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5/22] [제1차 방위비분담협상 즈음 기자회견문]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강요 규탄 및 방위비 분담협정 폐기 촉구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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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강요 규탄 및 방위비 분담협정 폐기 촉구
기자회견문
한미양국은 오늘부터 5월 23일 까지 미국 하와이에서 2007년 이후 적용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협정 체결을 위한 1차 협상을 시작한다. 우리는 이번 협상이 5월 24~25일 양일간 워싱턴에서 평택기지 확장이전, 반환기지 환경오염 복구비용을 비롯한 주한미군재배치 문제, 한미동맹 비전 연구,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을 논의하는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를 앞두고 열리게 된다는 점에서 주한미군 현안논의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방위비 분담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3월 8일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미 의회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요하는 발언을 한 것은 미국이 이번 방위비 분담협상에서 주한미군 재배치 및 한미동맹 재조정을 위한 관련 비용을 한국에 전가시키기 위해 총공세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깊은 분노와 함께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1차 협상에 즈음하여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요하는 미국을 강력히 규탄하고 방위비 분담협정의 폐기를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강요하는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지난 3월 8일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은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을 지원하기 위한 방위비의 균형된 분담은 동맹의 힘의 근본적인 요소”라며 “한국이 공평하고 적절하게 방위비 분담을 할 용의가 있느냐가 미군의 한국 주둔을 원하고 필요로 하고 존중하느냐에 대한 확고한 징표”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동북아 군사패권 추구를 위한 주한미군의 주둔을 마치 한국을 위해 주둔하는 것인 양 호도하는 것일 뿐 아니라 자국의 침략적인 세계패권전략에 따라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소요 예산을 동맹이라는 미명아래 한국에 강요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우리 국민을 협박하는 망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벨이 같은 자리에서 “지난해와 올해 한국의 분담액이 2004년에 비해 줄어들었는데, 이는 주한미군이 중요한 전투태세 문제에 대해 어려운 결정을 하도록 요구하는 셈”이라며 “현재 주한미군은 기존 예산보다 3분의 1 이상의 돈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미국이 달러기준으로는 오히려 증액된 제6차 방위비 분담협정 결과를 은폐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번 협상에서 매우 큰 폭의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에 우리는 미국의 자국이기주의적인 방위비 대폭 증액 요구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국민혈세가 주한미군의 패권야욕과 한반도 전쟁위기 고조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이번 방위비 분담 1차 협상에서 이를 단호히 거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 동북아 신속기동군으로 변화하는 주한미군을 지원하는 방위비 분담협정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지난 1월 19일 한미양국은 장관급 전략대화를 통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한국방어를 목적으로 내세운 주한미군의 주둔 근거와 명분은 이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전략적 유연성을 통해 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명시된 한국방어를 위한 주둔 목적을 벗어나 동북아를 비롯한 세계 어느 지역이든지 출동할 수 있는 신속기동군으로 그 지위와 역할이 근본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한미양국이 SPI 회의 및 전략대화를 통해 평택기지 확장이전 등 주한미군재배치와 한미동맹을 대중국포위동맹으로 재조정을 추진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이 한국방어를 위해 주둔하는 조건 하에서 주한미군의 주둔경비를 지원하기 위한 방위비 분담협정은 이제 그 법적 근거가 상실된 만큼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더욱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협정은 모법인 한미SOFA 제5조의 ‘주한미군의 유지경비는 미국이 부담한다’는 규정을 정면으로 위배한 원천무효이므로 즉각 폐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3. 퍼주기식 방위비 분담협상은 중단되어야 한다.
방위비 분담협정의 전면 폐기 이전이라도 방위비 분담금은 대폭 축소되어야 하며 더 이상의 일방적인 퍼주기식 협상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1991~2006년 동안 국방비 증가율은 200%인데 반해 같은 기간동안 방위비 분담금 증가율은 무려 534%에 이르고, 2004년 기준 한국의 주한미군 직간접 지원비용은 방위비 분담금 6.2억 달러 등 직접지원 6.7억 달러와 부동산 임대료 평가 4.9억 달러, 제세감면 1.3억 달러 등 간접지원 7억 달러를 합쳐 13.7억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규모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전세계 26개 동맹국 중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것이고 경제적 부담능력에 비해서는 가장 많은 것이다.
한국은 이와 같이 과도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에도 불구하고 대미 방위비 분담협상에서는 카튜사 지원액과 부동산 임대료, 세금감면 등에 대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2002년의 경우 한미간 직간접지원액에 대한 평가 차액이 무려 3.45억 달러나 되는 등 일본, 독일에 비해 매우 불평등한 협상이 진행되어 왔다.
더욱이 2008년 까지 주한미군의 1/3인 12,500명이 감축되고 그 이후 추가감축이 예견되고 있으며 한국인 노무자의 감원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 축소가능 규모도 상당할 것인 만큼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축소하는 협상을 추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특히 미국이 주한미군 직간접지원 비용 이외에도 용산기지 및 미2사단 이전 등 미군기지재배치 비용 50~55억 달러는 물론 환경오염 복구비용 5000억원, 평택기지 확장을 위한 성토비용 5000억원 까지 모두 한국이 부담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2006년 이라크 파병비용 1400억원 까지 포함하면 한미동맹 소요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노무현 정부가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굴복하여 국익을 저버리는 협상을 진행할 경우 온 국민의 지탄과 저항을 면치 못할 것이다.
끝으로 이번 방위비 분담협상에서 외교부와 국방부가 맹목적인 친미의식에 사로잡혀 국민과 국익을 외면하는 굴욕적인 협상 자세와 밀실협상 관행을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협상의 결과만을 수용할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방위비 관련 정보와 협상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협상과정부터 국민과 함께할 때 성과있는 협상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간곡히 지적하는 바이다.
2006년 5월 22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 홍근수, 문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