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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8][6/28 47차 평화군축 집회 결의문]국방부는 대미굴종-냉전대결의식을 벗고 평화군축에 나서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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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대미굴종-냉전대결의식을 벗고 평화군축에 나서라!
― 47차 평화군축집회 결의문 ―

이른바 '6월 위기설'이 나올 정도로 험악했던 한반도 정세는 6.23 남북 장관급 회담 결과가 나오면서 전변의 계기를 맞고 있다. 이번 합의에서 남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북 핵문제를 대화의 방법으로,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했으며 경제, 문화, 인도적 차원의 교류협력과 함께 장성급 회담도 재개하기로 합의하였다.
우리는 그 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군사분야의 교류협력이 이번 합의를 통해 재개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7월에 개최될 장성급 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보다 진전된 실질적 조치들이 합의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우리는 6.15 선언 이행에서 역사적인 의의를 갖는 이번 합의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남측 당국자들이 그 어떤 외압이나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합의 이행에 나서야 함을 강조한다.

남북은 지난 2000년 9월, 6.15선언 이행을 위해 1차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민간인들의 왕래와 교류, 협력을 보장하며 남과 북을 연결하는 철도, 도로 공사 관련, 비무장지대 안에서의 물자 및 장비의 왕래와 안전을 보장하기로 합의하고 이행해왔다.
또한 남북은 지난 해 6월에 2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고 '서해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여 초보적이지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군사적 신뢰를 형성하는 데 착수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남북의 군사적 협력 조치들은 미국의 방해와 압력, 남측 국방 당국자들과 정부 관료들의 냉전적 사고와 편견 등으로 원활하게 이행되지 못하고 제약되거나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우리는 재개될 장성급 회담에서 기왕에 합의한 군사적 협력조치들을 원활하게 이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성큼 더 나아가 우리 민족이 더 이상 소모적인 군사적 대결에서 벗어나고 전쟁위협의 사슬에서 풀려나 전면적이고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평화군축에 관한 합의를 이루어 낼 것을 촉구한다.
이에 우리는 재개될 장성급 회담의 주체인 국방당국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국방부는 이번 6.23 합의에서 남과 북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최종적인 목표로 하여", "대화의 방법으로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 만큼, 미국이 대북선제핵공격을 포함한 북에 대한 모든 전쟁계획을 중단하도록 하는 데 힘을 넣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국방부는 미국에 대한 굴종적인 태도를 버리고 북에 대한 안전보장을 하고 북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하도록 촉구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는 기초를 놓는 데 앞장서야 한다.

둘째, 국방부는 그간 군사분야 회담에서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 이룩", "전쟁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공동 노력"을 합의한 만큼, 북에 대한 대결적, 호전적 인식을 벗고 평화군축에 나서야 한다.
국방부는 『2004 국방백서』에서 보듯, 북의 군사력을 과대평가하고 군사적 위협을 부풀리고 있다. 그러나 도리어 남측이야말로 6.15 선언 이후 남북관계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군비증강에 나서고 있으며 압도적인 대북 군사비 우위를 견지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전력증강을 통한 군사적 우위를 통해서는 결코 한반도 평화를 이룰 수 없다. 국방부가 북을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기 위한 동반자로 받아들여 평화군축에 나서지 않는 한 기왕에 이루어진, 또 앞으로 이루어질 모든 남북 사이의 합의는 언제라도 휴지조각이 되고 말 것이며 한반도 전쟁위험은 결코 가셔질 수 없을 것이다.

셋째, 남북사이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려면 상호 불신과 오해를 없애는 것이 선결조건이다. 따라서 국방부는 미국의 주도아래 전개되는, 핵을 동원한 대북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무기 증강계획을 전면 재검토함으로써 평화군축의 기본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국방부는 미국으로부터 군사적 자주권을 확보하여 남북간 군사 분야 합의의 폭을 확대하고 그 이행에서도 독자성을 견지한 가운데 책임 있게 해나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넷째, 이상에서 볼 때 국방부가 지난 5월 26일 청와대에 보고한 <2006-2010 국방중기계획>은 전면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이번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국방부는 '협력적 자주국방 구현'을 위한 '자위적 방위역량 확보'를 위해 전력투자비 비중을 점진적으로 상향조정하여 2006년부터 2010년까지 270여개 분야에 총 54조원을 투입하여 첨단무기 구입에 나서겠다고 한다.
이번 국방중기계획은 "미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북에 대한 정보수집능력을 높이는 데 국방예산을 중점 투입하겠다"고 한 것에서 보듯 미국을 대신할 대북억제(공격)력 확보가 중심이다. 이는 이번 국방중기계획이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주한미군의 역할변경과 임무이양, 전력증강 요구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결국 '협력적 자주국방론'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서, 남북간 군사적 신뢰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나 남의 군사적 자주권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걸림돌이 될 뿐이다.
우리는 차제에 현 정부가 미국산 첨단 무기도입에 천문학적인 국민혈세를 쏟아붓게 될 뿐인 허울좋은 '협력적 자주국방론'을 폐기하고 '자주적인 남북 평화군축론'으로 국방정책의 비젼을 새롭게 제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변화, 발전하는 남북관계의 흐름에 맞는 국방부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기대하며 남북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이룰 때까지 줄기차게 투쟁할 것이다.

2005년 6월 28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47차 평화군축 집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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