주한미군기지 이전 추진작업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용산기지 이전을 위한 최초종 합계획(IMP)을 오는 5월까지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연내에 상세계획을 완성할 것이 라고 말했다.
용산기지내 아파트 건립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전 논의가 재개되고 양국이 이전원 칙에 다시 합의한 지 1년여만에 이전을 위한 스케줄이 구체화된 것이다.
기지 이전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지만 1차 이전이 추진됐던 지난 88년과 비교하면 실현 가능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양국 정부가 모두 이전원칙에 절실한 공감대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측의 변화된 입장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부 장관의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새삼 확인 됐다.
럼즈펠드 장관은 당시 한국의 새정부 출범후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관련한 질문 을 받는 자리에서 용산기지를 언급했다.
그는 "서울과 같은 발전하는 대도시 한복판에 대규모 외국군대가 주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것은 워싱턴, 시카고, 뉴욕에 외국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것 과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용산기지가 지속적으로 반미감정을 촉발하는 요인이 돼 한국에서 의 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해치고 있는데다 기지 이전에 따른 비용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실익을 고려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욱이 차기 정부를 이끌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유세 때 "용산기지 이전 에 10조원이 든다고 하는데 10조원을 들여서라도 이전을 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용산기지 이전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도 미측을 떠밀고 있다.
◇어떤 절차를 밟게 되나 = 오는 5월중 나올 IMP가 이전의 밑그림이 된다. IMP 는 기지 이전을 위한 일종의 청사진으로, 여기에는 이전에 드는 비용을 산출할 수 있는 각종 내역이 담기게 된다.
한미 양측은 이 작업을 지난해 12월 서울소재 미국 전문업체에 의뢰했다. 국방 부는 이 업체가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전문가 집단'이라고 밝히면 서 업체의 이름이나 성격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한.미 양측은 IMP가 마련되면 그 소요에 맞춰 어느 지역으로 갈 것인 지등 이전 대상 부지와 이전 비용을 확정하는 단계에 들어간다.
국방부는 이 단계를 올해 안에 끝낸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물론 이 단계 부터는 국방부와 주한미군 사령부가 협상 파트너가 돼 이전 비용 등을 확정하기 위 한 줄다리기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다.
이와 관련, 차 실장은 "1차 이전이 추진됐던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당시의 합의각서(MOA)를 그대로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간에 구체적인 이전사항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면 국방부가 주축이 된 범정 부 차원의 추진기구가 구성되게 된다.
용산기지 이전 문제는 수년에 걸쳐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가는 대규모 프로 젝트이기 때문에 추진기구에는 서울시와 정부 부처가 망라될 것으로 예상된다.
◇쟁점은 없나 = 1차 이전을 추진할 때와 마찬가지로 협상과정에서는 이전 비용 의 정확한 산정을 놓고 양측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1차 이전 추진 당시에도 최초 이전비로 추산됐던 17억 달러가 미측의 주장에 의해 95억달러(96년 기준) 규모로 불어나 이전 계획이 무산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1차 이전 추진이 무산된 것은 주한미군이 사령관 명의의 공문을 보내 이전 비용을 훨씬 많은 95억달러를 제시한 게 하나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현재 이전 비용으로 30억-50억달러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또 다른 당국자는 "이번에는 객관성 있는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 했기 때문에 이전 비용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양측간 이견이 크게 벌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전 비용 분담 문제도 뜨거운 쟁점이 될 소지가 없지 않다. 차 실장은 "우리가 요구해서 이전할 경우는 우리가 이전 비용을 부담해 왔고, 이는 한미간에 합의된 협 의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1차 합의각서도 `기지 이전시 토지.시설 등 모든 이 전비용을 한국이 부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차 실장의 언급이 틀린 얘기는 아니 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미국의 군대 주둔에 필요한 시설을 이전하는 것인 만큼 미 국 정부의 부담으로 하거나, 최소한 분담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 다.
김종일 용산미군기지반환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기지 이전을 군대 유지에 필요한 경비로 간주해 미국측이 비용을 부담토록 해야 한다"며 "향후 협상과정에서 시설노후화 정도등을 명확히 따져 비용분담 원칙을 지켜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용산기지 이전 추진에는 '산 넘어 산'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따라 다닌다. 이전 대상 부지가 결정됐을 때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 용산기지 이전은 2011년까지 미군기지 재배치를 위해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한 연합토지관리계획(LPP)과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도 맞물려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복합적인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용산기지 이전 문제는 결국 주한미군의 위상 문제와 연 결시켜 풀어 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