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5] 강정마을 속보 - 보수단체 해군기지 찬성 집회에 주민들 분노, 경찰병력 400명 배치돼. 12시 30분 마무리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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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8.5 - 강정마을 소식] 보수단체 강정마을 난입에 주민들 분노. 경찰병력 400명 배치
1신 : 오전 8시
강정마을에 싸이렌이 울렸습니다. 주민들이 강정천 앞 해군기지 사업단 정문쪽으로 모였습니다.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이 다 모이니 100여명 쯤 됩니다.
오전 10시부터 보수단체 500명이 강정마을에 난입한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분노감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한 할머니는 "나는 강정마을 사람이다. 일도 안 나가고 집회하러 왔다. 4년 동안 죽도록 (해군기지 건설) 막아서 여기까지 왔는데 외부에서 찬성하는 사람들이 온다고 한다. 그사람들은 뭐 하는 사람들이냐. 어디서 돈이 나와서 여기까지 와서 집회하냐?"고 합니다.
보수단체쪽 사람들은 해군 2명이 도와주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어제 강정마을회에서 성명을 냈듯이 이번 보수단체 집회는 해군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서 주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해군은 어디에 있습니까?
사업단 앞쪽과 강정천에는 경찰병력이 약 400여명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주민들은 "해군기지 결사반대" 현수막과 태극기를 동시에 걸어, 해군기지가 결코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2신 : 오전 10시
강정천 건너편으로 보수단체 세력을 태운 봉고차가 줄지어 들어옵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풍림리조트 건너편에 있는 잔디밭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강정천을 경계로 보수단체들은 잔디밭에, 주민들은 마을쪽으로 집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쪽에서는 군가가, 우리쪽에서는 꽹과리와 민요가 나오고 있습니다.
4년전 마을주민 1900명 중 90여명만 모아놓고 해군기지 찬성 결정을 주도했다가 주민들에게 짤린 강정마을회 전 회장이 나타났습니다. 주민들 눈에서 불이입니다.
그동안 잘 못 뵙던 주민분들이 많이 나오셨습니다. 해군과 보수단체들의 행태에 주민들은 분노스러워 하지만 결코 절망적이진 않습니다. 쑥미숫가루도 얼음 동동 띄워서 갖고 오시고, 오히려 축제를 벌이는 듯 투쟁하는 주민들입니다.
"세계의 평화는 강정에서부터!" 주민들의 외치는 구호입니다. 그 구호가 정답입니다
3신 : 10시 40분
보수단체 회원 300명이 해군기지 찬성 집회를 시작하였습니다. 군복을 입고, 군가를 틀고 노동당이니, 종북쓰레기들이니 하는 현수막을 들고 어깨띠를 둘렀습니다.
국가안보를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토건업체들과 해군의 몸집불리기로 추진되는 제주해군기지에 대해 반대할 법도 한데, 이들은 무조건 색깔론만 폅니다. 수십년간 분단과 대결에만 의존해서 살아왔으니, 이제 화해와 평화, 통일로 가는 시대적 흐름에 겁을 먹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진 : 오마이뉴스>
11시 30분 경 집회를 마친 이들이 강정천을 건너오려고 합니다. 경찰이 강정천의 양쪽 끝을 막습니다.
강정천 건너 주민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하겠다면서 해군기지 결사반대 발언을 하고, 춤을 춥니다. 프랑스의 평화활동가 벤자민도 흥이 났군요. 신명나게 울려퍼지는 해군기지 반대 노래에 맞춰 전경들앞에서 춤을 춥니다.
전세계인들이 강정 주민들을 보면서 놀라워 합니다. 비폭력적이고, 완강하며, 신명으로 분노를 풀어내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며 감동받고 눈물을 흘립니다. 강정 주민들이 평화와 생명, 환경과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정당성은 그 어떤 색깔론이나 왜곡을 넘어 섭니다.
4신 : 12시 30분
보수단체들은 끝내 강정천을 넘지 못하고 해산하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마을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도 집회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새벽부터 투쟁하느라 미뤄둔 농사일을 하러 가겠지요. 평화활동가들은 다시 구럼비 바위와 올레길 삼거리로 돌아갑니다.
서귀포시와 제주시내, 공항에서의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어제도 공항에서 홍보활동을 했는데,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무척이나 호응이 좋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