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18] 평통사 대표단, 노무현대통령 면담 요구위해 청와대 기습 방문
평통사
view : 1432
17일 오후, 평통사 홍근수 상임대표와 변연식 공동대표는 "용산협상 전면중단, 가서명 반대, 재협상 촉구"를 위해 청와대를 기습적으로 방문하여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 "용산협상 전면중단, 가서명 반대, 재협상 촉구"를 위해 청와대를 기습 방문한 대표단이 문앞에서 가로막혀 있다.
[사진 -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통사는 그간 여러 경로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청와대 측은 급기야 지난 10일, 평통사의 면담 요청에 대해 거부 통보를 보내왔다.
오는 19-20일 11차 FOTA회의를 앞두고 청와대 기습방문을 진행한 평통사 대표단. 돌이킬수 없는 굴욕협상에 종지부를 찍게 되는 예비(가)서명을 막기 위해 평통사는 그동안 눈물겨운 투쟁을 벌여왔다. 이러한 투쟁의 의지가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겐 전혀 들리지 않은 듯 해서 오늘의 방문이 이뤄진것이다.
묵묵부답인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우리의 요구를 확실히 전달하고, 대통령으로서 나라의 운명을 지켜줄것을 당부하기 위해 찾았으나, 대한민국 국민이 대통령을 만나는 길은 멀고도 험하였다. 청와대 면회실까지 가기도 쉽지 않았지만, 정작 면회실에 도착했을 때 우리를 기다린 건 경호원들의 싸늘하고 폭압적인 태도였다.
마치 범죄자를 다루듯 개인 소지품을 샅샅이 검색하고, 사회지도자로 존경받고 있는 홍근수 목사(평통사 상임대표)와 변연식 대표를 30분이 넘도록 문전박대했다.
△ 대표단이 문전박대 당하는 사이 신임 크리스토퍼 힐 미국대사를 보좌해
청와대로 들어가는 마크 민튼 부대사가 보란듯이 건물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 대표단이 문전박대 당하는 사이 신임 크리스토퍼 힐 미국대사를 보좌해
청와대로 들어가는 마크 민튼 부대사가 보란듯이 건물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나라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가 문전박대 당하는 동안 미국대사로 새로 부임한 크리스토퍼 힐 신임대사와 마크 민튼 부대사는 그 어떤 검색절차 없이 유유히 통과됐다. 사전약속이 중요하다 말하지만, 나라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문제 앞에 그것은 궁색한 이유일 뿐이다.
청와대 경비실 직원과 종로서 형사들에 둘러싸인 채 서있던 대표단 앞에 황인성 비서관이 나타난 건 40여분이 지났을 무렵. 평소 홍근수 목사님과 친분이 있던 황 비서관은 입장이 난처했던지, 경호실과 종로서와의 중재를 시도, 대표단을 면회대기실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그리하여 오후 3시가 넘어 겨우 건물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대표단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을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자리에 나온 시민사회수석실 김남수 비서관은 대통령과의 면담이 어렵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대표단은 김 비서관에게 "국민의 소리를 무시하고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이끌려 진행되고 있는 용산협상을 당장 중단할 것을 대통령에게 전하라"고 엄중히 말했다. 그리고 유영재 팀장은 "협상안 내용을 즉각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독일 라인마인 기지 이전협상 사례를 비교하며 우리 협상의 심각한 문제를 나열했다. 김 비서관은 "평통사의 문제제기를 큰 틀에선 동의하나 여러분들도 대통령의 고뇌를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근수 상임대표는 "용산협상의 내용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면 모두 반대할 것"이라며, "국민이 반대하는 일은 진행하면 안된다"고 충고했다. 또한 "바람직한 한미관계를 위해서도 용산협상은 당장 중단되고 국민의사를 수렴해서 다시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단은 김비서관이 노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반드시 전달하도록 확인시키고, 오후 4시경 청와대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