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13] [항의서한] 딕 체니 방한 반대 반미연대집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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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서한>
수신 : 부시 미합중국 대통령
참조 : 하버드 주한 미대사
발신 :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소파개정국민행동, 통일연대
발신일 : 2004년 4월 13일
굴욕적인 용산기지 이전협상과 미군재배치를 강요하는
체니 미 부통령의 방한을 온 국민의 이름으로 강력히 반대한다!
부시 미 대통령 귀하!
귀국이 용산 미군기지 이전을 비롯한 미군재배치를 추진하는 것은 우선 대북 선제공격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대중국 봉쇄를 노리는 귀국의 군사계획에 따른 것임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하가 체니 미 부통령을 한국에 보내는 것은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4월 1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증언한대로 굴욕적인 용산기지 이전의 법적 절차를 올해 안에 마무리할 것을 다그치기 위한 것이 분명합니다. 한국 정부가 협상 마무리를 위해 시민단체 면담, 관변 인사를 동원한 언론 기고 등 전방위적 사전정지작업을 벌이는 것은 미국의 이런 방침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라포트 사령관은 앞서의 증언에서 '상당히 많은 돈을 한국으로부터 받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귀국은 심지어 임시직의 개별 이사비용이나 이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청구권 등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모든 비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100만평이 넘는 대규모 대체부지에 새로운 기능과 임무를 충족시키는 시설, 즉 수조 원이 들어가는 C4I(지휘통제자동화시설), 수천 억원이 들어가는 미군가족용 아파트와 병원, 골프장과 같은 유흥오락시설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협정안에는 국가간 조약이라고 보기 어려운 '여기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다른 모든 비용들' 등 모호한 표현들이 즐비하여 추가비용 발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30억 달러 안팎이 들 것이라는 한국 정부 주장과는 달리 그 몇 배에 달하는 이전비용을 우리가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최근 정부 일각에서 용산기지 일부 매각이 거론되는 것도 귀국이 이처럼 천문학적인 비용을 강요한 데 따른 것으로서 귀국은 용산기지를 민족공원화하려는 우리 국민의 꿈을 무참히 짓밟고 있습니다.
또한 귀국이 평택을 동북아 군사패권 강화의 전초기지로 만들기 위해 320만평의 대규모 대체부지 제공을 강요하는 것은 지금도 457만평의 미군기지로 온갖 희생과 고통을 당하고 있는 평택주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생존위협의 벼랑으로 내모는 것이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이에 우리는 평택주민과 함께 하는 범국민적 투쟁으로 귀국의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기필코 저지시켜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우리는 남한의 군사력으로도 북한의 군사력을 능가하고 있는 조건에서 한반도의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와 감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인 만큼 용산기지를 기존 미군기지로 축소통폐합하는 방식으로 이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이에 우리는 귀하에게 위와 같은 한국민의 요구를 반영하여 용산기지 전면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미국은 침략전쟁을 중단하고 이라크를 즉각 떠나라!
바그다드 함락 1년이 되는 지금 이라크에서는 연합군과 이라크 민중 사이에 전면전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부당한 침략전쟁과 무자비한 점령전책이 불러 온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미군이 지난 1년 동안 이라크에 가져다 준 것은 평화도 민주주의도 아닌 오직 파괴와 학살, 대량실업과 굶주림의 고통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이러한 무자비한 군사정책은 이라크인들과 아랍인들은 물론 전세계 양심들이 더 큰 저항만을 불러올 것이며, '제2이 베트남'은 이미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부통령 딕체니가 일본과 중국을 거쳐 15일에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했습니다. 체니 부통령은 이라크 침략전쟁을 기획하고 주도한 사람 중의 한사람 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는 한국에 오기도 전에 '한국군의 추가파병을 약속대로 이행해야 한다'며 노골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부당한 내정간섭과 노골적인 파병압력을 자행하는 미국을 규탄하며 체니의 방한을 반대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오직 힘과 무력으로 야만적인 전쟁을 확대함으로써 평화를 사랑하는 전세계 민중들의 저항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파병을 강행한다면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격이며, 나라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무모한 짓이 될 것임을 우리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한국군의 추가파병은 전후 평화와 재건지원이 아니라 명백한 침략전쟁 참여입니다. 나라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정부가 미국의 눈치나 살피면서 파병을 강행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엄중히 촉구합니다.
미국은 한국정부에 대한 부당한 내정간섭, 파병압력을 중단하고 이 야만적인 침략전쟁을 중단해야 합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떠나는 길만이 이라크와 전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자행하는 군사력 증강을 즉각 중단하고 북미간 대화에 성실히 나서라!
최근 미국은 지난 2차 6자회담에서 합의한 '상호존중에 의한 대화'라는 한반도 핵문제 해결원칙이 무색하게 최근 한반도 일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의 강도를 한층 높여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초부터는 미 해병대 수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휴전선 일대에서 상륙작전을 벌렸으며, 3월 하순에는 한미연합전시증원-독수리 합동훈련을 대규모로 진행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이와 함께 작년 주한미군 기지에 육상 미사일요격시스템의 핵심인 PAC-3 미사일을 대량 배치한 이래 올해 하반기 동해에 해상 요격시스템의 핵심인 이지스함 배치를 통해 북과 중국을 겨냥한 미사일방어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겉으로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를 말하고 있지만 미국의 군사정책이 이미 방어의 개념을 넘은 선제공격으로 변해있는 조건에서 한반도 일대의 군사력 증강은 노골적인 군사적 압박에 다름 아닙니다.
이번에 방한하는 체니 부통령은 미국의 선제정책을 가장 선두에서 대변해온 인물로 이번 방한과정에서 대북압박정책을 강변할 것임은 자명합니다.
체니부통령은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 북을 겨냥해 "외교적 노력이 부족하면 국제사회가 무력을 사용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 "악의 세력과는 협상을 할 것이 아니라 제압해야 한다"면서 한반도 핵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합의를 정면으로 부정하였습니다. 체니 부통령의 발언은 이라크 다음은 북이라는 미국의 호언장담이 아직도 유효함을 확인시켜 주고 있으며, 최근 급격히 진행되는 미국의 대한반도 군사력 증강 움직임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반도 핵문제는 철저히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되어야 하며, 대화의 분위기를 저해하는 일체의 적대적 움직임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4월 13일
소파개정국민행동, 이라크파병반대국민행동, 통일연대
반미연대집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