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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5] [국방부장관께 드리는 서한] 이라크파병철회, MD등 무기도입반대, 용산기지전면재협상촉구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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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장관께 드리는 서한
- 이라크 파병 철회! MD 등 무기 도입 반대!
위헌적인 용산미군기지 이전협상 전면 재협상 촉구! -


조영길 국방부 장관님!

장관님은 지난 5월 1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추가 파병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이고 국회 결의된 사항이니 원칙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국방부에서는 이번 주중 현지협조단을 파견하고 7월 말, 8월 중에는 추가 파병을 강행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장관님!

파병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이라니요? 미영연합군의 대이라크 전쟁 자체가 UN을 무시하고 자행되었으며 이후 어떤 국제기구에서도 한국 정부가 참여한 가운데 파병을 결의한 적이 없지 않습니까? 미국의 압력에 굴종하는 파병을 국제사회와의 약속이라고 둘러대는 장관님의 말씀에 쓴웃음이 나올 뿐입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지금 반인륜적 포로 학대만행과 민간인 학살 등 이라크 전역을 생지옥으로 만들고 있는 미군의 잔혹성에 대한 비난여론이 빗발치고 있으며 각 나라 국민들은 미군의 침략성에 진저리를 치며 항의ㆍ규탄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들도 이미 철군을 결정한 스페인, 온두라스 등에 이어 노르웨이 등이 철군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프랑스, 캐나다 등 많은 나라들은 6월 30일 임시정부 수립 이후 미군의 철군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내에서도 사실상의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가 철군을 공약하는 등 철수여론이 확산되고 있고, 부시마저도 머지않아 철군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마당에 한국 정부가 추가 파병을 강행한다면 이는 이라크 전황과 국제여론의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으로서 미국에 종속되어 있는 나라는 어쩔 수 없다는 조롱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미군의 침략성이 명백해지면서 이라크 연합군 임시행정처(CPA)의 여론조사에서도 이라크 국민의 82%가 연합군의 주둔을 반대하고 있으며, 이라크 민중은 미군과 미국인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연합군과 군대를 파견한 외국의 민간인에 대해서도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군의 침략성과 잔혹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우리국민의 대다수는 파병을 반대하거나(53.4%, 중앙일보 여론조사) 재검토(64.2%, 한겨레)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장관님이 이라크 파병을 강행하는 것은 화약을 지고 불숲에 뛰어드는 꼴이 되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국방부는 미국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존중하여 이라크 파병을 전면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그것만이 베트남전 참전의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는 길입니다.

조영길 장관님!

우리는 국방부가 MD무기체계의 하나인 이지스함(KDX-Ⅲ) 도입에 이어 '2005~2009 국방중기계획'에서 대표적인 MD무기인 PAC-Ⅲ도입을 위한 차기대공미사일사업을 2005년에 착수하기로 하고 2005년 국방예산요구안에 반영한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방부는 차기대공미사일사업(SAM-X)을 추진하면서 이는 미국의 MD와는 결코 연계시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 미루어 볼 때, 한국의 MD체제 편입에 대한 비판여론을 피하기 위한 기만에 지나지 않습니다.
주한미군사령관이자 한미연합사령관인 리언 라포트는 지난 4월 1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한국 국방부의 국방중기계획에는 MD체계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2002년 10월 8일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의 후원으로 연세대 국제대학원과 미 외교정책분석연구소(IFPA)가 공동으로 주최한 ‘한반도에서의 미사일방어와 반확산’이라는 주제의 워크샵이 열렸는데, 여기에는 한국 쪽에서 반기문 현 외교통상부 장관, 차영구 당시 국방부 정책실장, 배형수 당시 KDX 사업처장 등이 참석했고, 미국 쪽에서는 허바드 주한 미 대사,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 MDA의 콜드웰 아태지역국장 등 이 참석했습니다. 이 워크샵에서는 한국의 반미감정과 MD 비판 의식을 고려해, 한국에서 가급적 'MD'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한국의 MD 관련 무기체계의 도입도 '국방중기계획에 따른 군 현대화 사업'으로 포장하기로 했으며 당시 한국쪽 한 참가자는 우리 정부의 미사일방어계획 참여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실질적으로 미사일 방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개별 무기획득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한국군의 국방중기계획에 따른 무기 현대화 과정만 봐도 이는 쉽게 알 수 있다. 이미 제3세대 구축함사업(KDX-III)을 통해 이지스 체계를 획득했고, 공군의 차기방공망사업(SAM-X) 사업을 통해 획득할 무기도 패트리어트(PAC-Ⅲ) 미사일이 가장 유력하다.”

