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19] [항의서한]제3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즈음하여윤광웅 국방부 장관께 드리는 시민사회단체 공동서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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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즈음하여
윤광웅 국방부 장관께 드리는 시민사회단체 공동서한
윤광웅 국방부 장관님!
제3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가 △한미연합방위태세 평가 △한미안보정책구상 협의결과 보고 및 평가 △주한미군 전력구조 조정 등 한미 안보현안 △전략지침 관련 추진결과 보고 등을 의제로 10월 21일, 국방부에서 열립니다.
이번 SCM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추구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한편,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에 관한 6자회담 공동성명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는 이처럼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교차하는 가운데 열립니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 정세 발전과 밀접히 연관된 정치·군사적 문제들을 다루게 될 제37차 SCM에 즈음하여 윤광웅 국방부 장관께 한국 시민사회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전달하고자 합니다.
북한에 대한 모든 공격적 작전계획을 폐기하십시오!
이준 국방장관과 럼스펠드 장관이 3년 전, SCM회의에서 ‘북한군 격멸’, ‘북한정권 제거’, ‘한반도 통일여건 조성’ 등을 작전목적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7 작성에 합의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 제거에 관한 한미 양국 국방최고책임자의 합의는 우리 민족인 북한을 무력으로 공격·점령하는 전쟁계획이 공식으로 가동되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것으로서, 또 다시 한반도에서 민족 공멸의 전쟁이 기도되고 있는데 대해서 온 국민과 민족은 전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방부는 대북한 침공계획이 공식 문서로써 분명히 드러났는데도 ‘선제공격계획은 없다’고 하면서 도리어 ‘군사기밀’ 유출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미 양국 국방장관의 합의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화해정책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방침과 국방부 스스로 표방하고 있는 국방목표와 배치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는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에 대한 방어에 한정하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위배되는 행위이고 더욱 근본적으로는 헌법의 평화통일 원칙에 대한 명백한 위반입니다.
우리는 이처럼 불법적이고 반민족적인 공격적 작전계획 수립을 엄중히 규탄하며, 모든 대북 공격적 작전계획의 즉각 폐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한편, 한미양국은 개념계획 5029의 ‘보완·발전’을 위한 ‘전략기획지침’ 작성을 이번 SCM 의제로 올려놓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작전계획들과는 달리 정변이나 대규모 자연재해 등 북한 내부의 ‘급변사태’에도 군사적 개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위험천만한 계획입니다. 또한 개념계획 5029를 완성된 작전계획으로 격상시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양자 사이에는 구체화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그 위험성에서 본질적 차이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불법적 개입과 침략을 노리는 개념계획 5029의 ‘보완·발전’을 위한 ‘전략기획지침’ 작성 중단은 물론, 개념계획 5029 자체를 전면 폐기할 것을 윤 장관께 엄중히 요구합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을 전면적이고 즉각적으로 환수하고, 수직적 한미연합지휘체계를 해체하십시오!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방침을 밝혔습니다. 우리는 너무도 뒤늦었지만 군사주권을 회복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될 작전통제권 환수 방침을 적극 환영합니다. 북한 정권 제거에 관한 2002년 SCM 합의는 애초 우리 국방부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강요에 의해 합의된 것으로 작전통제권 환수가 얼마나 시급하고 절박한 과제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작전통제권 환수 뒤의 지휘체계에 대해 미일 병렬형 지휘체계와 같이 한국군과 미군이 각자 지휘하되 한미 군사위원회 아래 별도 기구를 신설하여 한미 간에 조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미일 병렬형 지휘체계는 한미연합지휘체계 이상으로 대미 종속적인 지휘체계입니다. 일본 자위대는 형식적으로는 독립적으로 지휘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포괄적 메카니즘’과 ‘조정 메카니즘’ 등의 장치를 통해 주일미군의 지휘에 철저히 예속되어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군사협의기구를 두어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 문제를 미국과 평시에 협의토록 하는 것은 또 다시 한국군에 대한 미군의 지휘와 통제를 합법적으로 보장해 줌으로써 작전통제권 환수를 무의미하게 만들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작전통제권 환수가 온전한 것으로 되려면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미국과 상관없이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행사해야 합니다. 평시 주한미군과의 상설적인 협의구조는 불필요하며, 만약 협의할 일이 있으면 외무부장관이나 국방부장관이 필요에 따라 만나면 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주도의 기존 군사 관련 계획과 구조를 전면 개폐하고, 우리 독자적으로 우리 민족의 이익에 맞게 방위 목표와 전략·전술, 작전계획, 무기체계 및 군사장비, 군 병력 수 및 구조, 군사훈련, 정보, 위기관리 등을 결정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한편, 미국은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시기를 가급적 늦추면서 우리나라로부터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 분명합니다. 미국은 각종 협의 구조를 두어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려고 할 것이며 환수 대가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한국 정부의 양보를 강요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에 의한 왜곡과 지연을 막기 위해서라도 전시작전통제권을 전면적이고 즉각적으로 환수할 것을 윤 장관께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와 동시에 일방적이고 수직적인 한미연합지휘 체계를 담보해 온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사도 전면 해체하고 명실상부하게 작전통제권을 우리 군 통수권자가 행사하도록 할 것을 촉구합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추진과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노무현 대통령의 ‘주한미군의 동북아 분쟁 개입 불가’ 입장 천명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즉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포괄하는 신속기동군으로의 역할확대가 각 방면에서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추구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근본적으로 위협할 뿐만 아니라 평택미군기지 확장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 국민의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SCM 의제 중에 ‘주한미군 전력구조 조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주한미군사와 미 8군사의 화와이 이전 또는 축소·해체 등 주한미군 지휘체계 축소·개편에 관한 문제입니다. 미국이 이 문제를 의제로 올린 것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작전범위의 확대에 걸맞게 지휘체계도 광역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즉, 아시아·태평양을 작전 범위로 하는 태평양사령부가 보다 직접적으로 주한미군을 지휘·통제함으로써 주한미군을 광역작전에 동원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시작전통제권 반환을 대가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더욱 확실히, 더욱 폭넓게 보장받으려는 미국의 어떤 기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합니다. 이에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을 허용하지 말 것을 윤광웅 장관께 강력히 요구합니다.
아울러 주한미군 전력구조 조정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주한미군 추가감축 마저 검토되고 있는 상황에서, 평택주민의 생존권을 말살하고 우리 국민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적 설득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일방적으로 강행되고 있는 평택지역 토지수용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윤광웅 장관님!
지금 우리나라와 민족은 자주·평화·통일의 길로 나아갈 것이냐, 아니면 또다시 장기적 대미 예속과 전쟁의 위험에 빠져들 것이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국민은 더 이상 미국이 불러일으키는 전쟁 위협과 주한미군으로 인한 온갖 고통과 부담을 감내하기를 원치 않고 있습니다. 이런 요구는 더욱 커지고 강해질 것입니다.
윤 장관님! 이와 같은 국민의 요구를 받들어, 국민의 힘을 믿고 당당하게 대북 적대적 작전계획의 폐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수직적 한미연합지휘체계 해체,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및 평택미군기지 확장 중단을 요구하십시오. 이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위험을 가시고, 빼앗긴 군사주권을 회복하며,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자, 불평등한 한미군사동맹을 청산하고 호혜평등한 한미관계를 여는 중요한 토대입니다.
우리는 이번 SCM이 우리의 군사적 자주권과 한반도 평화 수호에 이정표가 되는 역사적 회의가 되기를 바랍니다. 역사적 관점과 민족적 입장에 입각한 윤 장관님의 각별한 노력을 기대합니다.
2005.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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