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13] [보고] 1/11 제64차 반미연대집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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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많은 이들의 소망을 담고 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한미안보정책구상회의(SPI)와 ‘고위전략대화’를 통한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 및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를 꾀하려는 미국의 전략은 새해의 밝은 시작을 무겁게 가라앉힌다.
새해맞이 첫 반미연대집회
“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SPI’ 및 ‘고위전략대화’ 추진 중단하라!”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한다!”
11일(화) 오후 2시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는 평통사, 미군기지확장반대 평택대책위, 팽성읍대책위, 주미철연대회의, 평화바람 등 5개 단체가 공동으로 제64차 반미연대집회를 열고 “주한미군역할확대와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를 꾀하는 한미안보정책구상회의(SPI)와 고위전략대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 새해 첫 반미연대집회가 11일 오후 광화문에서 약 7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새로운 한미협의 통로로 등장한 안보정책구상회의(SPI)와 '고위전략대화'의 중단을 촉구하며 2005년 반미투쟁을 선포하고 있다.
평화바람 공동대표인 문정현신부는 여는 인사를 통해 “그 동안 새만금 간척사업과 부안 핵폐기장 반대 투쟁 등 생명평화를 위한 활동을 벌였는데, 평택에서 농사짓는 땅을 빼앗아 미군기지를 확장하는 것을 보니 ‘평화를 깨는 죽음의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생명과 평화를 위한 우리들의 몸짓인 미군기지확장을 막아내는 일에 모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005년 반미투쟁을 선포하는 자리로 마련된 이 날 집회는 군산 미 스텔스 전폭기대대 순환배치 투쟁, 부산 하야리아 기지 반환 투쟁, 동두천 미군기지 반환에 따른 주민생존권 확보 운동 등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미군기지 반대투쟁의 경과보고,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투쟁의 결의발표, 안보정책구상회의(SPI)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정치발언 순서로 진행됐다.
군산미군기지우리땅되찾기시민모임 윤철수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서해안을 따라 군산에 스텔스전폭기, 광주에 패트리어트 부대를 배치하고 이어서 평택에 미군기지 확장을 시도하는 미국이 급기야 알래스카에 있는 F-15K를 한반도 이남에 배치하려는 것은 결국 한반도에 MD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해 이뤄지는 주한미군재배치를 저지하기 위해서 스텔스 전폭기 대대의 군산 순환배치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7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부산 하야리야범시민대책위 허운영 집행위원장은 하야리야 기지 반환의 문제를 “지난 55년 동안 돈 한 푼 안내고 ‘전세’ 살던 놈이 주인 허락도 없이 ‘팔고’ 나가겠다는 꼴”이라며 개탄했다. 또한 기지를 매각해 평택 미군기지 확장비용으로 쓰려는 것은 “부산시 세금으로 평택 주민 못살게 구는 일”이라며 “하야리야 기지를 팔아 그 돈으로 평택 땅을 살 것이 아니라 즉각 반환하고 주한미군은 철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부산뿐만 아니라 미군기지 반환에 따른 주민생존권 문제로 투쟁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캠프케이시 등 5개의 미군기지와 1개의 헬기장, 2개의 훈련장이 1,250만평에 달하는 동두천이다. 강홍구 동두천시민연대 상임대표는 “1951년 미7사단 주둔을 시작으로 현재 미2사단까지 54년 동안 동두천의 주인은 주한미군이었다. 동두천시는 전체면적의 70%가 미군보유지와 공유지,군사보호시설에 묶여 있어 주한미군기지로 인한 수많은 고통과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좌로부터 군산미군기지 우리땅되찾기 시민모임 윤철수사무국장
부산 하야리아 범시민대책위 허운영 집행위원장, 동두천 시민연대 강홍구 상임대표
강 대표에 따르면 동두천 지역의 제조업 비율은 전체 산업의 10% 정도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열악하다. 오로지 미군관련 산업의 발전만 있었을 뿐이다. 또한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군기지로 인한 각종 규제는 지역개발과 발전을 가로막아 30년 전 75,000명이던 인구가 현재도 같을 만큼 인구증가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80년대 후반 미군기지 관련 종사자들이 동두천을 떠나면서 그나마 성행하던 미군기지 관련 산업마저 쇠락의 길로 접어들어 이제 남은 것은 ‘미군의 군홧발에 짓밟혀 신음하고 있는 주민들의 고통 뿐’이라고 강대표는 전한다. 또한 "동두천의 피해가 이제 평택에서 고스란히 재현되려 한다"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에 대한 강한 우려와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10차 FOTA 회의에서 한미양국은 동두천 지역에 위치한 미군기지 1,250만평 중 15만평을 2008년까지 반환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만 했을 뿐 주력부대의 반환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져 하루빨리 기지반환과 미군철수를 바라는 동두천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또한 반환이후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미군기지 관련사업자들과 주민들 사이에 심각한 대립이 발생했는데 이유는 미군기지 관련 사업자들이 기지가 있을 때 누리던 기득권을 이전 후에도 유지하기 위한 개발계획만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지금은 반환부지 개발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미군기지를 반환받아 그 이익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일이 급선무”라고 주장한다.
한국전쟁 때였던 지난 51년~53년 사이 국방부는 막강한 국가권력을 앞세워 불법·강제로 토지징발을 실시했다. 당시 국방부는 서울-동두천 간 교통비보다도 낮은 보상금을 제시해 대부분의 토지소유자들은 보상금도 받지 못한 채 토지를 빼앗겼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국방부가 반환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동두천 시민연대는 국방부의 소유권주장에 대해 한마디로 '불법'이라고 일축하고 '원소유자 찾기 운동' 모임을 결성, 헌법소원 등 법적 투쟁을 강력하게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택대책위 김용한 상임대표를 비롯해 윤현수 전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강상원 집행위원장, 이수용 팽성읍대책위 집행위원장, 송태경 홍보부장이 나와 결의를 밝혔다. 이들은“매향리, 오끼나와에서 벌인 미군기지 반대 투쟁의 불씨를 평택에서 다시 되살려 미군기지 확장 저지 투쟁을 범국민적으로 전개하자”고 호소했다.
마지막 정치연설. 평통사 유영재 미군문제 팀장이 나와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와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를 위해 ‘한미안보정책구상회의(SPI)’, 고위전략대화를 추진하는 미국과 한국의 친미사대적인 당국자들의 행태를 규탄했다. 유 팀장은 “주한미군의 역할이 동북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대될 경우 한반도는 원치 않는 전쟁에 개입하게 되고 한반도의 평화는 멀어지게 된다”면서 “미국의 의도대로 진행되는 SPI와 고위전략대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미 양국은 제36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동맹안보정책구상회의(SPI)’를 설치하여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역할변화, 미래 한미동맹의 성격 변화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고위 전략 대화’를 개설하여 2006년까지 한미안보공동선언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반미반전 주한미군철수 중앙실천단 학생 10여명이 행사에 참여해
율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동두천 시민연대 회원들 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읍 대책위 송태경 홍보부장
대전충남 평통사 조주형대표
홍근수 평통사 상임대표와 문정현 평화바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