조 장관님!

미국은 올 가을 패트리어트 미사일 16기(2개 포대)를 한국에 추가 배치할 예정이며, 올 9월부터 이지스함을 동해에 상주시키고 북한의 미사일을 겨냥한 요격미사일을 알래스카 등에 배치하는 등 MD무기의 실전배치를 본격화하려 함으로써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위와 같은 미국의 위험천만한 MD 무기 실전배치를 비판하고 만류해야 할 한국 국방부가 오히려 국민을 속이면서 MD무기인 PAC-Ⅲ 도입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이의 저지를 위해 국민과 함께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임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조영길 장관님!

주한미군 감축계획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상은 이 계획을 반영해야만 계획의 변경으로 인한 혼란과 낭비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주한미군 감축 계획은 2사단에 관한 것으로서 용산 기지와는 관계없다거나, '새로운 기능과 임무에 따른 이전'이라는 항목을 통해 반영할 수 있다거나, 현재의 협상은 원칙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구체적인 협상과정에서 감축계획을 반영할 수 있다고 강변하면서 협상을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투병력이 대폭 감축되는데 이를 지원하는 행정병력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으며, 실제로 미국의 감축 계획에는 용산의 행정병력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기능과 임무에 따른 이전' 항목은 90년 협정의 '기존시설수준'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시설수준을 요구하는 조항으로서 감축계획 반영과는 전혀 관계없는 조항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협상은 원칙과 세부항목이 밀접히 연관되어 있어서 UA와 IA뿐만 아니라 기술양해각서, 비용집행절차합의서를 함께 논의하고 있다는 것은 정부의 협상담당자들이 밝힌 것으로서, 상위협정인 UA와 IA를 잘못 맺으면 하위협정이 이에 규정받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이처럼 사실과도 다르고 설득력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서로 모순되는 주장을 하면서 협상을 강행하려는 것은 국민의 부담과 손해보다는 미국의 요구와 이익을 충실히 대변하는 사대매국적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조영길 장관님!

'미래 한미동맹' 8차 회의를 앞두고 법제처가 그간 용산기지 이전협상에서 마련된 협정문안이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의 체결의 경우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한 헌법 60조를 위배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동안 국방부 정책실장을 비롯한 FOTA회의 대표단은 우리의 위헌 주장을 묵살하고 국회비준이 필요없는 이행합의서(IA)에 '이전할 시설물'과 '비용원칙'에 관한 조항을 집어넣고, 한국 정부의 비용부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있는 포괄협정(UA)만 국회비준을 받으려고 획책해 왔습니다.
그런데 국방부 정책실장을 비롯한 대표단은 법제처의 위헌해석 이후 잘못을 근본적으로 바로잡기는커녕 5월 초 열린 8차 회의에서 IA의 '이전할 시설물'과 '비용원칙'에 관한 두 개 조항을 UA에 포함시키되 이 두 개 조항을 똑같이 IA에도 그대로 명시하기로 미국측과 절충하였습니다. 이같은 협정문안의 이원화는 미국이 이제까지 비공개로 운영되면서 자신의 요구가 쉽게 관철되어왔던 소파합동위를 통하여 이행합의서를 자신의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려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UA와 똑같은 조항을 IA에도 그대로 두자고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는 국회동의를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만드는 것으로서 국회의 권능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이는 UA와 IA의 협정문안 이원화를 통해서도 용산기지 협정안의 위헌성은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장관님!

이에 우리는 미국의 이이과 요구를 충실히 대변하는 위헌적인 용산기지 이전협상을 전면 중단하고 관련 책임자들은 전원 사퇴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또한 이제까지의 협상 내용과 절차를 모두 공개하고 국민의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여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계획을 반영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만약 정부가 이러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끝까지 짓밟고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협정안에 대한 가서명을 강행한다면 우리 주권과 국익을 지키려는 온 국민의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엄중 경고하는 바입니다.

2004. 5. 25.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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