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누리통일누리

[2011/09/20] 제주해군기지 갈등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평화선언

평통사

view : 1624

▣ 제주해군기지 갈등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평화선언


생명평화의 섬 제주도는 온전히 지켜져야 한다


지난 2005년 정부와 제주도민들은 제주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선포하였다. 세계평화의 섬 지정 선언문은 “대한민국 정부는 제주도가 삼무(三無)정신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제주 4·3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키며, 평화정착을 위한 정상외교의 정신을 이어받아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다시 묻는다.
바다와 육지에 족히 수 킬로미터의 거대한 빗장과 철조망을 둘러친 초대형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과연 대문도 거지도 도둑도 없는 제주도의 정신과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길인가? 수천 년을 평화롭게 살아온 주민들을 변칙과 편법으로 갈라 세우고 회유되지 않는 주민들을 국가공권력을 동원하여 핍박하는 것이 4·3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키는 길인가? 중국을 겨냥해 미군도 이용할 해군전초기지를 건설하는 일이 평화정착을 위한 탈냉전 정상외교의 정신을 이어받고자하는 제주도의 미래인가? 과연 이지스함과 최신예 전함들, 미국의 핵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세계평화의 섬 제주도와 양립할 수 있는가?

사철 맑은 물이 솟아나는 천혜의 강정마을은 제주 역사의 시원지 중 하나이다. 대문을 걸어 잠그지 않고도 대를 이어 평화롭게 살아온 제주의 전통은 아름답고 풍요로운 강정마을의 대지와 강 그리고 바다에서 시작되었다.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주변에서 제주도 칠천년의 역사가 축적된 유구가 발견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아름다운 구럼비 바위와 풍요로운 강정의 바다를 콘크리트로 뒤덮는 것, 유구한 제주문화의 산실에 철심을 박은 펜스를 둘러치는 것, 그리고 여기에 최첨단의 군함 20여척을 결집시키고, 심지어 외국의 군함까지 끌어들여 소모적인 군사패권갈등에 빌미를 제공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제주도는 냉전과 대결의 섬이 아닌 세계를 향한 평화의 섬으로 남아야 한다.
지금 동아시아에 새로운 시대의 여명이 시작되고 있다. 해군기지 건설이 야기할 군사적 긴장과 갈등 속에서는 이전 시대와는 다른 화해와 상생의 미래가 동트기 어렵다. 제주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온전히 가꾸어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수십억 주민의 공동 번영의 터전인 동아시아의 새로운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주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하는 공권력의 편법과 변칙이 용인되어서는 안된다.
구럼비와 강정천에 깃들어 살아온 주민들을 비롯한 뭇생명들의 평화적 생존의 권리는 누구도 박탈하거나 핍박할 수 없다. 주민들의 합리적 문제제기를 묵살하는 공권력의 편법과 변칙을 안보라는 이름으로 혹은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눈감아서는 안된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추진과정에서 정부와 해군, 자치정부는 주민여론을 편의적으로 해석하거나 의도적으로 분열시키는 방식으로, 혹은 필수적인 환경영향평가절차를 간소화 또는 생략하는 방식으로 정책결정 과정을 왜곡해왔다. 이것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신봉하는 나라의 국가공권력이 해서는 안될 일이다.

정부는 구속자를 석방하고 주민과의 대화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
야5당은 조사보고서를 통해 이미 기지건설의 절차와 내용이 타당했는지 재검토하고 주민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공사를 잠정 중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7대 종단 수장들 역시 정부와 주민이 평화적 대화에 나설 것을 호소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변칙으로 획득한 형식적 적법성만을 앞세워 공사를 강행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주민을 무더기로 투옥하거나 주민들이 감당하기 힘든 민형사상 처벌로 압박해 오고 있다. 주민대표들을 가두고 협박하면서 무슨 대화가 가능한가? 공사를 잠정중단하고 주민대표와 평화활동가들을 석방하는 것은 주민과의 성실한 대화의 기본전제이다. 우리는 주민과 활동가들의 석방을 위해, 그리고 민형사상 그들이 지게 될 경제적 부담을 나누어지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그들의 고통에 연대할 것이다.

