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0 방위비분담 4차 협상에 즈음한 기자회견문] 굴욕적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 체결 협상 중단하고 방위비 분담 전면 재검토하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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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이틀 간 한미 양국 정부는 2007년도부터 적용될 새로운 방위비 분담(미군주둔경비 지원) 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네 번째 협상에 들어간다. 지금 미국은 ‘공정한 부담’ 운운하면서 주한미군 주둔경비 분담율의 50% 이상으로의 인상과 5년 이상 유효기간의 특별협정 체결을 요구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의 일방적인 부담을 강요하는 방위비 분담 협상을 즉각 중지하라!
지난 8월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공정한 분담’을 주장하며 주한미군 주둔 경비지원의 증액을 요구하는 편지를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보냈다. 또 10월 2일 롤리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는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경비 분담율을 올리지 않으면 주한미군의 인력과 능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공정한 부담 주장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 아니라 전면 폐기야말로 공정한 처사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불평등한 한미소파도 주둔미군 경비 배분 원칙으로 한국이 시설과 구역을 제공하되 모든 미군운영유지비는 미국이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한미소파의 규정과 원칙을 뒤집고 자기 군대의 운영유지비까지 받아내기 위해 불법적인 특별협정을 강요하는 미국의 행위가 과연 ‘공정한’ 것인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위배해 우리 땅을 미군의 온갖 재래식 탄약 저장소로, 미 태평양 공군의 탄약 보관소로 전락시키고 미 태평양 공군과 해군의 항공기를 우리나라에 들여와 정비하고 그 경비를 우리나라에 부담시키는 불법과 횡포를 버젓이 저지르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가? 우리는 미국에 묻는다.
우리 경제력의 15배도 넘는 나라가 자기 국방비의 1만분의 1이 될까 말까한 액수의 돈을 더 받아내지 못했다고 해서 “이제 뼈까지 깎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고 궁상을 떤다면 그 나라의 말을 더 신뢰하지 않아야 ‘공정’하다.
다른 여러 직간접적인 지원항목은 제쳐놓고 부동산 지원만 평가에 포함시켜도 미군주둔 경비 분담율이 50%가 넘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지원을 축소 평가하는 등으로 미군주둔비용 분담율을 낮추는 수치 조작을 서슴지 않는 비열한 나라, 카투사 덕택으로 1억 달러가 넘는 경비절감 효과를 보면서도 미군 대체전력이 아니라는 궤변으로 카투사의 인력지원 평가를 거부하며 자국 이익 챙기기에만 혈안이 된 나라가 말하는 ‘공정성’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미국 동맹국 가운데 특별협정을 맺어 미군주둔비용을 지원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뿐이다. 한국과 일본이 내는 직접지원금은 미국이 27개 동맹국으로부터 받아내는 직접지원금의 90%를 차지한다. 이런 일방적 부담을 우리나라에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단호히 배격해야 할 불공정 그 자체다.
우리나라의 부담은 일본에 비할 바도 아니다. 일본은 민⋅공유지와 국유지의 임대료를 직간접적인 미군주둔경비로 평가 받고 카투사 인력지원도 하지 않는 등 우리나라만큼 굴욕적이지 않다. 또 용산 기지 이전비용, LPP협정 이행 비용, 미2사단 이전비용, 반환 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비용, 이라크⋅아프가니스탄 파병비용 등을 계산하면 우리나라가 매년 주한미군을 위해 써야할 돈은 특별협정 분담금을 제외하고도 매년 2∼3조 원에 이른다. 이는 특별협정 분담금의 3∼4배가 되는 액수로 이것까지 합치면 미군주둔 경비 분담율은 100%가 훨씬 넘는다.
미국이 운운하는 비용분담의 ‘공정성’이란 우리 국민에게 무제한적인 희생을 강요함으로써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횡포와 불법의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방위비 분담의 전면 재검토로 우리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라!
주한미군 규모가 1/3만큼 줄고 미군의 임무가 한국군에 이양되는데도 미국은 ‘방위비 분담은 비인적 주둔비용 지원이므로 미군 감축과 상관없다’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 병력과 장비가 감축되는 만큼 주한미군의 한국인 고용원 수가 줄고 탄약고, 장비 보관소 등의 각종 시설 소요가 줄며 수송⋅차량구입⋅미군탄약관리 따위의 군수지원 소요가 주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또 미 육군소유 재래식 탄약 관리(SALS-K), 미 태평양 공군 탄약의 한국 공군기지 저장관리(매그넘), 미군의 숟가락, 밥그릇까지 정비해 주어야 하는 미 공군 공동운영기지 전쟁예비물자 정비 따위의 군수지원은 진작 폐기되었어야 할 굴욕적이고 불법적인 협정을 근거로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연합방위력증강사업비와 군사건설은 항목을 중복 편성하여 방위비 분담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 되고 있다. 더구나 미군기지 이전사업이 전면적으로 추진되는 속에서 군사건설과 연합방위력증강사업비가 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전용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므로 한국이 기지이전 비용을 이중으로 부담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연합방위력증강사업비와 군사건설은 방위비 분담금 구성항목에서 폐지돼야 한다. 이런 방위비 분담 대폭 감소 요인을 반영하고 낭비적이고 불법적인 여러 지원 부분을 폐기한다면 내년 방위비 분담금을 올해의 반 이하로 줄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그것은 방위비 분담금 폐기를 위한 첫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의 전면 재검토는 우리 국민의 혈세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보조하는 돈으로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과 같이 방위비 분담금이 운용된다면 미국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위해서 방위비 분담금을 써도 이를 막을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진행 중인 협상을 중지하고 시민사회단체도 참여하는 특별협정 분담금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시작할 것을 한미 당국에 제안한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