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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4] [성명서] 우리 국민 몰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비밀협약을 체결하려는 한미 당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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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유연성비밀협상중단촉구성명.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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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 몰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비밀협약을 체결하려는 한미 당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한미양국은 어제(3일) 열린 한미동맹 안보정책구상(SPI) 1차 회의에서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를 보장하기 위해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별도의 논의 틀을 가동하기로 합의하였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어제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관련한 개괄적인 협의를 가졌다”고 밝히면서 “미군의 해외임무가 있을 경우에 사전협의를 갖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함께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신속히 논의하고, 협의 때마다 언론에 브리핑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1. 한반도를 대중국 군사패권의 전진기지로 만들려는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를 결사 반대한다!

“전세계 미군은 언제 어디서든 투입 가능하게 됐으므로 한국 상황만을 별도 예외상황으로 만들 수 없다”는 정부 당국자의 발언은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를 기정사실화하는 주장으로 앞으로의 한미 간 논의가 이를 전제로 이뤄질 것임을 예상케 한다.
그러나 미국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확대하려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가 중국을 군사적으로 포위하고 나아가 중국-대만 간 분쟁에 개입함으로써 중국을 미국의 군사적 패권 속에 복속시키려는데 있음은 우리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공항과 항구가 있는 평택으로 이전하는 것이나, 서해안을 따라 MD기지를 구축하려는 것도 중국에 대한 포위와 봉쇄를 위한 것이다.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는 곧 우리나라가 대중국 포위의 전초기지가 되는 것을 의미하며 그렇게 되면 현재의 한중간의 우호협력적 관계가 적대적 관계로 돌변하고 우리 민족은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미국이 저지르는 침략전쟁의 하수인으로 동원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동북아는 무제한적인 군비경쟁으로 내몰리게 되며 안보를 빌미로 한 미국의 군사적 굴레를 뛰어넘어 우호협력적인 동북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동북아시아 나라들의 꾸준한 노력도 수포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는 우리 민족의 생존과 안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며 오로지 미국의 패권적 야욕을 채워주는데 불과하므로 이를 전제로 한 한미 협상은 그 어떤 경우도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 염원을 배신하는 것이 된다. 이에 우리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전제로 하는 한미 협상의 철회 또는 중지를 한미 양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2. 사전협의제를 통해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를 합법화하려는 한미 양국의 불법적 기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 한미 간 협상에서 사전협의제와 같은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에 대비한 제도적 보완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사전협의제란 무엇보다도 주한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신속기동군으로의 역할 확대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제도적 보완책이 될 수 없으며 오로지 미국의 불법부당한 요구를 합법화, 정당화시켜 줄 뿐이다.
또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는 한미동맹의 지역적 적용범위를 대한민국의 방어로 한정하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제3조 적용범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대한민국 영역 외 투입(역할 확대)은 그 자체로 불법이다.
우리 정부는 사전협의제를 통하여 마치 우리 나라의 이익에 위반될 경우 주한미군의 해외출동을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이 또한 완전히 허구적인 주장이다.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의 핵심적인 이유가 대중국 포위 견제인데 이를 사전협의를 통해서 막겠다고 한다면 미국이 뭣 때문에 이 문제를 한국 정부와 협상하려 하겠는가? 또 원천적으로 불평등한 현재의 한미관계 밑에서는 주한미군의 한반도 바깥 작전출동에 대해서 통제력을 갖기 어려울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협의제를 통한 제도적 보완책이란 사실은 주한미군의 역할확대를 허용하는데 따른 국민적 반발을 회피하기 위한 기만적 술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사전협의제가 주한미군의 역할확대를 합법화시켜주는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일본 사례를 통해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일본의 경우, 미군배치의 중요한 변경 시 사전협의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 경우 사단급 병력 이동에만 이 규정이 적용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사단급 병력이동이 한꺼번에 이뤄지는 경우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제도다. 뿐만 아니라 주일미군 장비의 중요한 변경이나 주일미군의 해외로의 전투작전출동 시의 사전협의제 규정 또한 그 적용 조건이 매우 까다롭게 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 주일미군의 핵무기 탑재 함정의 일본항의 기항이나 통과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나마 이러한 사전협의제도 미일 간에 맺어진 각종 비밀협약으로 유명무실하게 되었다. 사전협의제가 전혀 실효성이 없고 오로지 주일미군의 해외 작전출동에 면죄부를 주는 구실만 할 뿐이라는 것은 그것이 1960년에 체결된 이래 한번도 발동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이에 우리는 불법적인 주한미군의 역할확대를 합법화시켜 주는 사전협의제를 단호히 반대한다는 것을 밝혀둔다.

3. 제한적인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기만책으로 미국 요구에 굴복하려는 우리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는 마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선택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선택적으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허용하겠다는 것은 벌써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한 것이다.
또 주한미군의 입출입을 우리 정부가 통제하겠다는 것은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고려할 때 전혀 실현성이 없는 것임은 물론이다. 이 점에서 제한적인 ‘전략적 유연성’은 한미관계의 불평등성을 은폐하고 마치 우리 정부가 자주적인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사실은 미국의 부당한 요구 수용을 정당화하려는 대국민 기만책에 지나지 않는다.
정말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의 역할확대라는 부당한 요구를 막을 진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아무런 실효성도 현실성도 없는 사전협의제나 제한적인 전략적 유연성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한미관계의 불평등성을 원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전면개폐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먼저 미국에 요구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라고 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불법부당한 요구를 해오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어느 당사국이든지 타 당사국에 통고한 일년 후에 본 조약을 종지시킬 수 있다”고 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제6조의 규정에 따라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폐기를 미국에 통보하고 진정으로 호혜평등한 한미관계 수립을 위한 협상을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

4. 국민의 알권리 원천봉쇄하고 비밀협상 강행하려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는 주한미군 역할 확대 문제가 군사안보전략에 관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언론 브리핑을 매번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안보를 핑계로 우리 국민의 생존과 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원천봉쇄하려는 것은 반민주적이고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우리 국민을 배제하려는 이 같은 정부의 독선적 태도는 한미 협상을 그르치는 중대한 실책이자 자승자박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정부가 국민의 반대 여론에 힘입어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의지가 아예 없다는 것을 드러내 주는 것이자, 국민과 주변국의 반발을 회피하여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주한미군 역할 확대를 수용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상은 국민 여론 수렴 없이, 또 협상 과정 및 결과를 국민에게 숨긴 채 진행된 협상이 어떤 굴욕적인 결과로 귀결되는가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국민에게 협상 과정 및 결과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외통부의 발표는 용산 미군이전 협상을 비롯한 각종 한미관계 협상에서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아온 그들의 사대주의와 잇따른 부패, 무능을 감추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우리는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벌이는 협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정부에 엄중히 촉구한다. 만약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묵살하고 비밀협상을 강행한다면 우리 국민의 커다란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강력히 경고한다.

2005. 2. 5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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