구럼비 주변 문화재 조사발굴을 위해서도 공사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구럼비 주변에서 제주도 수천 년간의 주거문화 변천과정을 보여주는 문화재가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구럼비로 향하는 모든 통로를 높은 장막으로 차단한 채 해군은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문화재발굴은 해군이 둘러친 펜스의 기둥 바로 아래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의 문화재 전문기관조차 이 공사를 강행하도록 방조하고 있다. 문화재를 훼손하는 공사강행은 그 자체로 위법일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은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문화재 발굴과정을 시민과 지역주민, 그리고 전문가들에게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야4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응해야 한다.
제주해군기지는 그 추진과정에 수많은 절차적 내용적 결함을 지니고 있다. 특히 강정마을에 건설될 해군시설이 기항지인지 민군복합항인지 아니면 해군전략기지인지조차 분간하기 힘들다. 정부와 여당은 이에 대한 정확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에 응하여 제주도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해야 한다. 이 국정조사에서 해군기지건설이 과연 세계평화의 섬과 양립가능한지, 새롭게 시작되는 동북아시아 시대에 걸맞은 일인지도 검증되어야 할 것이다. 
구럼비 바위와 강정마을을 살리러 나서는 길이 곧 평화로 가는 길, 세상을 보다 안전하게 하는 길이다.  
지금 강정마을 주민들은 빈손으로 “강정을 살려줍서!”라고 애타게 외치고 있다. 그들의 외침은 오로지 평화적 방법에 호소하기에 더 간곡하고 절박하다. 우리 모두가 그 증인이다. 정부와 국회는 강정주민들의 간절한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강정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평화롭게 생존할 권리를 향유하면서, 동시에 한반도와 주변국 주민들 모두가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도록 공존의 해법을 마련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 길이 비록 좁아 보일지라도 유일한 생명의 길이며 평화의 길이기 때문이다. 구럼비를 살리고 평화의 섬 제주를 지키는 길, 우리 모두를 살리는 그 길에 모두 함께할 것이다.


2011년 9월 20일
제주해군기지 갈등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참가자 일동

▣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보내온 메시지

평화라는 것은 크게 전체적으로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부분인 개인적으로 이루는 것이 어쩌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안보라는 것 또한 작은 부분인 개개인들을 지키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부분인 국가를 지킨다는 것은 의미가 없는 안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국민의 동의를 바탕으로 한 안보와 평화가 정의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국민의 동의를 무시하고 이루어지는 정책은 어떠한 경우라도 타당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모래알 하나하나가 시멘트 속에서 잘 결합되어 굳어져야 건물이 튼튼하게 지어지는 것처럼 국민의 동의는 시멘트처럼 단단한 결속과 추진력을 동시에 제공하는 가장 뛰어난 접합제의 역할 뿐만 아니라 마르지 않는 원천적 에너지가 되어주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의 권리를 내팽개치며 구성된 사회는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허물어 질 수밖에 없는 결속력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이 결여된 사회입니다. 지금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러한 모습들을 보여 왔습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총집결되어 있는 양상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아비규환 속에 주민들을 몰아넣고 지어지는 해군기지가 ‘평화의 섬’ 제주의 취지에 맞겠습니까?

첫 단추인 주민동의과정부터 잘못 된 제주해군기지사업은 반드시 원점재검토 되어야 합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채 옷을 다 입는다 하더라도 옷매무새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몸에 부담을 줄 뿐입니다. 결국 다 끌러서 새로 옷을 다시 입는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는 데에는 잘못된 면을 스스로 고칠 줄 아는 자기회복적인 노력을 할 줄 알기에 자처 할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해군기지건설에 찬성하는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므로 잘못된 부분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는 국가시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알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며 이 문제점이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므로 원점재검토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야기하며 하자를 방치한 채 진행한 공사는 반드시 화를 부릅니다. 지금 지어지는 제주해군기지는 안보에 대한 중대한 하자를 묻어두고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하자가 반드시 훗날 커다란 화를 불러 올 것입니다. 이는 국가의 존립기반을 허무는 중대한 범죄행위에 해당합니다. 타당한 안보적 이유도 없이 해군이 자신들의 몸불리기만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면 이는 마땅히 국민의 이름으로 중단 할 것을 명령해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평화와 안보를 위한 진정한 첫 걸음은 이제 우리들 국민들에게 달려있습니다. 부디 힘을 모아 주십시오.

2011. 9. 19
제주교도소 구속 27일째 강동균 올림



▣ 비상시국회의 참가자(위임자 포함) 375인 및 제안자 명단

정당/정치인
김진표 의원(민주당 원내대표), 이정희 의원(민주노동당 대표), 권영길 의원(민주노동당 원내대표), 이미경 의원(민주당, 야5당 제주해군기지 진상조사단 단장), 정동영 의원(민주당), 강기갑 의원, 김선동 의원, 곽정숙 의원, 홍희덕 의원,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 오옥만 국민참여당 최고위원, 김은주 진보신당대표권한대행, 안효상 사회당 대표, 김명신 서울시의원, 신석준 사회당 사무총장


