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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7] [성명서] 한미 간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우리의 입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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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간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우리의 입장
- 주한미군 경비 분담 반대! 새로운 협정 체결 반대!-


지난 7월 22일 워싱턴에서 한미간에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이른바 방위비 분담금)에 관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첫 회의가 열렸다. 한미 양국은 1991년이래 3년마다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에 관한 특별협정을 맺어왔는데 이번 회의는 올해 만료되는 2002∼2004년 적용의 특별협정(SMA)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첫 회의에서 미국은 기존 협정을 1년 더 연장하자는 안을 제시했고 우리 정부는 우리 나라의 경제성장률 및 물가상승률에 맞춰 분담금을 매년 올려주는 기존의 지표기준(인덱스) 방식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고 한다.
우리는 주한미군을 감축하면서도 오히려 우리 나라의 미군주둔 경비분담금을 늘이려는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적 태도 그리고 불평등한 한미소파에도 어긋나는 특별협정을 또 다시 체결하려고 하는 한미 양국의 불법적 기도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1. 우리는 주한미군 감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군 주둔 경비 분담금을 대폭 올리려는 미국의 무도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만약 미국의 요구대로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에 대한 기존 협정을 연장한다면 우리 나라의 내년 분담금은 올해의 7,469억 원보다 10% 넘게 늘어난 8,000억 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미국의 요구는 주한미군에 대한 우리 국민의 가중되는 부담을 도외시한, 오로지 자국의 이익만을 고려한 일방주의적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1991년 한미소파의 특별협정으로 처음 내기 시작한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은 1억 5천만 달러에서 그 사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올해에는 6억2천만달러(7,469억 원)에 이른다. 91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의 국방비 증가율이 119%인데 반해 방위비 분담금 증가율이 무려 634%였다는 사실은 방위비 분담금이 국방비는 물론 우리 국가재정에 얼마나 부담을 가중시켜 왔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우리 국민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은 특별협정에 따른 직접비용에 그치지 않는다. 그 외에 올해 책정된 주한미군 재배치 비용 3,401억 원, 이라크 파병비용 2,877억 원을 합치면 올 한해에만 주한미군을 위한 비용은 무려 1조 3,747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공짜로 쓰고 있는 수 천만 평의 기지에 대한 임대료와 각종 면세 및 사용료 면제 등의 간접비용까지 계산한다면 우리 나라는 한해에만 2조원을 훨씬 넘는 주한미군 주둔비를 부담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나라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상이 타결됨으로써 용산 이전이 완료되는 2007년까지 매년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과 별도로 천문학적인 이전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10% 이상의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의 증가를 의미하는 기존 특별협정의 연장을 강요하는 미국의 행태는 우리 국민들의 부담이야 어찌되든 말든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극히 이기주의적인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주한미군이 대폭 감축되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강요하는 미국의 행태는 우리 나라를 봉으로 여기는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주한미군은 이라크로 차출되는 미2사단 3,600여명과 여기에 미국이 올해 안으로 추가 감축하겠다고 밝힌 2400여명을 합치면 올해에만 6천명이 감축된다.
그런데 우리 나라가 주한미군에게 지불하는 이른바 '방위비'의 용도를 보면 주한미군이 감축되면 그 비용이 대폭 줄 수밖에 없는 주한미군 고용원 인건비(이 부분이 50% 가까이 된다), 시설건설 비용, 군수지원비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대폭적인 감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방위비 증액을 강요하는 미국의 날강도적 행태는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에 따라 줄어들어야 할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리도록 강요하는 것은 방위비 분담금으로 평당 건축비가 1천만원을 넘는 초호화 용산 미군아파트를 지은 데서 보듯이 자신의 편리를 극대화하고 영구주둔의 여건을 갖추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우리 돈으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며 또 주한미군의 동북아 신속기동군으로의 역할 확대에 맞추어 남한 미군기지의 기능을 강화하는데 소요되는 천문학적 비용을 우리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상의 대한민국 방위와는 아무런 관계없는 주한미군의 초호화시설을 짓는데 우리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명백히 어긋나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도 역행하는 주한미군의 동북아 신속기동군화를 위해 귀중한 우리 돈이 낭비되는 것 또한 우리는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기존 협정의 연장을 통해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강요하는 미국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이의 중단을 엄중히 촉구한다.

