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25]평택미군기지 확장반대! 정태춘,박은옥 거리콘서트 마지막 날 보고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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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이야기, 끝나지 않은 투쟁, 12월 11일 황새울 벌판에서 만납시다
평택미군기지 확장반대! 정태춘,박은옥의 "평화, 그 먼 길 간다" 마지막 콘서트 열려..
이날도 어김없이 시작시간이 7시 30분이 되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앉아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 옆에서는 평택미군기지 확장반대 지킴이 서명을 받고 있었고, 대추리 햅쌀과 노순택작가의 황새울들판 사진, 손수 만든 주머니 등을 팔고 있었습니다.
정태춘씨는 공연 펼침막에 "여러분,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2005.10.25. 광화문. 정태춘"이라 쓰고 박은옥씨가 그 옆에 자신의 이름을 적으면서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이날 공연에는 김지태 대추리 이장, 이상열 도두2리 이장을 비롯한 현지 주민들, 리영희 선생님, 이덕우 변호사, 김승교 변호사, 김용한 평택대책위 상임대표, 문정현 평택범대위 상임대표 등 많은 분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제가 보기엔 대략 300~400여명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공연 중간에 리영희 선생님, 문정현 신부님, 김지태 위원장님이 나와 평택 상황과 서울 시민들에게 보내는 당부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리영희 선생님은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 의하면 미군은 대한민국 어느 지역이든지 주둔할 수 있다는 항목이 있어, 미국이 달래면 줘야 한다. 이사실은 우리나라가 미국의 거의 반식민지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6.25 보은론이라며 미국의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난 60년동안 몇십배 갚고도 남았다. 한반도 전쟁의 위기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지 이제는 똑똑이 알아야 한다" 며 미국의 신군사전략의 위험성과 이에 대한 염려보다는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하는 보수세력들을 보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미국에 있음을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김지태 위원장은 "전쟁도 반대하고, 미군기지도 내쫓아야하지만 우선 올해 지었던 농사를 내년에도 평화롭게 짓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며 자신의 동의도 없이 자신의 땅을 빼앗으려는 한미당국에 분노하고, 자신에게는 내년에도 꼭 평택에서 농사짓고 살아가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문정현 신부님은 "요즘 어쩐지 초조하고 긴장감이 든다. 이게 마지막이 될지 몰라 그렇다. 평화바람 논에서 난 쌀을 가져왔다. 쌀 중의 쌀 평택쌀. 이것이 금년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미군기지 확장 저지 투쟁을 시작할 것이다. 함께 동참해달라"며 비장한 각오로 말씀하셨고 대추리 햅쌀을 정태춘,박은옥씨에게 전달하기도 하였습니다.
정태춘씨는 1시간 여 동안 공연을 마치고 '비상구'란 제목으로 3달여의 거리콘서트 소감과 다짐을 얘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로 공연을 마치지만 여러분의 마음 속에 촛불은 끄지 말아 주십시오. 12월 11일 황새울 벌판에 모여주십시오. 황새울 들판에서 희망의 연을 날리고 분노의 횃불을 밝혀주십시오"
공연은 끝났지만 사람들은 떠날지 모르고 여기저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이날 공연에는 서울, 인천, 부천, 대전충남 평통사 회원들과 본부 사무처 일꾼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우리 머리에는 평택 황새울 들판이 살아 있습니다.
각 집마다 꽂혀있는 '미군기지 확장반대'의 노란 깃발은 우리의 두 눈 속에 있습니다.
땀흘리고 난후 논두렁에 앉아 참과 막걸리를 마시며 함께 웃고 웃던 농민분들은 우리의 가슴 속에 있습니다.
평택은 먼나라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의 머리와 두 눈 특히 우리의 가슴 속에 살아 있습니다.
정태춘, 박은옥씨는 아마 이것을 말하려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콘서트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자꾸 주먹이 쥐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