종교계
강경민 (일산은혜교회), 강정근(신부, 수원교구 대표), 강해윤(원불교 환경연대 교무), 고성기(성문밖교회), 고영근(희년함께 사무처장), 구교형(성서한국 사무총장), 권오준(신부, 춘천교구 총무), 김경일(성공회 신부,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장), 김경호(예수살기 교육위원장), 김동한(예수살기 공동대표), 김병상(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봉술(신부, 전주교구 총무), 김석태(신부, 대전교구 총무), 김성복(NCC 정의평화위원회부위원장), 김영식(신부), 김영철(촛불을켜는그리스도인들 집행위원), 김용휘(천도교한울연대 사무총장), 김인국(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총무), 김종성(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총무), 김종수(촛불을켜는그리스도인들 집행위원), 김종환(함께가는교회), 김준한(신부, 부산교구 대표), 김진화(신부), 김태균(신부, 부산교구 총무), 김택암(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형국(한빛누리 기획이사), 김훈일(신부, 청주교구 총무), 나승구(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무처장), 남오성(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도법(스님,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장), 맹제영(신부), 문규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문정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박득훈(새맘교회), 박삼종(대전 평화마을공동체 교회 대표), 박승렬(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부의장), 박요환(신부, 인천교구 대표), 박종운(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방영식(예수살기 공동대표), 방인성(희년함께 공동대표), 배광하(신부, 춘천교구 대표), 백남운(NCC 정의평화위원회부위원장), 백승권(조계종 환경위 사무국장), 백종국(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법안(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 변찬석(신부, 광주교구 총무), 석 지관(용화사주지) 송년홍(신부), 심용섭(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안승길(신부, 원주교구 대표), 안충석(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양재성(예수살기 환경위원장), 양진일(가향교회 목사), 양홍(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오남한(신부, 대전교구 대표), 오세택(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유이규(신부, 수도회 대표), 윤인중(2012생명평화기독교행동 집행위원장), 이강서(신부, 서울교구 대표), 이상원(신부, 마산교구 대표), 이선종(원불교 중앙훈련원 원장), 이영선(신부, 광주교구 대표), 이천우(NCC 정의평화위원회부위원장), 이해학(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훈삼(NCCK, 제주해군기지건설저지를위한전국대책회의 공동집행위원장), 임광빈(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의장), 임문철(신부, 제주교구 대표), 장동훈(신부), 전종훈(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정도영(신부, 안동교구 총무), 정석현(신부, 의정부교구 대표), 정운형(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 정은숙(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정충일(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 조명연(신부, 인천교구 총무), 조정현(생명선교연대 대외협력위원장), 조헌정(예수살기 공동대표), 지관(전 조계종 총무원장), 진관(불교평화연대 상임대표), 채혜원(한반도에큐메니칼포럼 사무국장), 최욱준(성서한국), 최재봉(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사무국장), 최재철(신부, 수원교구 총무), 최헌국(예수살기 총무), 하춘수(신부, 마산교구 총무), 함세웅(신부, 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장), 현성훈(신부, 제주교구 총무), 황건원(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총무), 황병구(한빛누리 본부장), 황상근(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문화예술계
강민영(네오이마주에디터), 강소영(기획 <체포왕>), 경순(감독 <쇼킹패밀리>), 곽용수(인디스토리대표), 구자환(감독 <회색도시>), 김경묵(감독 <청계천의개>), 김경형(감독<동갑내기 과외하기>,<뜨거운 것이 좋아>), 김고운(네오이마주 에디터), 김곡(감독 <고갈>), 김동원(감독 <송환>, <끝나지않은 전쟁>),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사무국장), 김명준(감독<우리학교>), 김병수(한국독립영화협회 극분과회원), 김선(감독<자가당착>), 김수연(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차장), 김유리(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회원), 김윤정(배우), 김은정(감독), 김일권(프로듀서<플레이>), 김재록(배우<반두비>), 김정훈(제주씨네아일랜드), 김조광수(감독<사랑은100도씨>), 김준성(진주시민미디어센터), 김진아(프로듀서), 김현기(진주시민미디어센터), 김형남(감독<외가>), 김화범(인디스토리 제작기획팀장), 나두경(감독<우리는 이주노동자다>), 남인영(영화평론가), 남태우(대구경북시네마테크대표), 낭희섭(독립영화협회 대표), 도종환((사)한국민예총 부회장), 모성진(독립영화 프로듀서), 민동현(감독<눈부신하루>), 민용근(감독<혜화,동>), 박광수(정동진독립영화제 프로그래머), 박성미, 박재동((사)한국민예총 상임이사), 박정숙(감독<첫사랑-1989,수미다의기억>), 박정호(진주시민미디어센터), 박현지(디자이너), 백건영(영화평론가), 변성찬(영화평론가), 변영주(감독<발레교습소>), 부지영(감독<애정만세>), 소준문(감독), 신은실(영화평론가), 신학철((사)한국민예총 회장), 안해룡(감독<나의 마음은지지 않았다>), 양기환(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양윤모(영화평론가), 연상호(감독<돼지의 왕>), 오석훈((사)한국민예총 상임이사), 오주연(제주영화제 사무국장), 원승환(前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소장), 유동종(한국독립영화협회 회원), 유순웅((사)한국민예총 상임이사), 윤강로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가입