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3]<23차 한미 안보정책구상회의(SPI)규탄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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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차 한미 안보정책구상회의(SPI)규탄 기자회견문>
오늘 23차 한미 안보정책구상회의(SPI)가 열린다. 그런데 국방부는 SPI 회의 내용과 결과는 물론이고 의제조차 공개하지 않은 채 비공개 밀실회담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비공개 밀실회담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오늘 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 의제들에 대한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1. 비공개 밀실회담 즉각 중단하라!
이번 회의는 지난 6월 16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열리는 첫 SPI 회의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지(extended deterrence)’가 명시된 ‘한미동맹 공동비전’이 합의되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간 재파병 의사를 타진했으며,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가족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한국 정부 보증을 요구한 만큼 오늘 회의에서는 이와 관련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의제들은 우리의 민족 이익과 국익이 첨예하게 걸려있고,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들이므로 결코 밀실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런데 국방부는 오늘 회의에 대한 평통사의 질의에 대해 “SPI 회의 내용은 물론이고 의제도 군사기밀에 해당하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 이해와 공감을 구하지 않고, 믿음과 신뢰를 주지 못하는 속에서 국방의 초석이 다져질 수 없다. 국방부의 처사는 국방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참여를 거부한 행태로 비판 받아 마땅하며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에 우리는 국방부의 반국민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밀실 비공개 회담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2.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에 역행하는 ‘확장 억지’를 철회하라!
핵 억지전략은 상대방과의 핵 교환 시 승리할 수 있는 공격적 전략을 내포하기 때문에 핵전쟁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핵전쟁 가능성을 높인다. 또 미국이 한국에 제공한 ‘확장 억지(핵우산)’는 오히려 북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개발․보유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했다. 핵우산이 지속되는 한 북도 미국의 핵공격 위협에 대비해 핵 억지력을 계속해서 강화하려 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핵 군비경쟁과 핵 대결은 결코 종식될 수 없다. 이와 같은 사실은 ‘확장 억지’가 안보를 보장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끊임없는 전쟁위기를 낳고 결국에는 북의 핵 개발과 보유를 촉발시켜 오히려 국방을 위태롭게 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또 확장억지는 한반도 비핵화를 명시하고 있는 9․19 공동성명에도 위배된다.
한편 미국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장 억지’의 명문화에 동의 한 것은 한국과 일본에서 일기 시작한 핵 주권 여론을 무마하고 동북아에서 자국의 핵 패권을 결코 훼손당하지 않겠다는 자국의 국익과 군사전략에 따른 것이다. 또 ‘확장 억지’에 매달릴수록 한국군의 전략과 교리, 작전개념과 작전계획의 대미의존성과 종속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민족이익과 국익에 역행하며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수립에 걸림돌이 될 ‘확장 억지’를 하루 빨리 철회할 것을 바란다.
3. 불법 부당한 주한미군가족 임대주택 보증 강요 철회하고 평택미군기지확장 중단하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미중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평택미군기지 가족주택 임대보증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국방부에 ‘임대보증 불가’ 방침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한다.
지난 18일부터 한국을 방문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도 HHOP사업을 다뤄온 장수만 국방차관을 만나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을 논의하기로 했던 점에 비춰 볼 때 이 문제를 협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번 SPI회의에서도 이명박 정부에 임대보증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명박 정부가 임대보증에 대한 불가 입장을 밝힌 뒤에도 미국이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하여 이번 SPI회의에서까지 임대보증을 요구한다면 이는 그야말로 전방위적이고 무차별적인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가 된다.
그런데 주한미군가족임대주택사업(HHOP)은 주한미군의 ‘가족동반 3년 근무’ 정책에 따라 늘어나는 미군과 그 가족이 살 주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주한미군이 제 맘대로 한국기지를 드나들며 침략전쟁에 가담하기 위한(전략적 유연성)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는 전적으로 미국의 필요와 요구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한측은 이미 20만평의 부지를 제공했으며 관련된 행정적 편의를 제공하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불필요한 부담을 과도하게 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더하여 30년에 걸친 가족주택에 대한 임대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한마디로 날강도짓이다. 관련 비용을 미국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용산미군기지이전협정과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개정협정에도 위반되는 것은 물론이다.
더욱이 이상희 국방부장관의 국회 답변대로 주한미군이 언제 철수할지 모르니 주택 임대보증에 대한 그 뒷감당을 하라는 것은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짓이다.
우리는 자국이 당연히 책임져야 할 가족주택 임대문제를 한국에 떠넘기려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작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에 우리는 미국이 스스로도 미래를 책임질 수 없는 주한미군 가족임대주택에 대한 불법 부당한 보증 요구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나아가 조만간 미군이 철수할 경우 불필요한 사회적 낭비를 초래할 평택미군기지 확장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4. 불법적이고 파렴치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한국군 재파병 요구를 중단하라!
지난 달 한미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한국군 재파병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번 SPI회의에서는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한국의 지원을 하루라도 빨리 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현재 아프간 전쟁은 미군의 무차별한 학살 등으로 민심이 이반되어 탈레반이 영토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파키스탄으로까지 전쟁이 확대되어 미국에게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도 아프간 전쟁의 전망에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되자 오바마 정부는 자국이 빠진 수렁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한국군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의 이 같은 요구는 우리 국민의 안타까운 죽음의 결과로 얻어진 국민적인 철군 합의를 무시하는 것이다. 오바마는 불법적인 침략전쟁에 우리 젊은이의 동원을 요구할 어떤 권리도 없다. 더욱이 자국의 어려운 처지를 모면하기 위해 한국군을 다시 동원하려는 것은 파렴치한 짓이다.
우리는 수렁에 빠진 자국의 처지를 모면하기 위해 한국군을 아프간 침략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오바마 정부의 파렴치한 작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에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한국군 재파병을 비롯한 침략적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모든 조치를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2009년 7월 23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