2. 정부는 불평등한 한미소파에도 어긋나는 불법적인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 특별협정을 강요하는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라!

우리 나라의 주한미군 주둔경비 분담은 그 법적 근거를 1991년부터 매 2∼3년마다 맺고 있는 '소파 제5조와 관련한 특별조치 협정'에 두고 있다. 그러나 특별협정의 상위법인 한미소파 제5조 1항은 정작 "미국은 미국 군대의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특별협정 자체가 불법임을 말해주고 있다.
미국은 이 같이 특별협정이라는 편법과 불법을 통해서 1991년부터 지금까지 10년 이상이나 자신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주둔 경비를 우리 나라에 전가하는 파렴치한 짓을 저질러 왔으며 이 같은 불법을 이른바 '방위비 분담'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해 왔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이란 우리 나라에 또 하나의 불평등한 협정을 강요하기 위한 그럴듯한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 '방위비 분담'은 미국이 자신의 세계군사전략상의 요구에 따라 해외에 미군을 주둔시키면서 발생하는 주둔비용을 주둔국에 일방적으로 떠넘기기 위해 고안해 낸 철저히 미국 위주의 개념이다.
우리 정부는 한미소파 5조를 명백히 부인하는 특별협정 요구에 응해서는 안 되며 카투사와 같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인력지원도 더 계속해서는 안 된다. 그와 함께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미소파를 전면 개정함으로써 수 천만 평의 땅을 아무런 사용료도 내지 않고 사용하고 있는 굴욕적인 한미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3. 지불방식의 변경을 통해 사실상 미국의 부당한 분담금 증액 요구를 수용하려는 정부의 기만적 태도를 엄중히 비판한다.

우리 정부는 2002∼2004년 적용의 특별협정을 1년 연장하자는 미국의 요구를 일단 거부하면서 미군주둔 경비 분담 방식을 기존의 지표기준 방식 대신 주한미군의 비용 항목과 비용지출 절차 등을 확인해 방위비 분담 규모를 정하는 일본 식의 '소요기준' 방식으로 변경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방침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주한미군 주둔경비 분담을 당연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명백히 잘못이다.
또 일본의 예를 보더라도 '소요기준'으로 방식을 변경한다고 해서 주한미군 주둔 경비 분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우리가 방위비 분담 방식의 변경을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기만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것은 기획예산처에 제출된 내년도 국방예산 요구 안에 주한미군 지원 예산이 올해보다 무려 16.2%나 증가한 8,116억 원으로 계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 주둔 경비 분담을 줄일 생각은커녕 오히려 미국의 요구보다 더 늘릴 생각을 협상 시작 전부터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같이 내년도 주한미군 주둔경비 부담이 전체 예산증가율 5%는 물론 국방비 증가율 13.4%를 훨씬 능가하는 16.2%나 올려 계상되어 있는 것은 국방부의 전형적인 대미 굴종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협상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물어 보나마나다.
그런데 협상을 하기도 전에 이처럼 대폭 늘어난 주한미군 경비를 책정해 놓은 것은 국방부가 국민의 비판 여론을 의식해 용산 미군기지 이전 비용을 축소하기 위해 미군주택 비용, C4I 이전 비용 등의 항목을 방위비 분담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미국에 약속한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 내역을 소상히 국민 앞에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 방식의 변경을 통해서 사실상은 대폭적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려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려는 정부의 기만적인 태도를 엄중히 비판하면서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에 관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려는 기도를 즉각 중지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끝으로 우리는 굴욕적인 분담금 특별협정의 폐기를 위해 국민과 함께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2004년 8월 3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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