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22] [기자회견문] 제36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 즈음한 평통사의 입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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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동북아지역군화 반대! 작전권 즉각 환수! 한미연합전력증강 반대!
용산협정 및 개정LPP협정 폐기! 주한미군 경비지원금 협정 폐기!
-제36차 SCM에 즈음한 기자회견문-
제36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가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 의제들은 우리 민족의 장래와 국가 안위, 군사 주권, 국민의 경제적 부담 등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들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지금까지 12차례 열린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FOTA)회의 결과가 보고될 것이다.
이에 그 동안 불평등한 한미동맹의 청산과 호혜평등한 한미관계 수립을 요구하며 민족적, 국가적 발전 전망과 대안을 제시해 온 우리는 이번 SCM 의제들에 대해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먼저 우리는 주한미군의 동북아지역군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 마련에 나서려는 한미양국의 기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호혜평등한 한미관계 수립을 위해 나설 것을 촉구한다!
미국은 FOTA회의 과정을 통해서 집요하게 주한미군의 동북아기동군으로의 역할 전환과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를 수용하도록 우리 정부를 압박해 왔다. 그러나 이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적용 범위(제3조)를 위배하는 불법일 뿐 아니라, 동북아의 군사적 대결을 첨예화하고, 우리나라를 그 대결의 한 가운데로 내 몲으로써 민족의 통일에 결정적 난관을 조성하는 반평화적, 반통일적 기도이므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지난 해 2월 FOTA회의 예비회담 때 한미동맹을 지역동맹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해 주었다. 그러나 이 같은 합의는 민족과 나라의 장래를 좌우할 중대한 사안인데도 아무런 국민의사 수렴도 없이, 또한 정부 내 일부 부서의 반대 의견도 묵살한 채 독단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원천 무효다. 우리는 이 합의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또한 주한미군의 동북아지역군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한미상호방위조약 개악이나 ‘한미안보공동선언’ 제정 기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한미양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한미양국이 한미동맹의 퇴행적 전환 기도를 즉각 중단하고, 호혜평등한 한미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노력에 착수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정부가 한미연합군사지휘체계를 미국의 군사전략에 맞춰 재편하려는 미국의 기도를 단호히 거부하고, 작전통제권 환수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
지난 해 SCM에서는 바람직한 한미지휘관계 발전 방안을 연구하여 2005년 SCM에 보고하기로 합의하였다. 하지만 우리 국민을 철저히 배제한 가운데 이뤄지고 있는 한미지휘관계 발전방안 연구는 작전권의 즉각 환수를 바라는 우리 국민의 입장이 아니라, 주한미군의 동북아로의 역할 확대와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를 뒷받침하고 한국군에 대한 보다 효율적인 지휘통제를 꾀하고자 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군작전권을 미국이 장악함으로써 대북한 전쟁결정권을 사실상 미국이 쥐고 있고 우리 군이 미국의 세계군사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도구로 내몰려 온 지난 반세기 동안의 군사주권을 상실한 우리의 비참한 군사적 처지가 이제 더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우리는 한미동맹의 강화를 명분으로 한 한미연합전력 증강을 단호히 반대한다.
2006년까지 110억 달러에 이르는 주한미군전력 투자와 그에 상응하는 한국군 전력증강에 대한 미국의 요구는 첨단정밀무기와 기동력에 의거한 이라크침략전쟁을 한반도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자 한미동맹의 중국 봉쇄동맹으로의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그것은 천문학적 액수의 첨단무기 구매를 강요함으로써 미국 군수자본의 배를 불리기 위한 것이다. 남한의 군사력만으로도 북한을 압도하고 있는 지금 초과잉억지력인 주한미군은 전력증강 없이 감축과 단계적 철수에 나섬으로써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해야 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위헌적이고 굴욕적인 용산기지 이전협정과 개정LPP협정 체결 강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한미양국에 엄중히 촉구한다!
용산미군기지 이전협정과 개정LPP협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한미양국 간 최종서명과 국회비준동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용산 등 미군기지 재배치는 주한미군의 동북아지역군화의 물리적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용산과 한강 이북의 주한미군을 평택으로 옮김으로써 대북선제공격과 대중국 봉쇄를 쉽게 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동북아지역군화를 목적으로 한 미군기지 재배치를 위해 우리가 모든 부담을 진다는 것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
용산협정은 총액조차 명시되어 있지 않은 포괄협정(UA)만 국회비준동의를 거칠 뿐, 사실상 사업시행의 전권을 미국 입장이 쉽게 관철되어 왔던 SOFA합동위원회와 그 산하기구로 넘김으로써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은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도록 한 헌법 제60조 제1항을 위반하고 있다.
용산협정은 또한 이전비용과 대체부지가 2배씩 늘어나고, 주한미군의 동북아지역군으로서의 임무와 기능에 따른 이전으로 시설수준 향상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90년 협정보다도 오히려 개악되었다. 또한 외국사례와 비교해 보더라도 협정의 내용이나 형식, 절차 등에서 불평등하기 짝이 없다.
개정LPP협정도 12,500명의 주한미군 감축에도 불구하고 대체부지면적이 2002년의 154만평의 2배나 되는 310만평에 이를 뿐만 아니라, 협정에 미국이 부담하기로 명시되어 있는 시설비용까지 우리가 주한미군경비지원금으로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우리는 한미양국이 평택주민을 포함한 압도적 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용산협정과 개정LPP협정 체결 강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불법적인 주한미군경비지원금(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을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은 용산기지 이전비용 전액을 우리나라에 전가시켜놓고도 모자라 미국이 부담키로 한 주한미군 전용 C4I 현대화 비용과 주택임대료 등을 주한미군 경비지원금을 대폭 늘려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주한미군의 감축현실에 맞게 주한미군경비지원금을 줄이기는커녕 합의까지 뒤집으며 주한미군경비지원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의 강도적 요구를 강력히 규탄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91년 주한미군경비지원금 특별협정을 체결한 이후 막대한 주한미군경비지원금을 지원해 왔다. 주한미군경비지원금은 91년 835억원에서 매년 수직상승하여 올해에는 무려 7,469억원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주한미군 지원비를 의도적으로 대폭 축소하고 있는 미 국방부 발표에 의거하더라도 우리나라의 GDP 대비 주한미군 지원비는 일본의 1.5배, 독일의 4배나 된다.
경제가 IMF구제금융시절보다 못하여 개인과 기업의 파산이 속출하고 있고, 주한미군 지원비를 제외하고서도 주한미군 재배치에 따른 천문학적인 이전비용 지불을 요구하고 있는 조건에서, 더욱이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방위에서 지역군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우리가 주한미군 경비를 지원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애초부터 주한미군 경비는 미국이 부담하도록 규정한 한미 SOFA 5조를 정면으로 위반하며 체결되어 온 주한미군경비지원특별협정을 이번 기회에 폐기할 것을 한미양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2004. 10. 22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