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18] [평택범대위] 대양학원 이사님들께 드리는 글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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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학원 이사님들께 드리는 글
존경하는 대양학원 김호진 이사장님! 그리고 8분의 이사님들!
세종대학교의 정상화를 위한 사명을 띠고 학문의 전당으로 거듭날 학원을 건설하시고자 애쓰시는 김호진 이사장님을 비롯한 여러 이사님들의 노고에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평택 주민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한결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는 작년 말 미국의 압력으로 굴욕적이고 위헌적인 용산미군기지이전협정과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개정협정에 대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우리정부를 압박하여 용산 및 미2사단을 항구와 공항을 갖추고 있는 평택지역으로 옮기려는 것은 주한미군을 신속기동군으로 바꿔 핵문제 등으로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에 대하여 선제공격과 중국에 대한 포위와 봉쇄를 하고 대만과 중국의 양안갈등에 개입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역할을 아시아 태평양지역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평택지역은 미국의 침략전쟁의 발진기지가 될 것이고, 한반도의 평화와 평택 주민의 생존이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결국 우리 헌법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위반하여 우리 법 체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것입니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평택범대위)와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팽성대책위원회(팽성대책위)는 이러한 사항을 민변과 협력하여 지난 3월 헌법소원을 제기하여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에 있습니다.
미국이 평택기지를 확장하려는 의도는 한반도 전쟁기지를 건설하려는 것입니다. 또 그에 맞는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를 인정하라고 지난 6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대통령을 압박하였던 사실은 이미 보도된 바 있습니다.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를 재배치하려는 또 다른 이유는 안정적인 영구주둔의 기반을 마련하려는 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처럼 평택지역이 주한미군의 영구주둔 기지가 되면, 상당수가 60~70대 노인들인 지역 주민들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더구나 대양학원이 소유한 40여만 평 중에 27만여 평이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로 들어가게 되고 그 중 미군기지를 반대하는 도두2리 주민들의 택지가 1만여 평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 분들은 그 땅에서 계속 농사짓는 것을 원하시어 생존의 벼랑에서 오늘도 ‘제350일차 우리 땅 지키기 촛불행사’를 벌여가며 미군기지 확장반대의 처절하고도 힘겨운 싸움을 하고 계십니다.
세종대를 최고 지성의 전당으로 건설하고자 애쓰시는 여러 이사님들께 머리 숙여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언제까지 우리의 안보를 남의 나라에 저당 잡혀 지낼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저희들보다도 역사에 밝으신 이사님들께서 더 깊이 헤아리실 줄 압니다. 여러 이사님들께서 원하신 일은 아니시겠지만, 이제 이러한 역사적 결정의 한복판에 이사님들께서 서 계시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대양학원 이사님들!
내일 이사회의 부지매각 결정이 우리 영토에서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벌이고자 하는 동북아지역분쟁의 전쟁기지를 건설 하게 된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런 잘못된 역사에 일조를 하시겠습니까?
또 여러분의 결정에 따라 도두2리 주민들을 비롯한 팽성 주민들의 삶을 옥죄고, 285만 평의 생명산업을 영위하는 옥토를 파괴하고 죽음의 전쟁터를 만드는 결정을 하시겠습니까?
아니 됩니다! 절대로 아니 됩니다! 대양학원 부지 매각을 거두어주십시오.
저희 평택범대위와 팽성대책위는 신대도두지구 경작인회 농민들의 50여년에 걸친 처절한 간난과 신고의 역정을 알고 있습니다. 그 분들은 대를 이어서 바다를 간척하고 그 땅에 간기를 제거하여 오늘날의 옥토로 만들기까지 억척스럽게 삶을 개척 해 오신 처절한 역사의 주인공들입니다. 저희가 알고 있는 이상으로 그 분들의 고난의 역정은 더 혹독했으리라 예상합니다. 그 분들에게 대양학원에서 희망을 주셔야 합니다. 경작인회 농민들의 간척과 긴 세월동안의 노력으로 조성된 땅이 현재 법적으로는 대양학원 소유의 농지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도로부터 합법적으로 허가를 얻어 바다를 간척하였고, 옥토로 만들어 농지로 보전해 오신 권리를 합리적인 선에서 인정해 주셔야 합니다. 또 계속적으로 농사지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택범대위는 세종대학교 정상화추진위원회의 지난 8월6일 성명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성명은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위험 속으로 내모는 미군기지 이전사업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비리재단과 정부의 모종의 거래에 의한 일방적이고 비민주적인 합의서 작성을 비판하면서 학내 구성원간의 합의로 농민들에게는 다른 방향의 보상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내용을 보면서 재단이사회가 학내의 이런 의견을 무시하고 부지매각을 강행한다면 대학의 민주화를 위해 파견된 관선이사님들의 본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땅히 대학 구성원의 충분한 합의를 이끌어 가장 합리적으로, 또 경작 농민들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갈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평택범대위는 경작인회 농민들에게 힘이 되고자 합니다. 전국의 범대위 가입단체들과 힘을 합쳐 전쟁기지인 미군기지를 막아내고자 합니다. 그리고 경작인회 농민들의 조상들이 말 그대로 몸 바쳐 간척으로 농지를 조성하고 바닷물로부터 지켜낸 옥토에서 그분들이 천직으로 삼아온 농업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싸워 나가고자 합니다.
결론적으로 평택주민들이 전쟁기지 건설로 입을 수밖에 없는 생존권 박탈을 막아내고 국민들을 먹여 살리는 생명산업인 농업을 자손대대로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싸워 나가는 일은 귀중합니다. 온 나라가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밖에 없는 평택기지 확장을 막아내는 일은 평택 주민만의 일도 아니고 같은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일임을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한반도 전쟁반대 7.10평화대행진’은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전국의 140여개 단체들이 모여서 만든 조직이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입니다. 저희는 지난2월 결성 이래로 범국민대회 등 각종의 집회 등을 통하여 한반도 전쟁기지건설의 부당성을 알려왔습니다. 지난 7월 10일에는 평택 대추리 벌판에 전국의 1만2천여 명이 모여서 ‘평택미군기지확장 저지, 한반도 전쟁반대 7.10평화대행진’을 성공적으로 열었습니다. 또한 금년 12월 11일에는 더 많은 대중을 추수가 끝난 대추리 벌판에 모아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와 한반도전쟁을 반대하는 범국민평화축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놀란 정부는 미군기지확장 계획이 무산될 것을 염려하여 대양학원 등의 부재지주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전방위적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을 일방적으로 제압하려는 정부는 더 이상 정상적인 정부라 할 수 없습니다.
현명하신 대양학원 이사님들!
세상에 정치 행위 중 전쟁보다 큰 과오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을 가져올 수 있는 요소는 0.1%라도 그 싹을 잘라 버려야 합니다.
여러 이사님들께서 왜 이렇게 어려운 결정의 짐을 지셔야 하고 그 멍에를 매셔야 합니까? 이것은 그냥 놓아두어도 때가되면 역사가 결정할 일입니다.
잘못된 결정은 정부가 하고 짐은 교육자들이나 학원에 떠맡기는 정부의 행태는 부도덕의 극치입니다. 여러 이사님들은 학원의 정상화를 위해서 임명되셨지 미군기지로 학교부지를 매각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재단의 부지를 미국의 전쟁기지로 팔아넘기는 일만은 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것은 이사님들과 세종대학교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현명하신 이사님들의 지혜로운 처분을 간절히 기대합니다.
2005년 8월 18일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
미군기지확장반대팽성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