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3/17][논평] 주한미군경비지원금 협상 잠정 합의에 대한 논평
평통사
view : 1135
주한미군경비지원금 협상 잠정 합의에 대한 논평 ○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15일 열린 주한미군 경비지원금(방위비분담금) 5차 협상에서 잠정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의 주한미군 경비지원금 총액은 원화기준으로 6,900억원(약 6.9억달러-3월15일 현재 환율기준) 수준이며, 협정의 기간은 2년, 지원금의 항목은 전 협정대로 △인건비 △연합방위증강사업 △군사건설(비전투시설) △군수지원비 4개로 하되 미국이 추가로 요구한 임대료와 시설유지비는 기존항목에서 지출하기로 해 사실상 새로운 항목을 추가 지원하기로 잠정합의 했다고 한다. ○ 우리는 무엇보다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한미군의 역할을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천문학적 규모로 주한미군의 경비를 계속 지원키로 한 정부의 잠정합의를 규탄한다. - 최근 미국은 우리 정부와 합의도 없이 미2사단을 원거리 작전능력과 정밀타격능력을 갖춘 ‘미래형 사단(UEX)’으로 조기 개편을 추진하는 등 주한미군의 역할을 일방적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는 그간 정부당국이 주한미군 경비 지원의 명분으로 삼아 왔던 ‘주한미군의 대북방위 역할’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더욱이 미국이 우리 정부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매년 7000억원씩 주한미군의 경비를 지원키로 잠정 합의를 해 준 것은 주한미군의 일방적이고 침략적인 역할확대에 우리 정부가 날개를 달아주겠다는 것이며, 또한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3월 8일 “주한미군의 동북아지역군화는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을 정부 스스로 뒤집는 것이다. 애초부터 ‘주한미군 경비지원금 특별협정’은 “주한미군 경비는 미국이 부담한다”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5조의 원칙을 뒤집고 체결된 협정이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용산기지이전비용 등 주한미군재배치 비용으로 2008년까지 5조 5천억원(정부 추산)을 지원해야 하고, 매년 주한미군에게 지원하는 간접지원만 해도 1조원이 넘는다. 따라서 미국의 일방적인 주한미군의 역할확대로 보나, SOFA의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서나, 주한미군재배치와 간접지원에 따른 막대한 재정적 부담으로 보나 주한미군에 대한 경비지원은 즉각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 설령 정부가 지금 당장 주한미군에 대한 경비 지원을 중단할 수 없다 하더라도 주한미군 경비를 원화기준으로 약 7000억원 가량 지원키로 잠정합의 한 것은 명백히 과중한 부담으로 우리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 우선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증액을 요구하였으나 결국 우리 정부의 입장을 수용 원화기준으로 전년도 보다 지원금을 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잠정합의 지원금을 달러로 환산하면 7억달러로, 미국은 전년(6.22억달러)보다 오히려 12% 이상 인상된 지원금을 받게 되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이번 합의안은 감액된 것이 아니라 증액된 것이다. 이는 우리 정부 협상단의 협상력 부재를 드러낸 것인데,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로 앞으로 달러가치의 지속적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마땅히 달러기준으로 협상하여 주한미군 지원에 따른 국가재정부담을 줄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정부당국자들이 오로지 자신들의 협상력 부재를 감추기 위해 ‘감액’ 운운하는 것은 정부협상단의 후안무치함을 드러내 줄 뿐이다. - 또한 이번 협상에서는 미국은 우리나라가 주한미군에게 지원한 직,간접지원액을 실제보다 터무니없이 낮게 평가하고 있는 점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미국은 2000년도와 2001년도에 우리나라가 주한미군에게 지원한 직․간접지원을 실제보다 각각 3.88억달러, 3.16억달러나 낮게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1천억원(1억달러)이 넘는 카투사 지원을 아예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부동산 지원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정부가 미국의 잘못된 평가를 시정하였다면 주한미군 지원금을 대폭 삭감(3천원억<3억달러> 이상)할 수 있었으나 이번 잠정합의안에는 이와 같은 문제점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 또한 이번 협상에서는 주한미군 측이 주한미군의 감축 및 재배치계획에 따라 한국인 고용원의 대규모 감원을 추진하고 있어 주한미군 경비 지원항목의 40%가 넘는 인건비를 대폭 삭감할 수 있었는데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주한미군경비지원금 중 인건비(한국인 고용원 인건비) 항목 비중은 2003년도에 46.2%, 2004년도에 46.4%에 이른다. 따라서 정부는 주한미군 측의 주한미군 감축에 따른 한국인 고용원의 감원계획을 상세히 파악하여 인건비 소요가 줄어드는 만큼의 주한미군경비지원금을 삭감해야 마땅했다. ○ 또한 이번 협상에서 올해부터 주한미군 경비 지원금 항목으로 임대료와 시설유지비를 추가하기로 사실상 합의를 해 준 것은 앞으로 주한미군 경비 소요의 증가와 지원금 증액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 ○ 이번 잠정합의대로 주한미군경비지원금 협상이 타결될 경우 2008년까지 우리정부가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관련 주요 비용만 총 11조원이 넘는다. 우리는 더 이상 한미동맹 운운하며 막대한 국민혈세를 주한미군에게 퍼주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정부에게 잠정합의를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천문학적 규모로 주한미군 경비를 지원키로 한 이번 잠정합의를 인정할 수 없으며 주한미군경비 지원금의 폐기내지 대폭 삭감을 위해 앞으로 적극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05년 3월 17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