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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9] [포토에세이]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를 위한 촛불시위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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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은 우리의 목숨, 단 한평도 줄 수 없다'

- 평택 주민들의 눈물겨운 춧불시위 현장을 다녀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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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만 갑니다. 평택 팽성읍에도 변함없이 가을은 깊어가고 있습니다.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가을밤.
해가 진 평택들녘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지금 이 곳 주민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거칠기만 합니다.
 


저녁 8시. 사람의 그림자가 그리워질 만큼 어둠이 깊게 드리운 시간.
팽성읍 본정2리 본정농협 앞에는 촛불을 든 이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순박하게만 보이는 노인들과 그 들의 등에 업힌 채 혹은
엄마의 손을 붙잡고 나온 어린이들이 대부분인 이들은
한겨울 옷으로 잔뜩 무장한 채 손에는 타다만 초를 들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내 고요한 듯 요동치며 숨죽인 듯 강렬한 작은 불빛들이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트럭짐칸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어둠을 뚫고 바람을 가르며 왔을 이들은
대추리, 신대리, 도두리 등지에서 ‘미군기지확장반대’를 위해
매일 저녁 이곳에 모여 촛불행사를 열고 있는 주민들입니다.
“단 한 평도 줄 수 없다”고..“죽을 각오로 싸운다”고.. 이젠 투사가 다 되었지요.

10월 16일(토), 46일째인 촛불시위.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미군기지와 철조망을 하나로 마주하고 있는 이곳 본정리에서는 하루도 어김없이 촛불이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미군기지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모두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작지만 주민들에겐 큰 승리죠.

 

 

 

 

 



매주 토요일은 노래자랑이 있는 날입니다. 대추리 이아무개 아줌마는 ‘고향무정’을,
도두리 김아무개 아저씨는 잔뜩 감정을 실은 얼굴로 ‘눈물젖은 두만강’을 부릅니다.
본정리 사는 박씨네 집 딸과 친구는 어른들이 알아듣는 문제는 관심 없다는 듯
춤과 랩을 섞어가며 신나게 댄스가요를 부릅니다.


도두리 한씨 아저씨는 ‘강원도 아리랑’을 멋지게 개사해서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답니다.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오 대추리 도두리 신대리 논은 우리의 목숨줄 생명줄이야~~
헬기야헬기야 뜨지를 마라 시끄러워 우리아들딸 공부못한다~
산중의 괴물은 머루와 다래 인간의 괴물은 미국놈이지~
만나보세 만나보세 또 만나보세 내일저녁 이곳에서 또 만나보세~~
기지확장 막아내면 평화오고 미국놈들 오면은 전쟁뿐이야~~”
아주 멋진 가사입니다. 주민들의 눈물겨운 투쟁이 바로 멋진 투사들을 만든 셈이지요.
그렇게 촛불의 밤은 깊어갑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집회는 마무리 되고 주민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내일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타고 온 짐칸에 다시 무거운 몸을 싣습니다.
어둠을 뚫고 찬 바람을 가르며 유일한 쉼터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조용한 시골동네의 시계는 잠이 듭니다.

 


△ 어머님 아버님 힘내세요~

 


△ 평통사가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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